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아오이 유우, '괴물' 고아성 닮았다"(인터뷰)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5.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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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도쿄!'를 연출한 레오 까락스, 봉준호, 미셸 공드리>


2006년 '괴물'로 칸을 찾았던 봉준호 감독이 올해 미셸 공드리, 레오 까락스와 함께 프로젝트 영화 '도쿄!'를 들고 영화제를 찾았다.

제61회 칸국제영화제에 '도쿄!'가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되면서 봉준호 감독은 현지 언론에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15일 공식 상영 이후 쏟아지는 외신들의 인터뷰 요청에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18일 오후 한국으로 개선한 봉준호 감독과 출국 직전 e-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도쿄!'에서 히키코모리(은둔형 인간) 이야기를 다뤘는데 사회적으로 외연을 벌렸던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과는 달리 내연에 집중한 것 같다. 이유가 있다면.

▶도쿄 사람들의 외로움을 표현하고자 고독의 극단이라 할 수 있는 히키코모리를 주인공으로 택했다. 한 명의 고독한 인간을 향해 현미경을 들이대듯 작고 섬세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것이 오히려 일본 사회, 또는 도쿄라는 도시의 느낌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쿄!'에 참여한 다른 감독들의 영화는 어땠는지, 비교라는 표현은 그렇지만 닮은 점과 차이를 느낄 수 있었나.

▶옴니버스 영화이니만큼 당연히 확연한 차이가 있다. 도쿄라는 하나의 주제를 취했음에도 각각의 개성이 유니크하게 드러나는 영화인 것 같다.

미셸 공드리는 특유의 섬세하고 상처받기 쉬운 감정을 드러낸 듯하고, 레오 까락스는 10년만의 복귀에 어울릴만한 파워풀한 박력을 선보인 듯하다. 그렇지만 묘하게도 세명의 감독 모두 도쿄라는 도시의 이면을 들추려 했다는 점은 공통된 것 같다. 도쿄관광홍보영화와는 완전히 거리가 먼 영화가 탄생했다.

-일본에서의 작업은 어땠나. 만화 '20세기 소년'의 영화 연출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작업으로 또 다른 일본 영화를 연출할 계획이나 제안을 받은게 있다면.

▶'살인의 추억' 이후 일본에서의 작품 제의가 계속 있어왔지만 시스템이나 제작여건의 차이가 있어 늘 망설였었다. '20세기 소년'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시스템 상에 우려되는 몇몇 요소로 인해 거절을 했었다.

이번에 비교적 짧은 분량의 작업을 통해 일본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한국의 시스템과 큰 차이는 없었다. 현재도 일본 원작 소설의 작품 제의를 받은게 있고 이번 작업과 같이 내가 100% 컨트롤이 가능한 조건이라면 작업을 고려해 볼수도 있다.

-'도쿄!'에서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와 작업은 어땠나, 동시대 한국배우와 비견하자면.

▶즐거운 작업이었다. 의외로 한국인과 유사한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점을 느꼈다. 그다지 크게 힘쓰지 않는 듯하면서도 순식간에 화면을 장악하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심한듯 연기하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영화속에 각인시키는 점이 '괴물'의 고아성과 같은 느낌이었다.

-첫번째 질문에 덧붙여 차기작인 '마더'는 어머니와 아들에 초점을 맞췄다. 사회적인 이슈보다는 개인적인 문제로 관심을 돌리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특별히 개인적인 문제로 관심을 돌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대와 사회에 대한 풍자가 있었던 '살인의 추억'과 '괴물' 역시 항상 그 모든건 구체적 개인들의 감정과 시선을 통해 이뤄졌다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더' 또한 내가 해왔던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김혜자와 작업을 하고 싶다는 게 '마더'의 동기였다면 어떤 부분에서 감독으로서 영감을 받았나. 원빈에게서는 어떤 모습을 보고 캐스팅하게 됐는지.

▶김혜자 선생님의 국민 엄마 모습 또한 훌륭하지만 그 이면에 도사리는 독특한 긴장감과 섬세한 히스테리의 측면에 강렬하게 끌렸다. 그런 측면을 큰 스크린을 통해 마음껏 표현하고픈 욕구가 있었다.

원빈 씨를 처음 만났을때 자연인으로서의 그가 가진 싱그러운 매력에 매혹되었다. 그리고 시나리오 속에 내가 묘사했던 주인공 아들의 모습과 너무나 일치하는 느낌을 받았다. 원빈씨 본인 또한 시나리오 속 주인공의 캐릭터를 어떤 때는 감독인 내 자신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다. 그 뛰어난 직관에 많은 기대를 건다.

-글로벌 SF 프로젝트인 '설국열차'는 언제쯤 진행되나.

▶'마더'를 끝내는 2009년부터 본격적인 각색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2010년경에 프리 프로덕션과 촬영 전개가 시작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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