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연말공연 최후의 승자는 누구?

[강태규의 카페in가요]

강태규 / 입력 : 2008.10.3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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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적 김동률 루시드폴


경제 불황속에도 되는 공연은 으레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공식은 여전히 성립되고 있다. 티켓 한 장에 10만원 내외의 돈을 지불하고 공연장을 찾아가는 것을 보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재미와 감동을 눈앞에서 만끽하는 일이 그 돈의 가치를 상쇄하고 남는다는 사실 또한 맛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과거 연말공연은 가수의 매니저가 무대에 올라도 공연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 연말 공연 흥행 보장 공식은 옛말이 되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공연계 역시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게 된 것이다. 되는 공연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반면, 그 대열에 오르지 못하면 팬들의 발길이 뚝 끊겨 여지없이 된서리를 맞는다. 무대 뒤로 쓸쓸히 퇴장하는 것이다.


김동률 이적 '카니발'의 파괴력

예상된 결과였다. 연말 공연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공연을 여는 불리한 조건속에서도 이적, 김동률의 파괴력은 수치로 증명됐다. 지난 27일 오후 8시, G마켓 단독으로 예매를 시작한 카니발은 같은 시간 동시 접속자가 8만명을 넘었고 페이지뷰는 20만건을 돌파하면서 한동안 서버가 흔들렸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고 예매시의 80%에 육박하는 음악팬들이 예매 전쟁을 치르는 인기를 누렸다.

공연 40여일을 남겨둔 상황에서 1만3000여석이 판매되고 잔여석 2000개를 남겨뒀으니 전석 매진 초읽기에 돌입했다. 체조경기장 공연 매출만 12억원을 훌쩍 넘겼지만, 공연 제작비 또한 그것에 버금갈 만큼 특별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2월 13, 14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2회 공연을 갖는 카니발은 팀 결성 11년 만에 첫 공연을 연다는 점에서 음악팬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불황이지만, 괜찮아... 스테디셀러 뮤지션

이승환, 이승철, 컨츄리꼬꼬의 연말 공연 역시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인기 공연으로 리스트에 올랐다. 폭발적인 예매율은 아니지만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승환은 12월 24~26일 올림픽공원 내 펜싱경기장에서 막을 올린다. 그간 히트곡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미는 이승환은 자신의 밴드와 20인조 오케스트라, 3인조 브라스밴드로 관객과 만난다.

이승철 역시 이승환 공연과 겹치는 12월 24일~27일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크리스마스 향연을 펼친다. 자타가 공인하는 보컬리스트라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공연은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신정환, 탁재훈의 컨츄리꼬꼬는 버라이어티 쇼로 승부를 펼친다. 작년 연말 공연 역시 매진을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입담과 댄스음악이 주류를 이루는 만큼 흥겨운 웃음으로 버무린 무대는 2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쇼의 마술사 김장훈도 12월 19~24일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에서 '원맨쇼'를 올린다. 더 이상의 공연은 없다며 치밀한 쇼를 준비하고 있는 김장훈의 비장한 각오도 눈길을 끈다.

힙합뮤지션 에픽하이도 작년에 이어 장충체육관에서 대규모 공연을 갖는다. 이미 인터파크파크 예매 순위 상위권을 점령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에픽하이의 역동적인 무대는 젊은 팬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복병도 있다. 지난해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이소라 성시경의 '센티멘탈시티' 콘서트는 1만석의 체조경기장에서 3회 공연을 열 만큼 열기로 가득찼다. 성시경의 공백을 채울 또 다른 뮤지션의 조합이라는 숙제가 남아있지만, 지난해의 향수에 젖은 팬들은 마냥 기다림만으로도 좋은 공연으로 추억되고 있다.

반갑다, 새롭게 떠오르는 뮤지션

10월 마지막날 오전 8시. 국내 최대 규모의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콘서트 금일 순위 1위는 '루시드폴'이었다. 음악 마니아가 아니라면 어쩌면 처음들을지도 모르는 생소한 이름의 뮤지션 '루시드폴'의 반란은 그야말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뮤지션의 등장이 요원한 가요계에 공연 흥행 돌풍을 불러온 루시드폴의 소식은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만하다.

루시드 폴(Lucid Fall, 본명 조윤석)은 스위스 로잔 공대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수여 받은 싱어송라이터로 화제를 모았다. 12월 26~28일 구로아트밸리에서 공연을 갖는 루시드폴은 비록 600석 규모의 공연장이지만 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연계 새로운 흥행주자의 출현은 참 반가운 일이다.

<강태규 / 대중문화평론가. 문화전문계간지 '쿨투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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