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전설의 고향', 새로움을 안겨준 절반의 성공①

[★리포트] 2008 '전설의 고향'이 남긴 것

최문정 기자 / 입력 : 2008.09.0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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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짜증나는 열대야 속에 KBS 2TV '전설의 고향'이 등장했다. '전설의 고향'이라는 이름, 그리고 9년의 세월을 건너 재등장했음은 안방 컴백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 줄곧 '전설의 고향'이라는 이름을 이슈의 중심에 서게 했다.

'전설의 고향은' 매회 방송 후 이슈를 낳으며 시청자의 관심을 이어왔다. 그리고 3일 8회에 걸쳐 공포의 마라톤을 이어온 '전설의 고향'이 8편 '환향녀'를 끝으로 종점을 찍었다.


9년의 세월을 건너와 마침내 마지막 인사를 앞두게 된 2008 '전설의 고향'이 남긴 것을 돌아본다.

'전설의 고향'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다

'전설의 고향'은 지난 8월 6일 비밀의 베일을 걷고 등장한 '구미호'부터 9월 3일 방송을 앞둔 '환향녀'까지 9년 전과 다를 것 없이 매회 다른 소재, 다른 전개, 다른 연출로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구미호, 무속신앙, 모정, 저승사자라는 익숙한 소재부터 퇴마사라는 새로운 소재까지 매회 다른 이야기가 전개됐지만 이야기 이상으로 각 회의 특징을 규정지은 것은 독특한 연출법이었다.

우선 '구미호'는 직접 달고 등장했던 꼬리가 CG로 재탄생돼 털 한 올 한 올이 산 듯 살랑이며 현대판 구미호의 모습을 보였다. '구미호' 뿐 아니라 대부분 2008 '전설의 고향'에서는 과거 어설프나마 몸으로 때워야 했던 것들이 영상기술의 발달로 좀 더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덕분에 현대감각으로 재해석할 수 있었음은 2008 '전설의 고향'이기에 가능한 특징이었다.

'아가야 청산가자'나 '사진검의 저주', '귀서' 등 많은 작품들이 과거의 방식을 따르기도 했으나 이들도 제각각의 개성을 가지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제각각의 매력을 가졌다. 오죽했으면 '귀서' 편은 돌아온 성우 목소리가 큰 특징으로 대두되며 환영받기까지 했다.

작품은 8개, 연출자는 5명‥다른 작품 속 빛나는 시도들

"이 두 작품이 같은 연출자 작품이라고?" 반문이 나올 만큼 전혀 다른 작품이 연출자의 고심을 대변한다.

'사진검의 저주'와 '기방괴담', '귀서'와 '사신이야기', '아가야 청산가자'와 '환향녀'는 각각 김정민 PD와 김용수 PD, 이민홍 PD의 작품이다. 이들은 소재도 표현도 달랐지만 빡빡한 제작 환경에도 이들은 '전설의 고향'이라는 이름 아래 선 부담을 떨쳐내고 다양한 시도를 하며 자신의 색을 입히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화제가 됐던 만큼 이전엔 전혀 없었던 시도를 한 김용수 PD다. '귀서'로 과거 '전설의 고향'의 특징을 살리려 노력했던 김용수 PD는 '사신이야기'로 바로 시청자의 뒷통수를 쳤다. '전설의 고향'이 코믹이라니? 있지도 않았던 일이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다.

방송에 앞서 "전통성에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해 새로우면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KBS 드라마국 윤창범 팀장의 말은 '도전'이라는 말을 쓰기에 부족함 없을 다양한 시도 속에 현실에서 전개됐다. 매회 다른 특징으로 매회 새로운 정의를 더했던 '2008 전설의 고향'이었다.

설왕설래, 그래도 관심은 한 곳에

"'전설의 고향' 9년 만에 안방극장 컴백!!"

이슈가 컸던 만큼 기대도 컸던 것일까? 2008 '전설의 고향' 제작 소식에 과거 '전설의 고향'을 기억하는 사람은 기억하는 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또 기억하지 못하는 대로 머릿속에 가슴 속에 '전설의 고향'에 대한 나름의 이상향을 만들었다.

6일 첫 방송 후, 이 이상향은 시청자의 설왕설래로 이어졌다. '이불 뒤집어쓰고 눈만 빼꼼히 내놓고 보던 '전설의 고향'이 아니다"는 실망어린 목소리와 "너무 재밌다. 무서운 것은 무서운 대로, 아닌 것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다"는 고조된 목소리가 나뉘어 팽팽히 맞섰다.

이는 회가 갈수록 정도를 더해 '사신이야기'에서는 코믹이라는 새로운 시도와 접목돼 절정을 이뤘다. 게시판 가득, 기사 가득 펼쳐진 설왕설래는 조금은 아쉬움을 남게도 했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금 되새겨 볼 한마디는 비판도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호평도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보지 않고 무조건 비난일색이라면 문제지만 '전설의 고향'은 베이징올림픽으로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결방되는 상황에도 한 회 결방을 제외하고는 꿋꿋이 제자리를 지킬 만큼 관심을 모았다. 시청률도 아쉽지 않게 기록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설왕설래가 있긴 했지만 어쨌거나 '전설의 고향'의 명성은 여전했으며 시청자는 그 명성을 따라 움직였다.

때론 비판의 글도 있었다. 이는 제작진도 분명 인정하고 되새기며 반성해야할 부분일 터. 그러나 시청자의 관심의 끈만큼은 놓치지 않고 이어왔음은 '전설의 고향'의 명성을 깡그리 무너뜨리지는 않았음으로 해석되니만큼 절반의 성공이라 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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