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공연 판도 - 미리 보는 연말공연 지형도

[강태규의 카페in가요]

강태규 / 입력 : 2008.10.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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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에게서 공연이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해나는 일종의 연출 공간이다. 120분에 이르는 뮤지션의 긴 호흡을 한 공간에서 만끽할 수 있는 떨림과 여운은 그야말로 짜릿한 각인이다. 정형화된 방송에서 볼 수 없는 뮤지션들의 거친 호흡과 하나되는 공연장의 열기는 거부할 수 없는 흥분 그 자체다. 올해 주목받은 공연과 오는 12월 정상의 뮤지션들이 토해내는 열정의 무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올해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기록한 공연


올해 음악팬들에게 가장 주목받았던 공연은 역시 조용필, 김동률(사진), 토이, 서태지의 공연이었다. 흥행에도 대성공을 거둔 뮤지션들의 건재는 음악은 여전히 음악으로 소통된다는 공식을 성립시켰다. 이들의 공통점은 표값이 아깝지 않을 만큼 최고의 무대와 감동을 연출했으며 관객에 대한 배려로 가득했다.

지난 5월 24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조용필은 데뷔 40주년 기념 공연을 시작했다. '꿈'으로 연 공연은 '추억속의 재회'로 작별을 고하기까지 2시간 40분 동안 이어졌고 작은 거인 조용필은 한 치의 뒤틀림 없이 객석의 관객들을 유린했다. 4만여 관객은 감동으로 하나가 되었다. 조용필 공연은 해외 공연을 포함, 23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가왕이란 타이틀은 공연장에서 유감없이 검증된다.

김동률 공연 역시 관객에 대한 섬세한 배려와 감동으로 치자면 첫손에 꼽힌다.


지난 4월 30일을 시작으로 고양시 아람누리극장에서 열린 '프롤로그Ⅰ' 공연과 5월 25일 열린 'PROLOGUE Ⅱ'(성남 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연을 예매 10분만에 3600석 전석을 매진시키며 주목을 받은 김동률은 6월 13, 14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EPILOGUE' 공연 마저 2만명을 동원했다. 김동률의 마지막 공연은 공연이 끝나고도 30여분간 관객들이 퇴장을 하지 않았을 만큼 여운을 남겼다.

토이 공연 역시 1만 관객이 넘는 흥행을 기록했을 만큼 탄탄한 공연으로 평가받았다. 2001년 8월 이후 6년7개월 만에 열린 토이 공연은 '쌩큐'라는 타이틀로 3월 중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을 물들였다. 지난달 27일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서태지 공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 역시 실험성 있는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가을밤을 수놓은 서태지의 음악은 팬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밖에도 넬, 신화 등이 매진을 기록하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렸던 패티김과 인순이의 공연도 지방 투어까지 성공하며 중장년층의 변함없는 인기를 누렸다.

* 연말 공연, 별들의 전쟁

연말 공연계는 특수다. 가수의 매니저가 무대에 올라와도 매진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성수기지만 이제 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져 이같은 공식이 꼭 성립되는 것만은 아니다. 관객들은 여전히 검증된 뮤지션들에게 정직한 발걸음을 향한다. 이달 중순과 말경에 티켓팅을 시작하는 12월 공연, 별들의 전쟁을 미리보는 재미는 예사롭지 않다.

올 12월 공연 첫 주자는 김동률, 이적의 '카니발' 공연이다. 12월 중순으로 예정된 '카니발' 공연은 90년대와 오늘의 가요계에서 손꼽히는 두 뮤지션의 뭉침이 가져다 주는 파괴력은 가공할만하다. 이적은 지난해 찌는 한여름에 막을 올린 '나무로 만든 노래' 소극장 공이 25회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1만 2천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김동률 역시 올해 2만명이 넘는 관객을 유치했으니 두 뮤지션이 꾸미는 공연에 대한 기대는 팬들의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

연인들에게 가장 맞춤 공연이 될 크리스마스 공연의 열기도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이승철, 김장훈, 이승환, 조용필이 크리스마스 전후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잠실벌에서 같은 시기에 펼쳐질 이들의 공연 열기를 합치면 그야말로 잠실벌은 용광로다. 특히, 컨츄리꼬꼬는 서울을 피해 지방 팬들이 운집해 있는 대구에서 크리스마스 공연을 한다고 밝혀 지방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연말 공연 역시 잠실벌에서 재현된다. 대구에서 올라온 컨츄리꼬꼬, DJ DOC, FT아일랜드가 각축을 벌일 예정이다.

혼자 공연장을 찾는 일은 드물다. 커플 혹은 가족 단위로 큰 마음먹고 일정을 맞춰야 한다. 4인 기준으로 30만 원이 훌쩍 넘는 경비와 5시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야 공연장 가는 일은 가능하다. 공연을 보러가는 그 설렘과 기대의 한계치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가늠할 만하다. 그 애정도 갸륵한 일이다.

가수에게서 공연은 자신의 인기를 탄탄하게 유지시키고 가수로서의 성장 밑받침이 되는 중요한 콘텐츠다. 공연이 단순한 부의 창출 수단으로만 존재해서는 양질의 공연은 결코 불가능하다. 연말 공연계는 검증된 뮤지션들의 잔치라고 해도 무방하다.

관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무작정 이름난 공연만 찾아가는 일보다 비록 작은 공연장이지만 자신의 취향과 어울리는 고양질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뮤지션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그것이 가장 즐거운 공연보기 해법이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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