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 "연애?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좋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2.24 08:50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이수경 ⓒ 송희진 기자


다른 모습이었다. 일상의 모습이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의 모습과 별 다를 바 없을 거라는 지레짐작은 이렇게 한 순간에 어긋난 것이다.

이수경은 전작 '가면'의 시나리오를 쓴 이정섭 작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너를 롤모델로 작품을 쓸 생각이다"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가 수진이다. 재기발랄한 '생계형 캔디' 수진, 걱정을 감추고 따뜻한 희망의 미소를 보여주는 이수경과 닮았으리라 여겼다.


"수진과 비슷한 모습이 많다.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 고민했다. 수진처럼 발랄한 성격이다. 하지만 수진처럼 자신 있게 고등학교만 졸업했다고 말하지 못한다. 긍정적이지만 소심한 성격이다. 상대방과 소통에서 안 맞는 부분이 있으면 밤새 생각한다."

이수경은 '로맨틱 아일랜드'에서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내러티브 속에 자연스럽게 배어들게 만든다.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화해하는 자신의 가족과 아버지에 대한 아픔이 있는 재혁을 감싸 안아 영화의 밸런스를 맞춘다.

"수진은 20대 중반 여성을 대표하는 사람이 생각한다. 보통 회사에서 혼나도 판타지를 꿈꾸며 이야기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들을 대표해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한다. 영화에는 수진이 얼마 후에 여행에서 돌아왔는지는 표현되지 않는다. 여행에 돌아왔을 때 그동안 참고 쌓였던 것이 모두 풀렸을 것이다."


이수경의 밝은 미소에 아픔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만인에게 인기가 있는, 극중 수진처럼 다가온 사랑에 당당할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미소는 자신의 상처와 절망을 감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 모름을 깨달았다.

"대인관계가 좁은 편이다. 일을 하면서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있다. 스캔들 기사도 많이 나왔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상대 배우에게 좀 더 편하게 다가갔는데 다른 분들이 오해했다. 친한 배우들도 몇 안 된다"고 말한다.

image


사랑도 처음에 사랑의 고통 때문에 사랑의 행복을 포기하는 겁쟁이가 아닐까 했다. 하지만 값비싼 수업료를 치러 사랑의 소중함을 깨달았는데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는 건 당연할지 모른다.

"현재 남자친구는 없다. 눈이 특이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사랑은 처음부터 조심한다. 갑작스럽게 호감을 느끼고 끌리는 편이지만 상처 받는 것을 걱정한다. 고백을 많이 받아보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비만이라 인기가 별로였다. 말할 때 잘 통하고 따를 수 있고 감싸 안아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엉뚱한 짓을 할 때 잡아줄 수 있는 사람,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이수경은 KBS2TV '며느리 전성시대', MBC '대한민국 변호사들',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를 통해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느껴지는 솔직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어느새 밝고 명랑한 캐릭터가 그녀를 대변하게 됐다.

그녀는 "어떤 분들은 하나의 이미지로 각인되는 것을 걱정하지만 감사할 일이 아니까? 그걸 벗어나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앞으로의 역할이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소심한 성격이지만 연기에 대해서는 겁이 없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새삼 자신도 몰랐던 면을 하나씩 발견하는 게 점점 재미있다고. 그 환한 얼굴 미소에서 순간순간 나이보다 조숙해 보이는 표정들이 들어선다.

지금 그녀가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은 나를 배울 수 있는 연기다.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기보다 많은 것을 해보고 싶다. 송강호 오빠가 저예산 영화는 기량을 넓힐 수 있다고 꼭 찍어봐야 한다고 했다. 단편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소심하지만 연기에 대해 자신감 넘치는 소녀는 영화 속에서, 밖에서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때로 수진처럼 그 성장통이 아플지 모르자만 왠지 해맑은 미소로 잘 해나갈 것 같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