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종합병원' vs 2008 '종합병원2', 뭐가 변했나?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1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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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화제 속에 방송된 '종합병원'의 시즌2 '종합병원2'가 19일 첫 방송을 앞뒀다. 이재룡 신은경 전광렬 전도연 김지수 구본승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원조 '종합병원'은 최고 40%, 평균 2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내 메디컬 드라마의 역사를 열었다.

이후 '의가형제'와 '해바라기', '메디컬 센터' 등으로 이어진 의학드라마 붐은 지난해 다시 불붙기 시작해 '외과의사 봉달희', '하얀거탑', '뉴하트' 등이 연이어 화제 속에 방송되며 '의드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돌아온 '종합병원2'. 전편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14년만에 새롭게 만들어진 업그레이드 시즌2를 표방한 '종합병원2'는 국내 최초의 메디컬 드라마인 원작의 맥을 이으면서도 이를 넘어서야 할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이재룡 신은경 전광렬→차태현 김정은 류진 '세대교체'

새 드라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주역들. 과거 드라마를 이끌었던 이재룡과 신은경, 전광렬과의 인연이 '종합병원2'에도 이어지는 가운데서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2008년 '종합병원'은 사고뭉치 레지던트 진상 역 차태현과 의학전문변호사를 꿈꾸는 하윤 역 김정은, 내내 1등을 놓치지 않는 엘리트 현우 역 류진이 중심이 돼 드라마를 이끈다. 그러나 말썽꾸러기 진상은 환자와의 소통 면에서는 탁월한 재목이고, 늦깎이 의학도인 하윤은 환자의 편에 서려는 열의와 허점·상처를 간직했다. 완벽주의자 현우조차도 인간미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반면 1994년 당시 '종합병원'은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이재룡과 냉철한 판단력을 중시하는 전광렬이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여성스러운 간호사 김지수와 이재룡을 사이에 두고 대립하던 선머슴 같은 동료 레지던트 신은경이 다른 한 축을 이뤘다.

과거 각 인물의 스타일이 180도 달랐다면 '종합병원2'는 보다 복합적이고 현실적인 인물로 채워졌다.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병원에 들어온 하연조차도 로스쿨에 현직 의사 300명이 지원하는 현실을 반영했다고 노도철 PD는 설명했다.

한편 원년 '종합병원' 주역과의 인연은 14년 뒤에도 이어진다. 이재룡은 어엿한 치프로 성장해 어엿한 '종합병원2'의 멤버로 자리했다. 신은경은 역시 성장한 모습으로 깜짝 출연을 결정했다. 그렇다면 전광렬은? 주인공 중 하나인 류진이 바로 전광렬의 동생으로 설정돼 있다.

메디컬드라마의 효시→돼지창자까지 쓰는 '리얼리티'

국내 첫 메디컬 드라마로 기록된 '종합병원'은 흥미진진한 이야기 외에도 생생한 병원의 묘사로 크게 눈길을 끌었다. '삐삐'를 차고 언제 울릴지 모르는 호출 신호에 늘 대기하고 있는 외과병동 레지던트에 대한 묘사, 엄격한 선후배 관계, 긴박감이 넘치는 수술실 등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화면 아래 달리는 자세한 자막과 함께 이어지는 생소한 의학 용어 퍼레이드도 빼놓을 수 없다. 덕분에 '종합병원'을 보는 것은 단순히 드라마를 보는 것 이상의 재미를 선사했다. 드라마를 보며 의사의 꿈을 키운 이들도 여럿이었다.

수술실, 응급실을 단지 비추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던 초창기 메디컬드라마와 달리 2008년의 메디컬 드라마는 보다 새로운 불거리가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외과의사 봉달희', '하얀거탑', '뉴하트' 등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크게 높아졌다. 미드 열풍도 거기에 한 몫을 했다.

휴머니즘과 함께 리얼리즘까지 잡아내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종합병원2'는 출연진을 병원 합숙까지 시키며 의사들의 생활과 일상을 포착하도록 노력했다. 일반 인턴들도 참아내기 어려운 수술실 참관까지 거침없이 하는 배우들의 노력에 병원 의사들마저 기특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수술 장면에서는 모형 대신 실제 아침에 공수해 온 죽은 돼지를 사용한다. 출연자인 김정은은 "돼지 창자로 수술하는 장면 등이 나온다. 참기 힘든 역한 냄새가 풍기지만 사실성을 위해서는 이마저도 참아내고 촬영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강남성모병원 "최신식 병원시설은 그대로"

최신식 병원을 배경으로 한 점은 똑같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1994년 아주대학교 병원은 2008년 강남성모병원으로 바뀌었다.

1994년 '종합병원' 방송 직전 개원한 아주대학교 병원은 드라마 인기와 함께 당시 아주대 의대 지원률이 급등하는 등 외적으로도 톡톡한 덕을 봤다. 깔끔한 병원 내부, 엘리트 의사들의 인간적 면모 등이 시청자은 물론 대학 입시를 앞둔 학생들의 마음까지 흔들었기 때문이다.

'종합병원2'를 위해서는 내년 5월께 새롭게 단장하고 문을 여는 강남성모병원이 기꺼이 장소를 제공했다.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제작진은 북적이지 않는 최신식 병원의 수술실과 응급실 등을 아무런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노도철 PD는 "세트를 전혀 쓰지 않고 100% 병원 올로케이션이 가능했던 건 병원 측의 지원 덕이 컸다"며 "응급실, 수술실 등 실제 병원의 현장을 카메라에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특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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