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올림픽, 정작 방송사는 '침울'

김수진,김겨울 기자 / 입력 : 2008.08.1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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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KBS 사장 ⓒ사진=이명근 기자



금메달 승전보로 온국민이 환호하는 올림픽 기간동안 방송가는 KBS 정연주 사장 해임과 MBC 'PD수첩' 사과 방송이 갑작스레 결정되면서 때 아닌 폭풍우에 시달리고 있다.


정연주 전 KBS사장이 배임의혹으로 검찰에 강제 구인된 가운데 KBS는 내부적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KBS노조와 일선PD,기자 등은 이에 대해 입장 차이를 보이며 정 전사장을 둘러 싼 내부적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KBS의 한 PD는 "정부가 사냥개로 사냥하듯 KBS를 잡는다"며 강하게 비판하며 "해임의 과정에서 강제구인이라는 방법은 친정이든 반정이든 이번 사태와 관련해선 감정이 악화된 게 사실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익명의 PD 역시 "정부가 방송장악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며 "경찰력까지 들이닥쳤어야 했는지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피력했다.


이어 "현재 상황으로선 노조와의 이견이 조율된다면 총파업으로까지 갈 수 있다. 이는 공영방송을 사수하고, 정권의 음모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연주 전 사장은 12일 검찰에 의해 자택서 머물고 있던 중 체포됐다.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이 KBS 이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 전 사장을 전격 해임한 11일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 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날 오후 4시께 정 전 사장의 자택으로 수사관들을 보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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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PD수첩'


MBC도 예외는 아니다. MBC는 12일 오후 5시 급하게 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한 가운데 20여 분간 확대 간부회의를 열었다. MBC는 'PD수첩-광우병보도'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청자 사과 명령에 따르기로 최종 결정했다.

MBC 관계자에 따르면 이자리에서 'PD수첩' 조능희 책임프로듀서와 송일준 부국장 겸 진행자의 보직해임을 결정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MBC 노조와 PD들은 즉각 유감을 표했다.

MBC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된 사안이 아닌만큼 사과 방송을 절대 저지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강제적으로 사과 방송을 할 경우 노사 관계 파탄에 대한 책임은 엄기영 사장과 경영진에 있다"며 사과방송 저지에 나섰다.

MBC PD 측 역시 "분노를 금치 못한다. 수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 기간이라 전국민이 시선이 팔려있을 때 KBS에 이어 MBC까지 급하게 방송을 장악하는 음모가 정말 무섭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MBC는 이날 방통위 시청자 사과 명령에 대한 대승적 수용 방침 입장에 따라 12일 밤 11시 사과문 고지와 방송을 할 예정이다. 올림픽 특별방송으로 인해 이날 'PD수첩' 방송은 결방돼 올림픽 특집 '뉴스 데스크'가 끝난 직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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