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연정훈, '에덴의 동쪽'으로 다시 태어나다(인터뷰)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8.10.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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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훈ⓒ홍봉진 기자


"군대 가기 전까지는 저는 연기에 대해 잘 몰랐어요. 군대에 가니 한가해지기도 하고 생각할 시간이 많더라고요. 당시 나를 돌아보면 내가 배우가 맞는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틀에 자꾸 갇혀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대 후에 그런 걸 깨보고 싶었어요. '에덴의 동쪽'을 통해 그걸 깬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이렇게 앉아있는 지금도 초반부 찍을 부분이 아쉽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미련이 남아요."

연정훈. 사람들은 그라는 사람에 대해 연기자 집 안에서 부족할 것 없이 자란 온순한 모범생에 톱스타 한가인의 남편으로 기억한다. 그는 대중들에게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로 불린다. 심지어 '에덴의 동쪽'을 같이 찍는 송승헌 또한 "한가인을 아내로 얻었으니 행운아"라고 말할 정도니까.


그래서 그의 연기는 그런 것들에 가려졌고 그에게 '누구의~'라는 수식어는 늘 따라다녔다. 이런 풍족함 때문일까. 그는 늘 풍족한 집안에 유머러스한 훈남 역할을 도맡아왔다. 영화 '키다리 아저씨'에서 준호나 드라마 '슬픈 연가' 건우나, 영화 '연애술사'에서 지훈 역도 늘 미소가 따라다니는 역 뿐이었다.

그런 그가 '에덴의 동쪽'에서 억센 역할을 맡았다. 비록 형의 그늘에 가려 그의 핍박이 눈에 차게 들어오지 못해도 그는 늘 찢어진 옷을 입으며 눈에는 안대를 걸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나온다. 그는 '에덴의 동쪽'에서 반듯하게 자라 온 서울대 법학도지만 열혈 애국심과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무한 애정을 가진 열혈 운동권 학생으로 등장해 데뷔 후 처음으로 낯선 모습으로 다가왔다.

"전에 연기를 했을 때 편하게 자란 청년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타의적인 압력에 당하는 인물이죠.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저를 불쌍하게 본다니 신기하네요."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고문당하고 맞는 장면이 워낙 많아서 극 초반 오토바이로 다쳤던 사고 기억은 잊어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같이 연기하는 분들이 카메라가 돌지 않는데도 때리더라고요. 하하. 그래도 작업에 젖어들어 있어서 그런지 보람도 느끼며 촬영할 수 있었고요."

아직은 송승헌이 맡은 이동철에 비해 분량이 적은 이동욱 역할. 불만은 없을까. 연정훈은 이에 대해 극의 흐름상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배역 비중에 대해 물어보시는 데 섭섭하지 않게 생각해요. 1회 때 아역들 연기부터 동철이가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는지 이루는 과정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거든요. 동욱이 같은 경우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검사가 되는 거라고 하면 되지만 동철이는 암흑가에 권력이 되는 과정에서 설명이 필요하니까요."

연정훈은 이번 극을 하면서 자신의 역할에만 만족하지 않고 전체 판을 그릴 줄 아는 연기자가 됐다고. 그는 이동욱에 대한 캐릭터 분석에도 열심이다.

"동욱과 저는 사실 기본 성격 같은 건 비슷해요. 하지만 전 동욱이처럼 자신의 것을 포기하고 남에 것을 위해 싸워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김진만 감독님께서 동욱이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고 80년대 운동권 대학 시절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시죠."

그는 20부 중반에 검사가 되면서 어두운 세계에서 일하는 형과 대립하고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많은 내적 갈등을 겪는 인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전개가 어떤 식으로 되겠지만 사랑하는 형제가 나중에는 싸우는 스토리로 구성된 만큼 참 불쌍해요. 항간에는 '둘이 사랑하게 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저희 형제에게 애틋한 글이 있는데요. 앞으로는 칼을 세우며 싸우는 장면들이 나오게 될 거 같아요. 바르고 착한 청년의 모습이지만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180도 큰 변화가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연정훈에게 그의 '에덴의 동쪽'은 무엇인지 물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 그냥 개인적인 '에덴의 동쪽'은 행복한 가정을 계속 유지해 나가고 제가 하고자하는 중요한 일을 평생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큰 욕심이 있다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끝까지 할 수 있길 바라는 게 꿈 중에 하나고 그게 저의 '에덴의 동쪽'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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