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19금 대작영화 관객과 通할까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12.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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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국영화 마지막 대작이 오는 30일 관객과 만난다.

'쌍화점'은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등을 통해 충무로 이야기꾼으로 사랑받는 유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조인성 등 주인공들의 농염한 정사신이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순제작비만 79억원 남짓하며, 프린트 마케팅비용을 더하면 100억원 가량이 투입된 대작이다. 손익분기점에 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450만명 이상이 극장을 찾아야 한다.

벌써부터 영화계에서는 '쌍화점' 흥행이 안될 경우 대작 기획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둥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영화업을 접을 것이라는 둥 온갖 말들이 횡횡하다. 마치 올 여름 '놈놈놈'이 안되면 한국영화 망한다는 소문이 돌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과연 19금 대작영화가 관객과 행복한 소통을 할 수 있을지, '쌍화점'이 19금 영화 흥행의 전설인 '친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전포인트를 미리 짚어봤다.


#대작에 비해 볼거리가 적다? 이야기 밀도가 높다!

'쌍화점'은 원나라의 외압에 시달리던 고려말을 배경으로 했기에 세트와 의상, 미술에 지대한 공을 들였다. 불교 문화가 융성하던 시대를 재연하기 위해 화려한 색감으로 탁자 하나, 쟁반 하나까지 공을 들였다. 색조와는 무심했던 유하 감독은 '쌍화점'에 빛과 그림자를 이용, 영화에 음영을 드리웠다.

베드신도 마찬가지. 조인성 주진모의 퀴어베드신을 포함해 총 7번 반복되는 베드신은 '선(先) 섹스, 후(後) 사랑'이라는 컨셉트로 점점 수위를 높였다. 하반신보단 시신경을 자극하는 '쌍화점' 속 베드신은 보디 랭귀지로 감정 전달을 대신했다.

반면 '쌍화점'은 액션이 상대적으로 적다. 영화 초반 왕을 습격하는 장면 외에는 수많이 군상들이 치고받는 액션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때문에 대작 치고는 액션이 너무 적다는 볼멘소리가 자연스레 나온다.

하지만 이는 액션 역시 감정을 전달하는 보디 랭귀지로 표현되기를 바란 감독의 선택이다. 유하 감독은 "조인성과 주진모의 검투 등이 칼 끝으로 감정이 표현되길 바랐다"면서 "액션을 위한 액션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 내밀하게 쌓여가는 감정을 드라마로 풀고 싶어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19금 대작 영화를 밀도 높은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것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첫 번째 관전 포인트이다.

#남남상열지사, 그 이상의 이야기

'쌍화점'은 왕과 호위무사의 사랑 이야기이기에 필연적으로 동성애 코드가 뒤따른다. 감독 역시 밀도 높은 사랑 이야기를 찾다보니 남성과 사랑을 나눴던 공민왕 이야기에 닿았다고 했다.

관객에 두 남자가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퀴어 베드신은 필수였다. 하지만 '쌍화점'은 동성애 코드로만 재단할 수 없는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가 켜켜히 쌓여있다. 개혁군주였던 왕과 원나라의 비호를 등에 업은 권신들간의 대립, 성정체성의 뒤늦은 깨달음, 질투와 집착, 애증의 원념 등 갖가지 이야기가 밀푀유처럼 차곡차곡 쌓였다.

'쌍화점'은 앞서 개봉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와는 달리 꽃미남 동성애 영화가 아니다. 꽃미남들이 두루 출연하나 인물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기보단 주인공들의 감정에 주목했다.

때문에 동성애를 넘어선 많은 이야기가 녹아들어있다.

'앤티크'에 환호했던 '언니'들이 '쌍화점'에도 호응할지, '쌍화점'은 더 묵직하고 또 다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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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티켓파워 通할까?

'CF 남자요정'인 조인성은 '쌍화점'의 가장 큰 볼거리다. 조인성의 첫 사극이며, 첫 베드신이며, 첫 전라연기다. '비열한 거리' 이후 충무로와 안방극장에 뜨거운 아이콘이 된 조인성은 '쌍화점'의 가장 확실한 세일즈 포인트다.

조인성이 벗었다는 설정 하나로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게 영화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유하 감독 역시 조인성의 베드신을 어떤 수위로 묘사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충 중 하나였다고 토로할 정도다.

조인성 또한 연기에 공을 들였다. 왕비와 사통하는 것을 왕에 들키는 장면 같은 경우 통째로 다시 촬영했을 정도다. 조인성은 영화 촬영을 마치고 일본에 갔다가 유하 감독이 재촬영을 하자는 꿈을 꾸고 소스라치게 놀라 깬 적도 있다.

최근 한국영화에 스타들의 티켓 파워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됐지만 스타 출연은 언제나 가장 확실한 마케팅이다. 210만명을 동원한 '비열한 거리' 이상으로 관객이 모인다면 조인성의 공 또한 클 것이다.

2시간 10분이 넘는 러닝타임에 청소년 관람불가인 '쌍화점'이 올 초 19금 영화 신드롬을 일으킨 '추격자'를 넘어서 818만명을 동원한 '친구'를 위협할지, 아니면 그 언저리에서 주저앉게 될지, 영화 개봉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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