묵묵히 10년 기다린 현영, 그녀는 예쁘다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08.05.0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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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쁘다. 애교스럽다. 솔직하다. 몸매도 좋~다. 그리고 웃긴다. 와우~ 이렇게 좋은 건 다 가지고 있는 그녀는 ‘우후훗 욕심쟁이’라고나 할까! 그럼, 여기서 퀴~즈! ‘그녀’는 누구일까? 이렇게 좋은 것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긴 있어? 라고 의심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진짜 ‘그녀’는 이렇다. 도대체 누굴까? 두그두그두그... 그녀는 바로 현영이다. 그렇담 지금부터 ‘그녀’ 탐방을 시작해볼까나!

얼마 전 '헤이헤이헤이 시즌2'를 할 때의 일이다. 기억하시는가? 신동엽, 김원희, 현영 이렇게 셋이 MC였던걸 말이다. 매주 콩트 녹화를 하다보면 밤을 새는 건 기본이었다. 그리고 녹화 순서상 일단 신동엽과 현영이 함께 찍어야하는 게 처음 시작이 되어야했고, 중간에는 그날 게스트가 와서 먼저 찍도록 배려하다보면 내용상 현영은 제일 나중에 또 찍어야했다. 그러다보면, 그녀의 스케줄은 첫 촬영과 마지막 촬영까지 쭉 함께 해야 했다고.


특히 콩트 녹화이다보니 별로 찍지 않아도 밤12시를 훌쩍 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현영의 녹화 순서는 새벽 5시가 돼서 또 다시 시작이었다. 끝.이 아니고 시.작. 말이다. 그래서 결국 아침 7시나 돼야 그녀의 콩트 녹화가 끝이 났다고. 남들 다 자고 있을 시간에 밤을 꼴딱 세고 촬영을 해야하는 이 일이 계속 반복이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으랴.

물론 연예인들이 이렇게 밤샘 촬영을 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체력에도 한계가 있다보니 졸렵고, 힘들다보면 좀 우울해하기도 하고 힘든 티를 내기도 마련이다. 여러분도 한 번 역지사지로 생각해보시라! 아무리 돈 받고 하는 일이라도 매주 밤샘으로 일을 하다보면 힘들고 짜증도 나서 괜히 이 일은 그만하고 싶고, 다른 편한 일 어디 없나? 하고 곁눈질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현영과 함께 프로그램을 했던 제작진들이 놀라고 감동한 건 힘든 녹화 일정이 계속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늘 그 애교있는 목소리로 웃었단 사실이라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헤이헤이헤이 시즌2'가 끝나고 쫑파티가 있는 날의 일이었다. 밝은 그녀가 프로그램의 끝남을 너무 서운해하면서 울더란다. 그러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물론 코맹맹이 섞인 목소리로.

"훌쩍~ 저는요~ 훌쩍~ '헤이헤이헤이 시즌1' 때요~ 훌쩍~ 동엽 오빠, 원희 언니가 MC하는 걸 보면서 훌쩍~ 정말 ‘김원희 언니’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훌쩍~ 언니는 연기면 연기요, 진행이면 진행이요, 재치면 재치요,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그런 만능엔터네이너잖아요. 훌쩍~ 그런데, '헤이헤이헤이 시즌2'에서 원희 언니랑 함께 일하게 돼서 훌쩍~ 정말 감동이예요. 제 꿈이었잖아요. 훌쩍~ 아마도 제가 시즌1이 끝나고 시즌2가 시작될 그 몇 년동안 좀 컸나봐요~ 그쵸? 훌쩍~ 정말 행복해요~ 훌쩍~"

그러며 덧붙인 얘기는 혹시라도 '헤이헤이헤이 시즌3'가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도 더 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테니 그 때도 꼭 자신과 함께 일해달라며 제작진들에게 진심으로 부탁을 했다. 크아~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 아닌가! 그녀가 꿈을 이뤘으니 말이다.

슈퍼모델로 데뷔를 해서 거의 10여년 동안 주목받지 못하고 무명 생활을 하면서도 그녀는 꿈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 워낙 스피드한 시대다보니 어떤 일이든 승패 결과가 빨리 나지 않으면 초초하고, 쉽게 포기하는 게 사람 심리일텐데, 묵묵히 10년을 기다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참 예쁘다란 생각이 저절로 든다.

지금 이 순간 만약...하고 스스로 생각해본다. 내가 하고 싶은 어떤 일이 있는데, 10년을 기다려야 한다면? 지금 나이에서 더하기 10을 해야 되고... 와우~ 그 때까지 묵묵히 기다릴 수 있을까? 그 긴 세월 마음을 얼마나 쪼이게 될까? 괴롭겠다, 하는 결론이 나네. 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라면 기다릴 수 있을까? 물론 그 결론은 여러분의 몫이고, 어쨌든 현영, 그녀는 한 곳을 바라보며 기다렸단 걸 기억해주시라! 그리고 그 꿈을 당당히 이뤘단 것도 함께 말이다.

<이수연 SBS '진실게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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