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금' 배종옥의 마흔다섯이 더 행복한 이유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07.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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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의 사랑 속에 연장을 거듭하던 MBC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극본 하청옥·연출 이형선)이 다음달 3일 종영을 앞뒀다. 지난 28일 경기 일산 MBC드림센터 근처의 한 고깃집에서 조촐하지만 시끌벅적한 종방연이 열렸다. 그 곳에 배종옥이 있었다. 격한 몸싸움을 마다않는 열혈 아줌마 형사이자 아이를 잃어버린 한을 가슴에 품은 어머니 박정금으로 지난 7개월을 살아온 그녀다.

배종옥은 '천하일색 박정금'은 잊히지 않을 작품 이라며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주인공이 모든 사건의 중심이 되면서 쉴 틈을 주지 않는 촬영 일정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행복하기만 하다는 그녀. 박정금처럼 화통하고 강단있고 또 자기 색깔이 분명한 배우 배종옥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드라마를 마친 소감은?

▶'천하일색 박정금'은 잊히지 않는 작품이다. 죽을 뻔한 일도 있었다. 이형선 PD의 열정 때문에 고통스러웠고, 그러나 PD의 그런 열정이 없었다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7개월 아주 많이 행복했다. 모두 여러분 때문이었다.

-고생이야 익히 들었지만 죽을 뻔한 일이 있었나?


▶하다보니 너무 힘들었다. 박정금은 알고 보면 8각관계의 중심에 있다. '재밌겠네요' 하고 아무 생각없이 시작했는데, 세상에…. 중간에 에너지가 달렸지만 멈출 수 없었다. 1주일 내내 찍으니 아파도 쉴 수가 있나. '아 이러다 죽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멈출 순 없었다. 초창기엔 하루 2시간 밖에 못잤다. 감독님은 내가 45살이란 생각을 안 해준다.(웃음) 물론 잘해보고 싶은 나의 욕심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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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커리어우먼 이미지가 강했는데 변화를 거듭해온 것 같다.

▶커리어우먼이 주인공이 된 게 내가 처음이다. 1991년도인가. MBC 드라마 '도시인'이다. 대중이 나를 알아주고 알아주지 않고를 떠나서 나는 참 복있는 사람이다. 어쨌든 나는 계속 좋은 작품을 해왔다. 알아주지 않아도 기억에 남는 작품.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이제 40대 중반이다.

▶나이를 들어가며 더 행복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은 작품을 하면 또 인정을 받지 않나. 쉬고 싶지만 다음 작품이 바로 들어가야 해서 그럴 수가 없다. (배종옥은 노희경 작가와 표민수 PD의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출연할 예정이다.) 하지만 또 현장에 가면 설렌다. 대본 연습을 딱 하는데 너무 좋은거다. 나는 노희경 사랑해. 글을 너무 잘 쓴다. 타고난 작가다.

20대는 고통스러웠다. 내가 가진게 부질없어 보이고, 돈이며 명예, 인기가 있었지만 그걸 향유하고 즐길 여유가 없었다. 나이가 드니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느껴진다. 지금이 좋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거짓말'과 '바보같은 사랑'. 그리고 영화 '질투는 나의 힘'. 이 모두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작품이다. 너무나 사랑한다. 그 작품들을 찍을 땐 찍으러 가는 게 설레고, 헤어지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 돌이켜보면 난 그런 작품을 해왔다. 스타 캐스팅을 하는 작품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내가 사랑하는 작품을 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게 30대 중반과 40대를 보냈기 때문에 '박정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 새로운 작품에 끌리는 것 같다.

▶물론 그런 새로운 시도를 좋아한다. MBC에서 주말 드라마 사이 2개월을 채우려고 했던 '떨리는 가슴' 같은 드라마도 너무 좋았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기보다는 그런 걸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런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래서 또 너무 행복하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인지

▶아직은 새로운 게 좋다. 이건 나이가 적고 많은 게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성향에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 타고난 힘이랄까? 나는 원래 반복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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