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회장에게 사업자금요구에 특허까지..배우 이수호

도병욱 기자 / 입력 : 2008.10.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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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사진=송희진 기자



취미는 발명과 '쓰레기통 마라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일명 왕회장)에게 돈을 빌리려고 편지를 쓰기도 했다. 방송 데뷔 계기는 연예인 구경하기 위해서.


이런 엉뚱한 캐릭터의 주인공은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송재빈(정준호 분)의 매니저 역할을 맡아 얼굴을 알린 이수호(본명 이상훈·31). 평범하지 않은 '4차원' 캐릭터가 넘쳐나고 있다지만, 그의 엉뚱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의 엉뚱함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두드러졌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고 정주영 창업주에게 사업자금을 빌려달라고 편지를 쓴 것. "돈 문제는 어른에게 맡기고, 지금은 공부에 전념할 때"라는 내용의 답장이 왔다. 타이핑된 편지에는 고인의 자필사인이 첨부됐다.

직접 만나서 설득해보겠다고 무작정 서울로 왔다가 현대 사옥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길을 잃어버리는 해프닝도 있었다.


취미도 심상치 않다. 그의 취미 가운데 하나는 발명이다. 대표적인 발명품은 뇌진탕 방지용 아동복. 뒤로 넘어졌을 때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티셔츠 모자 뒤쪽에 고무 패드를 넣은 것이다. 이 발명품으로 그는 실제 특허를 따내기도 했다.

그의 다른 취미는 쓰레기통 메고 마라톤하기다. 마라톤을 하면서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기 위해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쓰레기통을 메고도 42.195km를 완주한다는 사실이다. 이수호는 '쓰레기통 마라톤'을 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를 정말 좋아하는데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어 쓰레기라도 주워야겠다고 생각했다"며 "3년 전 다리를 다친 이후 거의 못하고 있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방송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상상을 초월한다. 그가 연기자가 된 것은 순전히 연예인 때문이다. 서울에 놀러왔다가 연예인을 봐야겠다고 다짐한 이수호는 한 방송사를 찾았다. 당연히 방송사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때마침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개그맨 선발대회 원서접수 창구. 개그맨 시험 원서를 접수하면 방송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덜컥 원서를 접수해버렸다.

원서접수 당일 방송사 식당까지 진출한 그는 내친김에 2주 후에 열린 개그맨 시험에도 참가했다. 개그맨 시험을 보면 방송사 식당 외 다른 곳도 구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불손한' 의도에서 지원한 시험이니, 결과는 당연히 불합격. 하지만 당시 그를 눈여겨 본 한 작가에 의해 그는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방송을 시작했다.

2002년 영화 '남자 태어나다'를 시작으로 연기 인생을 시작한 이수호는 영화 '똥개'와 '싸움의 기술' 등에 출연하며 조금씩 연기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이 알려진 것은 MBC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 출연하면서부터. 30일 개봉하는 영화 '맨데이트 : 신이 주신 임무'에서는 말 많고 엉뚱한 신참 형사 역을 맡았다.

한편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 함께 출연한 고 최진실에 대해서는 "누나(최진실)와 드라마를 찍는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며 아쉬운 심경을 드러냈다.

"어릴 때부터 누나의 열성 팬이었다"는 이수호는 "누나가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우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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