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연말, 캐럴도 크리스마스 영화도 없다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8.11.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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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패밀리맨'(왼쪽)과 '솔드아웃'


"창밖을 보라 창밖을 보라, 흰 눈이 내린다~"

거리 곳곳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사람들의 설렘이 가득했고, 캐럴이 한층 흥을 돋웠다.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지는 고소한 군밤 냄새는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매해 연말, 우리는 이런 현상을 목격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12월이 코앞인데 거리는 조용하고,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가슴 훈훈한 영화도 찾아보기 힘들다.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불황의 기운이 사람들 마음속까지 마수를 뻗치고 있다.

거리에 나가봤다. 거리를 온통 적시던 크리스마스 노래가 실종됐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고 매해 쏟아지던 크리스마스 음반이 없어졌다.

불황에 투자를 받기도 어렵고, 음반을 낸다 해도 꽁꽁 얼어버린 사람들의 지갑을 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와 만난 한 음반제작자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연말이 될 것 같다"며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 음반을 기획하는 제작자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올 연말에는 내달 1일 '더 크리스마스 스토리'를 발표하는 한스밴드와 2일 '윈터 스토리'를 발표하는 혼성9인조 스위티가 유일하게 크리스마스 음반의 명맥을 잇고 있다.

가요계 뿐 아니다. '러브 액츄얼리' '패밀리 맨'처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던 가슴 따뜻한 영화는 물론 크리스마스가 특별한 날임을 보여주던 '솔드 아웃' 같은 영화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주머니가 한층 가벼워진 관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자극의 강도가 높아진 영화들이 대기 중이다. 과감한 노출을 한 영화부터 한여름 무더위를 날리기에 적당한 피범벅 영화들이다.

먼저 개봉한 '아내가 결혼했다'와 '미인도'는 과감한 노출과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12월 말 개봉을 앞둔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의 '쌍화점'도 수위 높은 베드신을 예고하고 있다.

살인, 자살 등을 소재로 자극이 넘치는 영화들도 있다. 살인 시리즈 '쏘우5', 자살을 소재로 한 한국 공포영화 '4요일'이 12월 개봉한다. '렛 미 인'과 '트와일라잇' 같은 흡협귀 영화도 있다.

물론 '순정만화' 같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도 있지만, 매년 크리스마스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던 영화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문화평론가 강태규 씨는 "최근까지만 해도 당대 최고의 개그맨이나 연기자들이 캐럴을 불러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음원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크리스마스 캐럴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불황에)오프라인 음반 판매가 감소한 것도 한 이유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강태규 씨는 "대중들의 시류가 크리스마스 같은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영화시장 환경의 악화와 맞물려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영화의 제작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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