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매직의 역사, 2002월드컵 이탈리아전 가장 빛나

차범근 등 매직에 걸린 상대 감독들 줄줄이 경질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6.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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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ink's Magic'(히딩크의 마법). 거스 히딩크 러시아 감독의 마법같은 활약을 해외언론들은 이렇게 부른다.

이같은 '히딩크 매직'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은 바로 대한민국의 축구팬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보여준 매직쇼는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기억된다.


다른 팀을 지휘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이지만 많은 국내 축구팬들은 여전히 그의 매직을 지켜보며 짜릿한 흥분을 맛보고 있다.

19일 새벽에도 그의 작은 매직을 볼 수 있었다. 러시아 축구대표팀을 지휘하는 히딩크 감독은 유로2008 본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두며 소련 해체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유로2008 8강에 올려놨다.

1승1패의 성적으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히딩크 감독은 특유의 공격 전술로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스웨덴을 제압했다.


사실 이 정도는 그가 이전까지 보여줬던 매직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 히딩크 매직의 역사에서 가장 돋보였던 때는 바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았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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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월드컵 1년 전까지만 해도 경질설에 휩싸였던 그였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진가를 발휘했다.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폴란드를 상대로 1승을 거두며 한국에 월드컵 첫승의 기쁨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것은 매직쇼의 오프닝에 지나지 않았다.

16강 이탈리아전에서의 승리는 그가 마법을 부리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0대1로 뒤진 채 경기가 끝나가던 시점, 그는 수비수 김태영 홍명보 김남일 등을 빼고 공격수 황선홍 이천수 차두리를 투입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2-3-5'의 극단적인 공격전술로 승부를 걸어 끝내 2대1 대역전극을 일궜다.

4년 뒤에 열린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그는 비교적 약팀으로 분류되는 호주 대표팀을 맡아 또한번의 매직을 선보였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를 빼앗아야 했던 일본을 상대로 그는 또다시 극단적 전술을 시도했다.

0대1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에 접어들자 그는 수비수들을 빼고 공격수들을 투입했다. 최전방에 무려 4명의 공격수가 배치됐다. 그 결과 마지막 8분 동안 3골이 연속으로 터지며 일본을 꺾었다.

히딩크 매직쇼는 해마다 계속돼 2007년에는 축구종가 잉글랜드와의 유로2008 예선전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둔 뒤 끝내 잉글랜드를 승점 1차로 밀어내며 본선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히딩크 매직 때문에 유로2008 예선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당시 잉글랜드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은 히딩크 감독에 패한 대가로 경질됐다. 히딩크 매직에 빠져 중도 하차한 감독들은 여러명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지휘한 히딩크 감독에게 0대5로 대패했던 한국의 차범근 감독은 경기 직후 곧바로 경질된 뒤 오랜시간 부침의 세월을 겪어야 했다.

2002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의 한국에 줄줄이 무릎을 꿇었던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스페인 감독, 안토니오 올리베이라 포르투갈 감독도 짐을 싸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2006월드컵 당시 코임브라 지코 일본 감독도 히딩크 매직에 빠져 대회가 끝나고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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