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웨일 "'하드보일드'는 최선을 담은 앨범"(인터뷰)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8.10.1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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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웨일 <사진제공=플럭서스 뮤직>


2005년 3월 2집 '웨어 더 스토리 엔즈(Where the story ends)' 이후 3년 반만의 컴백이다. 거기에 늘씬하고 예쁘기까지 한 웨일이란 보컬을 함께 데리고 나왔다. 2008년 상반기 대한민국 가요계가 일렉트로닉에 미치기 한참 전부터 일렉트로닉 음악을 시작했던 이들, W의 세 남자 배영준, 한재원, 김상훈이 W&웨일이란 이름으로 새 앨범 '하드보일드(HARDBOILED)를 발표했다.

물론 W는 활동하지 않는 동안에도 MBC 드라마 '케세라세라',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MBC 일일시트콤 '크크섬의 비밀'까지 여러 OST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음악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타이틀곡 'R.P.G 샤인'이 CF 삽입곡으로 쓰이는 행운도 얻었다. 대형가수들이 속속들이 컴백하는 가운데 묵묵히 자신들의 음악을 선보여온 W&웨일을 만나봤다.


◆최고의 앨범은 '다음 앨범'

오랜만에 정규 앨범을 세상에 내놓은 소감은 어땠을까. W의 리더인 배영준은 담담하게 "3년 반이라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OST 음반에 참여하기도 했거니와 창작의 고통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뮤지션들에게 '당신 최고의 앨범은 뭐냐'고 질문한다면 모두가 '다음 앨범'이라고 대답할 것"이라면서 "'하드보일드'에는 우리의 최선이 담겨있지만 우리의 최종이 담겨있진 않다"고 겸손한, 어쩌면 도전적인 대답을 내놨다.


◆웨일, 새롭게 나타난 고래소녀

사실 이번 앨범은 엄밀히 말하자면 W 3집이 아니라 W&웨일의 1집 음반이다. W와 웨일의 비중이 음반에서 50대50을 차지하기 때문에 W의 피처링 웨일로 보면 안 된다는 설명이다.

"플럭서스에 원래 관심이 많았는데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W의 새 보컬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오디션에 응모했죠. 한 달 뒤에 전화가 오더라고요."(웨일)

"편의점에서 팔 법한 CD에 학교에서 함께 음악하는 친구들이랑 편하게 노래한 음원을 데모라고 보냈더라고요. 처음에는 성의가 없는 건지 자신이 넘치는 건지 판단하기 어려웠어요. 나중에는 데모 보낼 형편이 그것 밖에 안 됐다는 사실을 알게됐지만."(배영준)

어린 시절부터 고래를 좋아했다는 웨일은 "고래의 이미지는 굉장히 크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고래같은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음악인이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 편의 영화같은 콘셉트 앨범, '하드보일드'

이번 앨범에는 총 16곡이 수록돼있다. 한 장의 앨범에 담기 적지 않은 곡수이지만 이들은 "처음 예상보다 3곡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한 편의 영화나 소설을 보는 기분이 들도록 콘셉트 형식으로 제작했어요. 브라이언 드팔마 감독의 영화 '칼리토'와 형식이 유사하죠. 알파치노가 죽는 시점에서 시작한 영화 '칼리토'처럼 저희도 총성과 함께 누군가 쓰러진 사람의 시점에서 '오빠가 돌아왔다'를 시작해요."(배영준)

2집 수록곡 '경계인'에서부터 정치적인 내용의 가사를 다뤄왔던 W의 리더 배영준은 "어떤 평론가는 W의 노래를 보고 '대한민국의 대중가요가 나아갈 수 있는 최선의 정치적인 색깔을 띠고 있다. 안타까운 건 이게 최종이어서는 안 된다'고 하더라"면서 "하지만 그건 제 개인적인 관심사일 뿐이지 W의 생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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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웨일 <사진제공=플럭서스 뮤직>


◆일렉트로닉? 리믹스? "다 해본 것"

2008년 상반기가 일렉트로닉의 홍수였다고 하지만 이들은 훨씬 오래 전부터 일렉트로닉 음악을 해왔다. 그들이 보는 현재 가요계는 어떤 모습일까.

"2007년부터 단 두 마디의 패턴 안에 모든 걸 다 집어넣어서 승부를 걸더라고요. 근데 저희는 이미 다 해본 방식이에요. 그래서 재미가 없죠. 저희는 웨일이라는 좋은 보컬을 만났으니까 그런 반복되는 패턴을 쓰고 싶진 않았어요."(배영준)

또한 W는 하나의 곡을 여러 버전의 리믹스로 변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집 수록곡 '만화가의 사려깊은 고양이'는 2집에서 2가지 버전으로, 최근 '뜨거운 것이 좋아' OST에서 또 한 번 리믹스 되기도 했다.

"리믹스 할 때 전 아예 새로운 곡을 쓰는 심정으로 해요. 이 곡에는 이 반주도 매력적이지만 다른 반주로 들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하는 거죠.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곡은 아예 리믹스를 시작하지도 않아요."(한재원)

◆앞으로 W&웨일이 뱃머리를 돌릴 곳

W&웨일은 지난 9일 케이블채널 Mnet의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첫 방송 신고식을 치뤘다. 이후 이들이 공식적인 활동으로 나설 곳은 오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릴 '그랜드민트페스티벌'. 또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연말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공연도 할 거지만 내년 1월에는 현대 미술하는 분들과 모여서 색다른 전시회도 준비하고 있어요. 어떤 형식으로 나올지는 저희도 잘 모르겠지만 기대해 보세요."(배영준)

또한 이들은 이번 앨범을 꼭 CD로 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100만 원짜리 악기와 비교했을 때 200만 원짜리 악기가 2배로 멋진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죠. 하지만 조금 더 좋은 차이를 위해 2배의 비용이 드는 거에요. 그 조금의 차이를 위해 이번 앨범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했어요. 그러니까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 한 음원을 컴퓨터 스피커로 듣지 마시고 꼭 CD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자신 있는 앨범이에요."(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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