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만장 콤비' 김건모·김창환 "다시 신인된 기분"(인터뷰)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8.06.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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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와 김창환 ⓒ사진=송희진 기자


2000년대 들어 음반 불황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마다 생각나는 '특급 콤비' 한 쌍이 있다.

바로 가수 김건모(40)와 유명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창환(45) 콤비이다. 김건모-김창환 콤비는 지난 92년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가 실린 김건모의 데뷔 앨범의 가수와 프로듀서로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94년 '핑계'의 김건모 2집, 95년 '잘못된 만남'의 김건모 3집까지 김창환이 전체 프로듀서를 맡았다. '핑계'와 '잘못된 만남'의 작곡가이기도 했던 김창환의 탁월한 감각과 김건모의 빼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는 3집을 무려 280만장 판매하는 저력으로 이어졌다. 단일 앨범 280만장 판매는 여전히 한국 대중 가요계의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특히 김건모-김창환 콤비가 더욱 빛났던 것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노래들을 대거 선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걷던 이 콤비는 여러가지 이유로 김건모 4집부터 결별한다. 그리고 어느덧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 사이 김건모는 11집까지 발매하며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을 유지했지만 1~3집 만큼의 파괴력을 보여 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김창환 역시 숱한 인기 가수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했지만 김건모와 콤비를 이뤘을 때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만큼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있어 절대 필요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러던 차에 최근 반가운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 김건모-김창환 환상 콤비가 무려 13년만의 재결합을 선언한 것이다. 김건모의 새 앨범이 될 정규 12집의 프로듀서를 1~3집 때처럼 김창환이 맡고 있다.

90년대 초중반 가요계 최고 환상 콤비 김건모-김창환의 재결합에 벌써부터 설레어하는 팬들도 많다.

12집 마무리 작업에 한창인 김건모-김창환 콤비를 지난 24일 저녁 서울 방배동의 한 일식집에서 만나 새 앨범 및 근황에 대해 들어봤다.

-13년 만의 재결합이다. 감회도 남다를 것 같은데.

▶(김건모) 1~3집 이후에는 혼자 앨범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것이다. 그래도 4~5집 때는 (김)창환이 형이랑 함께 했던 느낌이 났지만 6집 이후에는 그런 점도 모두 사라졌다.

그러면서 제가 가진 음악적 총알도 다 떨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솔직히 현실에 안주했다고도 생각된다. 더 이상 나올 게 없었으니 말이다(웃음). 또 40대, 50대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니 너무 막막했다.

그러다 13년 동안 거의 못 본 창환이형을 우연히 포장마차에서 만났고, 이런 저런 고민들을 이야기했더니 형이 제게 '건모 네가 혼자 사장을 너무 오래 해서 그렇다'라 조언해 줬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알게 됐다. 음악은 철저한 분업인데 제 앨범을 제 스스로 기획, 제작하면서 너무 나만의 생각에만 빠져있었다는 알게 됐다.

이후 제 문제에 대한 해답을 1~3집에서 찾았고, 그래서 창환이 형과 다시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12집 작업을 하며 역시 창환이 형이 저의 장점을 가장 잘 뽑아내는 사람이란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또 여러 부분에서 저를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 역시 창환 형이란 생각이다.

▶(김창환) 솔직히 데뷔 전 저에게 10개월 동안 매일 10시간씩 강도 높은 개인 레슨을 받았던 가수는 (김)건모 밖에 없다. 여러 가수들의 프로듀서를 했지만,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건모만큼 제가 하고자 했던 음악을 잘 표현했던 가수는 없다.

건모는 맑으면서도 탁한 독특한 음색을 가진 가수다. 음색이 너무도 독특했기에 건모 데뷔 이전인 90년대 초반에는 그의 음반을 제작하려를 사람이 없었다. 이 때 저와 건모가 만났고, 두 사람 모두 R&B, 소울 등 흑인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하고 싶어 뭉치게 됐다.

1~3집이 가요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뒤 건모와 3집을 끝으로 헤어졌는데, 이후 건모에 대해 안타까운 부분도 있었다. 나를 나가서 건모가 트렌디한 음악을 안하고 너무 자기 생각에만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건모는 독특한 보컬에 빼어난 가창력을 지닌 가수이기 때문에 트렌디한 음악 장르를 만났을 때 더욱 빛이 난다.

'핑계'를 냈을 때는 전 세계적으로 레게가 유행했을 때이고, 레이브가 주류를 이룰 때는 '잘못된 만남'을 발표했다. 이처럼 건모는 트렌디한 음악을 할 때, 그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수 있다.

건모와 13년만에 다시 만난 지금, 건모와 함께 멋진 앨범을 발표할 자신이 있는 것도 우리 두 사람이 서로의 특성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2집 진행 상황과 성격에 대해 설명한다면.

▶(김건모) 6월 말까지는 12집 녹음이 다 끝낼 것이다. 그리고 7월 중순에 새 음반을 발매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앨범을 사서 듣는 분들은 1~3집때의 김건모의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창환) 트렌디한 음악을 대거 담을 것이다. 우선 일렉트로닉 하우스 장르의 음악을 선보일 생각이다. 또 현대화된 레게, R&B 소울, 발라드, 그리고 지금 복고도 유행인데 복고를 현대화된 사운드로 재편한 곡들도 수록될 것이다. 건모가 이번 음반을 통해 트렌디 음악의 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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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 ⓒ사진=송희진 기자


12집은 어떤 의미를 지닌 앨범이라 할 수 있나.

▶(김건모) 정말 신인의 마음 자세로 준비하고 녹음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다시 정신 차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창환이 형과 다시 하기로 하고 나서 최근 2~3개월째 매일 사무실에 나가 노래와 기타 등도 연습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녹음 때 1~3집 때의 목소리가 나온다. 믹싱까지 끝내면 더 좋은 음악이 나올 듯하다.

또 마음이 너무 편한 상태에서 녹음하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제가 음반을 직접 기획하고 만들었기에 이것 저것 다 신경써야 했지만 이제는 노래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김창환) 김건모는 국민 가수이자 대형 가수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정말 신인 처럼 열심히 녹음하고 있다. 건모는 원래 피아노뿐 아니라 기타도 잘 치는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타 연습도 다시 시작했다.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김건모) 내 음악을 듣는 엄마 아빠 팬들이, 딸과 아들 팬에게도 자부심을 갖고 제 음악을 들려 줄 수 있는 노래들이 많이 실린 음반이 됐으면 한다. 저 자신은 나이는 먹어도 제 음악만은 나이 먹지 말게 하자는 게 제 바람이고, 이런 생각 때문에 이번 음반을 트렌드한 곡들로 꾸민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제가 60세가 돼서도 제 음악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가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창환) 벌써부터 90년대 건모의 팬들이 많은 기대를 보인다. 이 분들이 진정으로 듣고 싶어하는 노래들이 많이 실린 앨범이 됐으면 한다.

-공연 계획도 있는가.

▶(김건모) 이번 앨범이 나오고 나서는 공연도 많이 할 것이다.

▶(김창환) 그동안 봐왔던 김건모의 콘서트와는 완전히 다른 공연을 많이 선보일 것이다. 뮤지컬적 성향을 띌 수도 있다. 전국 투어도 도는 등 앞으로 김건모란 가수는 공연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가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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