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김수로, 예능 출연前 시뮬레이션만 100번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08.08.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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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로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 사람은 누구일까? 맞춰보시라!

문제아로 주구장창 싸움만 하고 다니는 노는 고등학생이었다가 중국집 껄렁껄렁한 배달부였다가 얼음처럼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경찰서 정문을 지키는 경찰이었다가 심지어 인간이 아닌 흡혈귀도 됐다가. 그렇다. 이건 배우 김수로의 그 동안 배역들이다. 배우는 천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이 참 맞는 것 같다.


그러나 어디 이뿐이랴! 그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만 천의 얼굴이 아니다. 각종 오락프로그램에서는 개그맨 뺨 서 너 대는 찰싹찰싹 때릴(?) 정도로 타고난 입담으로 화제였으며, 월드컵 때는 꼭지점 댄스로 전국을 댄스 열풍으로 강타한 댄스 강사(?)의 실력까지 겸비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어떤가? 이쯤에서 뭐가 더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 무렵, '계모'의 얼굴로 변신을 했다.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이천희, 천데렐라를 괴롭히는 교관같은 계모로 말이다.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고 이제 계모로 거듭난(?) 김수로, 그렇담 배우인 그가 주종목이 아닌 오락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는 어떨까?

그와 몇 번 방송을 통해서 만났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은 정말 꼼꼼하다는 점이었다. 격투기 선수 배역을 맡아도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은 근육질의 사나이, 김수로가 꼼꼼하다니 '어라? 좀 의외네?' 하실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렇다. 의외다. 하지만, 그는 진짜 꼼꼼하다.


그가 배우니까 오락 프로그램이 (좀 전에도 말했듯이) 주종목이 아니니 어쩌다 한 번 나와서 그저 타고난 입담으로 '입만 뻥긋'할 것 같지만, No~No~No~다. 최소 2~3주 전부터 철저한 사전 준비 작업을 한다는 사실! 그 준비가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가? 일단 배우의 옷을 벗어던지고, 오락 프로그램의 게스트 겸, 스태프, 심지어 매니저까지, 1인3역을 겸한다.

이 때, 본인이 직접 제작진과 연락하며, 구성안은 어떤지, 출연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 지 심혈을 기울여 회의(?)까지 거친다. 그럼 여기서 끝인가? 아니다. 심지어 웃음의 비중은 몇%, 감동이나 진지함의 비중은 몇%까지 계획하며 그 후부터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땀 흘리며 준비한다.

어떤 때는 매니저의 이런 증언도 이어진다. "수로 형 이야기 재미있어요? 어휴~ 어제 저를 앉혀 놓구요, 재미있는지 평가하라 며, 밤새 똑같은 이야기를 거의 100번 정도 들려줬다니까요. 저 다음에 무슨 말할지 전 이제 다 알아요"

아하, 그런 거였구나! 그렇게 시뮬레이션을 하니 그의 시나리오대로 녹화 진행이 딱딱 맞아떨어질밖에. 새로 나온 전자 제품들도 100번 시뮬레이션을 할라나? 싶은데, 게스트로 출연해서 할 모든 이야기들을 100번은 시뮬레이션한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이 말이다. 꼼꼼함에 끈기와 인내까지 플러스되어 있으니 그가 재미있는 건 어쩜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가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이런 고백도 했다. 그의 재치있고 호감있는 모습 때문에 배우 개런티도 꽤 많이 올랐다고 말이다. 물론 그가 개런티를 노리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결과적으로 개런티 상승효과까지 가지고 왔으니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말이 그저 듣기에 좋은 말은 아닌가보다.

자, 이제 정리해보면, 지금은 '천데렐라'를 괴롭히는(?) 속정은 있으면서도 겉으로 무뚝뚝한 계모지만, 앞으론 또 어떤 얼굴로 변신해서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된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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