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허참 정은아..개편에도 꿋꿋한 장수비결

최문정 기자 / 입력 : 2008.11.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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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아침마당'의 이금희, '가족오락관'의 허참과 2TV '비타민'의 정은아 <사진출처=KBS>


"MC교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생각했다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KBS가 2008 가을개편을 맞아 외부 MC를 대거 내부 인사와 새로운 얼굴로 교체했다. 2008년 막대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제작비 등 비용 절감을 통해 긴축 재정 시행의 일환으로 삼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윤도현, 정관용, 박미선, 손범수, 이홍렬, 임성훈 등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최소 1년 10개월에서 7년까지 프로그램과 함께 한 MC지만 휘몰아치는 급류 앞에선 대책이 없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며 연임에 성공한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KBS 1TV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아침마당'의 이금희, '가족오락관'의 허참과 2TV '비타민'의 정은아 등이 그 주인공이다.

물갈이에도 꿋꿋한 장수 MC의 장수 비결, 그들이기에 가능했고 그들이어야 했던 장수 MC의 매력을 분석해 본다.


진행 능력은 기본, 분위기를 띄우는 개인기는 선택

힘없는 상대방의 한마디에 가벼운 멘트로 숟가락을 놓았을 뿐인데 어느새 성찬이 된다. 프로그램을 띄우기 위해서라면 내 자신이 망가지는 것쯤은 괘념치 않는다. 송해, 허참, 이금희, 정은아 등 장수 MC의 공통된 특징이다.

'비타민'의 이기원 책임 프로듀서는 프로그램의 MC인 정은아에 대해 "정은아는 아나운서 출신답게 언변도 갖춰 진행 능력도 뛰어나다. 여유롭게 상황을 풀어나가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으며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정리를 참 잘 한다"며 "믿음을 갖고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은아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프로그램 PD들은 입을 모아 해당 MC의 진행 능력을 칭찬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정은아와 이금희는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이유로 유려한 진행 감각이 당연한 듯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송해와 허참은 오랜 경력이 있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며 쉽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보이는 진행 내공은 방송가 사람들에겐 범상치 않은 위력으로 다가온다.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송해 등 장수 MC는 그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함께하는 사람들까지 안심하게 될 만한 진행 능력을 갖춘 분들"이라며 "많은 MC들이 그들을 본받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MC란, 나보다 남을 세우는 자리

"연륜이 쌓이고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면 보통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쉽다. 그런데 이금희는 오히려 늘 겸손한 모습으로 자신을 낮춘다. 출연자에 대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먼저 배려하며 출연자를 참 편안하게 해준다. 그 덕분에 프로그램도 안정감을 갖고 진솔한 얘기들로 채워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침마당'의 임대배 CP가 한 말이다.

이금희를 비롯해 정은아, 송해, 허참 등은 굳이 정의를 내리자면 나서는 MC보다 지원하는 MC다. 자신보다 출연진이 더 빛날 수 있도록 미리 공부하고 더 배려하려 노력한다.

그들이 MC라는 격을 낮추고 다가서자 출연진은 부담을 덜고 좀 더 진솔한 모습, 친근한 모습을 보인다. 오랫동안 방송을 통해 본 얼굴들이 친근하게 다가서며 편안한 상황을 만들자 방송 첫 출연의 일반인도 주눅 들지 않고 할 말, 하고 싶은 행동을 마음껏 한다. 장수 MC가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 갖는 매력이다.

MC란 사전적으로 봤을 때 '사회자'라는 뜻이다. 진행을 하는 사람이고 소개를 하는 사람인 것이다. 최근 교양·예능 프로그램에서는 MC란 의미를 넘어 프로그램의 전체를 좌지우지 하는 스타 MC의 활약 이 두드러지고 있다. MC라는 의미에 충실하고 있는 장수 MC의 행보가 새삼 눈에 띄는 이유다.

MC가 되고 싶은 그대, 브랜드를 가져라

정은아는 2TV '비타민'의 1회부터 함께 시작, 5년 5개월여간 '비타민'의 MC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그 5년 반의 시간도 이금희, 허참, 여기에 송해까지 서면 부끄러워질 정도다. 이금희는 '아침마당'을 10년 5개월여 진행해왔다. 허참과 송해는 벌써 24년 여 째다.

이에 대해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송해 등은 장수 MC로 한 자리를 지키며 프로그램의 브랜드가 됐다. 동시에 장수MC를 통해 프로그램도 브랜드를 가지게 됐다"며 "그들이 있었기에 프로그램이 아직까지 방송을 이어올 수 있었고 장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제 송해와 '전국노래자랑'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허참이 "몇 대 몇!"을 외치치 않는 '가족오락관'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들 자체가 움직일 수 없는 확고한 브랜드가 된 것이다.

장수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장수 MC가 있음으로서 프로그램에 안정감이 생겼다. 제작진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먼저 움직여줘서 기술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든든하다"며 "장수 MC는 프로그램으로서도 큰 강점이자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외부 MC 교체 물살에 장수 MC 교체 언급이 안 됐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장수 MC는 이미 프로그램의 간판이 되고 속성이 되어서 MC를 내리면 프로그램 전체를 흔들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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