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숙명', 日판권사와 법적분쟁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11.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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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우 송승헌 주연의 영화 '숙명'이 일본 판권사와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영화 제작사는 일본 판권사가 계약을 위반하고 무단으로 DVD를 유통시키려 한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다.

'숙명' 제작사 엠케이두손코리아 강민 대표는12일 "일본 판권사 포뮬러가 당초 일본에서 극장 개봉에 한해 영화 소스를 가져가는 조건으로 3억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절반인 1억 5500만원 밖에 지불하지 않은 상태에서 메이킹 DVD를 유통했고 본편 DVD를 유통하려 한다"며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므로 이달 중순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숙명'은 일본에서 10월4일 개봉했다. 한류스타 권상우와 송승헌이 출연해 일본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강민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영화가 일본에서 잘 안되는 게 마치 한국 측의 문제인 것처럼 일본에서 주장해왔는데 오히려 일본에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건전한 영화 교류를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엠케이두손코리아는 당초 투자사 엔토리노가 지불하기로 한 스태프 임금을 이번 판권 계약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터라 포뮬러의 계약 위반으로 스태프들의 밀린 임금 해결이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숙명'의 일본 판권 법정 분쟁은 단순히 영화 제작사와 일본 투자사의 문제라기보다 한국영화 산업에 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숙명' 제작 시스템과 판권 문제 등은 영화 스태프들이 임금 체불과 관련해 영화산업노조에 진정서를 내면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화산업노조는 스태프의 요청에 따라 '숙명' 제작사인 엠케이두손코리아에 관련 사실에 대한 증빙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제작사와는 별개로 투자사와 일본 판권사, 그리고 일부 프로듀서가 영화 전반에 관여해 자금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투자사 엔토리노는 스태프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뒤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체불했다. 결국 코스닥 상장사였던 엔토리노가 상장 폐지되자 제작사인 엠케이두손코리아가 모든 책임을 지기로 했다.

한국영화 거품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 무분별한 상장사 투자 열기와 한류 열풍에 편승한 일본 측, 그리고 구시대적인 제작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가 떠안게 됐다.

영화산업노조의 김윤태 사무처장은 "'숙명' 제작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는 제작사 탓이라고 돌리기 어렵다"며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프로듀서가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2006년 한국영화 거품이 절정이던 시절 영화사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제작편수가 150편이 넘었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그 결과는 한국영화 침체로 이어졌다.

현재 영화산업노조에 스태프 임금 체불 신고 건수는 20여건이 넘는다.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을 포함하면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숙명'은 권상우와 송승헌이라는 한류스타가 있다는 점에서 제작사와 스태프의 억울한 사정이 외부에 드러났다. 제작사가 일본 판권 회사로부터 잔금을 받아 스태프 임금을 해결하려는 것은 오히려 예외적인 상황이다.

한국영화산업이 선진화되고 투명화 되는 길에 '숙명'은 숙명처럼 얽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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