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환·조수빈, '뉴스 9' 앵커 일주일 해보니..(인터뷰)

최문정 기자 / 입력 : 2008.11.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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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V 'KBS 뉴스 9'의 박영환·조수빈 앵커 ⓒ송희진 기자


박영환 기자와 조수빈 아나운서가 지난 17일 KBS 가을개편과 함께 메인뉴스인 1TV 'KBS 뉴스9'(이하 '뉴스9')의 앵커 자리에 앉았다.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얻은 영광이다.

방송사 메인뉴스의 앵커는 기자 혹은 아나운서라면 한번쯤 그려봤을 꿈의 자리다. 박영환 기자와 조수빈 아나운서는 영광의 자리에 앉은 첫 날, 첫 방송을 호평 속에 치러내며 꿈의 현실화에 들어섰다.


그러나 첫 방송 이후 일주일여가 흐른 지금까지 박영환 기자와 조수빈 아나운서의 메인뉴스 앵커로 거듭나기는 달콤한 꿈같지는 않았다. 세계를 덮친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 미국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극변하는 정치 상황 등 까다로운 뉴스들이 새내기 앵커들을 시험에 빠트린 것이다.

조수빈 앵커는 "지난 24일 뉴스를 하며 새삼 '내가 9시 뉴스를 하는 것이 맞구나' 느꼈다. 여느 때보다 경제 상황 악화에 대한 기사가 많았고 기업의 실명이 앵커 멘트에서 밝혀지는 기사가 2개나 있었다. 6시나 8시 뉴스로 앵커 경험을 쌓았지만 9시 뉴스는 훨씬 무겁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일주일간의 목표는 '큰 실수는 하지 말자'였다"며 멀쩡한 기업을 부도 기업으로 만들거나 멀쩡한 직장을 없앨 수도 있는 상황이니만큼 앵커 멘트 쓰는 데 시간도 더 많이 걸린다. 써놓고도 머리에서 땀이 날 정도로 평소 이상으로 많이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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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V 'KBS 뉴스 9'의 조수빈 앵커 ⓒ송희진 기자


박영환 앵커는 안 그래도 어려울 상황에 첫 방송 2일 만에 감기에 걸리며 톡톡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보통 뉴스가 하드 뉴스와 소프트 뉴스 사이에 숨을 쉴 수 있을 가벼운 소식을 전하는 것을 편집의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지난 일주일은 그조차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소식들이 무거워 답답한 느낌까지 들었다"며 "시청자가 답답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고 더 많은 연구를 해야했다"고 그간의 고심을 밝혔다.

박영환·조수빈 앵커가 '앵커'라는 단어와 함께 하게 된 것은 '뉴스 9'가 처음은 아니다. 박영환 앵커는 '뉴스 9'를 하기 직전까지 1TV '뉴스라인' 앵커로 활동했다. 조수빈 앵커 역시 2TV '뉴스광장'을 맡아 진행해왔다.

그럼에도 '뉴스 9'의 앵커라는 것은 방송사를 넘어선 '뉴스 9' 자체의 상징성 등으로 두 앵커로 하여금 뉴스를 새로이 시작하는 새내기의 마음을 갖게 한다. 익숙한 리포팅도 한번 다시 생각하게 하고 뉴스에 대하는 자세도 처음부터 다시 다지게 된다.

특히 '뉴스 9'은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중에서도 가장 경직돼 있고 무거운 분위기를 준다. 객관성 있게 전하려는 시도의 결과물이었겠지만 덕분에 시청자는 높은 신뢰를 보이는 동시 재미없다고 느끼는 양면을 보이게 된다. 게다가 사회적 파장이 큰 '뉴스 9'인 만큼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 심각한 표정 일색보다는 밝은 표정으로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두 앵커에게 주어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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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앵커는 앞으로 이제까지의 추세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와 젊어진 앵커들을 통해 '뉴스9'에도 좀 더 생기를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앵커의 작은 얼굴 표정 하나에도 많은 의미를 전할 수 있는 뉴스, 그 속에서 표정 있는 뉴스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조수빈 앵커 역시 박영환 앵커의 취지에 동의하는 한편 다양한 변화를 추구했던 이전 뉴스와는 달리 진중한 모습을 좀 더 보이려는 시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환 앵커는 "외국 뉴스를 보면 앵커들도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이는 시청자와 소통의 의미이지 오버하거나 뉴스의 권위가 떨어트리는 것은 아니다"며 "무감동, 무표정, 무표현이 앵커의 전형은 아닐 것이다. 신중한 모습. 정제된 모습을 계속 보이는 한편 좀 더 표정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한발 더 다가서 소통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뉴스로 한 번에 27~28개의 소식이 다뤄진다. 그중에 좀 더 웃으면서 전할 수 있는 내용은 4~5개에 불과하다"며 "무겁고 딱딱한 소식은 어렵겠지만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을 소식엔 표정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수빈 앵커는 "아직은 시작 단계라 옷도 너무 튀거나 화려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초라하지 않게 입으려고 한다. 멘트 쓸 때도 자극적인 것보다는 말 한마디에 신중을 기하며 무난하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뉴스를 내 이야기처럼 생각하면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느 순간 뉴스가 나인지 내가 나인지 무아지경의 상태에 가서 상황에 맞는 다양한 표정들이 자연스레 나오며 시청자와 호흡을 나눌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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