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광정, 못다피운 연기열정 안고 세상과 작별(종합)

김현록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8.12.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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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광정의 영정 ⓒ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겸 연극 연출자 고(故) 박광정이 연기와 연극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모두 꽃피우지도 못한 채 46세로 영면에 들었다.

폐암으로 투병하다 지난 15일 숨진 고 박광정의 장례식이 17일 열렸다. 장례의 전 과정은 조용하고 엄숙하게 치러졌다.


오전 10시 엄수된 발인식에 참석한 100여 명의 유족과 친지는 숨죽여 눈물을 삼켰다. 특히 아버지의 영정을 든 주노 군과 어머니와 손을 잡고 관을 뒤따라 나온 휘노 군은 차마 눈물도 흘리지 못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또한 임하룡, 권해효, 오달수, 정석용, 안내상, 임하룡, 박철민, 장현성, 김뢰하, 홍석천 등 고인과 가까웠던 지인들은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발인식이 끝난 직후에는 유족과 친지가 영정과 함께 고인이 생전 열정을 쏟아 부었던 연극의 거리 대학로를 한 바퀴 순회하며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인과 대학로를 거니는 동안 하늘도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듯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약 20분 간 대학로를 거닌 이들은 오전 11시께 영구차에 올라 경기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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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께에는 고인의 유언대로 화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고인은 생전 가족들에게 "화장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한 줌의 재로 변한 고인의 유해는 분당메모리얼파크(구 분당남서울공원묘지)에 안치됐다.

1962년생인 박광정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992년 연극 '마술가게'를 선보이며 연출자로 이름을 먼저 알렸다.

이후 연극계에서 연출자와 연기자로 활약하다 1994년 차인표, 신애라 주연의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를 통해 인상적인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그 후 '미스터 큐', '맛있는 청혼', '사랑한다 말해줘', '아일랜드', '하얀거탑', '뉴하트' 등 수많은 드라마에 감초 조연으로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넘버 3' '꽃잎', '남자이야기', '자귀모' 등 여러 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로 제1회 국제이머징탤런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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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3월 심한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 갑작스런 폐암 선고를 받고 항암 치료에 들어갔다. 고 박광정은 이 사실을 일부 지인에게만 알리고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당시 이미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상태였으나 그 와중에도 연극 '서울노트'를 연출하는 등 연기에 대한 열정을 굽히지 않았다.

고인은 그러나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두 아들과 아내, 그리고 그가 목숨과 바꿔서라도 계속하고자 했던 연극을 남겨둔 채 지난 15일 눈을 감았다. 올해 2월 종영한 MBC 드라마 '뉴하트'가 그의 마지막 출연작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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