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마' 정성운 "아줌마 팬들 늘었죠"

정성운ⓒ송희진 기자

28일 MBC 아침드라마 '흔들리지마'가 종영했다. 그간 아줌마들의 아침을 꼼짝달싹하게 만들었던 '흔들리지마'는 이수현(홍은희)과 박민정(김다인) 이복 자매가 한강필(김남진)이라는 한 남자를 두고 벌어지는 비극적인 삼각관계를 다뤘다. 불륜과 패륜을 모두 안고 시작해 지탄도 많이 받았지만 아줌마 팬들에겐 인기 만점이었다.

'흔들리지마'는 '이산' 이후 딱히 흥행작이 없던 MBC 드라마국에 '효자 드라마' 역을 톡톡히 했다. 정성운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한강필의 우유부단한 성격과는 다르게 단호하면서도 이유 있는 악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


"못된 이수현을 왜 좋아하냐고요? 처음에는 연민, 동질감으로 시작했죠. 둘 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지만 자기를 더 강하게 포장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닮았다고 할까요."

정성운은 수현과 자신의 캐릭터가 악역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국비 장학생 출신으로 부사장 지위에 오르는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어딘지 재벌 아들인 한강필보다 조건이 부족한 최보국이 안쓰럽다고.

하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어떨까. "이수현 캐릭터가 실제라면요? (잠시 고민하더니) 힘들죠."


정성운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얻은 게 아주머니 팬을 많이 얻었다고 자랑했다. "'에덴의 동쪽'하기 전까지 MBC에서 드라마 부문 항상 1위였어요. 아주머니들이 욕하면서도 재밌게 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아주머니 팬들이 부쩍 늘었어요."

정성운은 아침 드라마가 미디어의 지적을 받을 만큼 비도덕적인 설정과 소재를 주로 삼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이 보는 드라마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명 드라마가 겨냥한 시청률이 있고 제작진들 정말 고생 많이 하거든요. 무조건 비난은 아쉽죠." 애교 섞인 그의 목소리에 아줌마 팬들이 녹을 터.

정성운ⓒ송희진 기자@

정성운은 2년 전 SBS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응급 치프 역으로 데뷔했다. 이어 '신현모양처'에서 기자, '옥션하우스'에서는 와인스페셜 리스트로, 최근 '흔들리지마' 역시 부사장 역을 맡아 온 정성운, 그는 매번 똑똑한 역만 했다.

"제가 공부 잘하게 생겼나 봐요. 하하. 근데 전문직 역을 주로 맡다보니 원래 나이보다 더 많게 보더라고요." 실제로는 81년생으로 그룹 '핑클' 성유리, 배우 김래원과 송혜교와 동갑내기다.

방송 관계자들이 불황이라 우는 소리를 해도 2년 남짓한 짧은 시간에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오다 아침드라마 주연까지 승승장구한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글쎄요. 목소리일까. 제가 목소리가 좀 좋거든요." 정말 그랬다. 인터뷰 기사에 실을 수 없어 안타까울 정도지만 최대한 표현한다면 선이 굵으면서도 따스한 목소리였다.

한석규, 배용준, 이선균의 목소리보다 젊은 느낌, 나이 들면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산타 할아버지 목소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칭찬이 쑥스러운 것일까. 그 외에 딱히 비결이 없단다. 잘생긴 얼굴도 한몫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자신은 잘생겼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한다. 정성운은 데뷔 때 리틀 배용준이라 불릴 만큼 '욘사마'를 빼닮았다. 그런데 잘생기지 않았다니.

"흠.. 인생을 살면서 두 번 정도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요. 샤워하고 나와서 거울을 볼 때였어요." 재치 있는 대답에 몸매도 괜찮다는 도발적인 질문을 했더니 '썩, 그런대로'라는 미소로 응답한다.

정성운은 인터뷰하면서 여러 매력을 선보였다. 신뢰감 있는 목소리에 다소 엉뚱한 답변, 그에게 예능계로 진입할 계획을 물었다.

"최근에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스친소')'에 출연했죠. 하루 신나게 놀았는데 제작진이 한 번 더 출연해달라고 해서 한 번 더 했었죠. 저는 예능 프로그램도 재밌어요. 요즘 연예인들은 한 가지로 국한하지 않는 엔터테이너로 사는 거 같아요. 저도 자신있어요."

'스친소' 제작진에 따르면 정성운과 친구의 활약이 실제로 대단했다. 여성 출연자들에게 은근한 매력을 뽐내는 정성운과 친구 덕에 '스친소'가 술렁거렸다고. 정성운의 친구로 나왔던 얼짱

배구 선수인 황동일은 검색어 상위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모든 게 정성운의 애쓴 노력 덕.

최근 정성운은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에 바람둥이 역으로 공연한다. "뮤지컬을 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번번이 기회를 놓쳤는데 이번에 꼭 하고 싶은 역으로 하게 돼 기뻐요." 12월에도 공연 준비 때문에 여자친구는 사귈 수 없다는 정성운, 드라마와 뮤지컬 촬영을 병행하느라 스케줄은 '동방신기'라며 투정하지만 눈가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새로운 스타 탄생이 예고되며 그의 또 다른 매력이 궁금해진다.

번외 인터뷰] 지인이 보는 스타 주상욱

"정말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열정이 있는 끼 많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다만 스케줄은 '동방신기'인데 사는 건 정성운이라고 전화해서 한탄은 하지 말고(웃음) 언젠가 그렇게 될 거라 믿는 친구다. 같이 낚시가면 재밌다. 언제 또 스케줄 봐서 시간되면 낚시 같이 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