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친 '과속스캔들', 300만돌파 세가지 의미는?②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12.25 07:00
  • 글자크기조절
image


'과속스캔들'이 사고를 쳤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이 영화가 개봉 23일째인 25일 300만명을 동원했다. '신기전' 이후 300만명을 동원한 첫 한국영화다.

더욱이 '과속스캔들'은 순제작비가 25억원에 불과해 체감 흥행속도는 더욱 크다. 신인감독에 뚜렷한 스타가 없는 이 발칙한 코미디가 세밑 꽁꽁 얼어붙은 한국영화에 던진 세가지 의미를 정리했다.


#2008년 슬리퍼 히트작-상반기엔 '추격자', 하반기엔 '과속스캔들'

어디가나 우울한 소리 밖에 들리지 않던 2008년 겨울, '과속스캔들'은 우연한 발견이었다. '과속스캔들'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지는 제작사조차 가늠하지 못했다. 제작사 토일렛픽쳐스는 첫 목표를 200만명으로 잡았다가 300만, 다시 400만명으로 계속 상향조정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과속스캔들'은 슬리퍼 히트작이라는 데서 큰 의미를 가진다. 슬리퍼 히트작 혹은 슬리퍼란 흥행이나 평가면에서 아무도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던 영화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성공한 영화를 가리킨다.


올 상반기에는 '추격자'를, 하반기에는 '과속스캔들'을 슬리퍼로 꼽을 수 있다.

두 영화는 모두 관객의 입소문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추격자'는 첫 주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가 입소문으로 2주차부터 1위에 올랐다. '과속스캔들'은 시사회 이후 퍼지기 시작한 입소문으로 할리우드 대작들을 제치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좋은 영화의 발견은 관객과 영화 제작자들에 기쁨과 희망을 준다. 신인 감독에 신인배우로도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안긴다. '과속스캔들'은 '추격자'와 함께 올해 영화계가 판도라 상자 안에서 발견한 희망으로 기억될 듯하다.

#발칙한 코미디영화, 한국코미디 영화 부활 선봉장되다

원제가 '과속삼대'였던 '과속스캔들'은 발칙한 코미디다. 중학교 3학년 때 낳은 딸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낳은 손자를 데리고 어느 날 찾아온다는 설정이기에 풀어내기가 녹록치 않았던 작품이다.

자칫 화장실 유머 영화가 되기 쉬웠으며, '오버'로 점철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과속스캔들'은 과장된 설정을 쉽게 풀어내 관객과 통했다. 특히 설정은 과장됐더라도 마치 실제처럼 풀어낸 리얼한 접근 방식은 리얼 버라이어티에 익숙한 관객들에 보다 쉽게 다가갔다.

속도위반에 미혼모가 등장하는 영화가 가족영화로 인식되고 있다. 달라진 관객의 눈높이를 감안해도 이 영화가 주는 훈훈한 미덕이 가장 큰 몫을 했다.

'과속스캔들'의 성공은 실종되다시피 한 한국 코미디 영화의 부활을 뜻한다. 2006년 '가문의 부활'이 320만 관객을 동원한 이래 그동안 한국 코미디 영화는 관객에 계속 외면을 받았다. 코미디 영화들의 거듭된 흥행 실패는 한국 코미디 영화가 고사 지경에 다다랐다는 진단을 받게 했다.

하지만 '과속스캔들'의 성공으로 한국 코미디 영화가 설자리를 인정받게 됐다. 내년 설을 앞두고 개봉하는 '유감스런 도시'가 성공할 경우 한국코미디 부흥기가 다시 열릴 수도 있다.

image


#차태현의 부활, 박보영의 발견

'과속스캔들'에 차태현은 돌이켜 보면 안성맞춤 캐스팅이었다. 본래 제작진은 가수 이현우 같은 이미지의 연기자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차태현과 영화와 관련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졸지에 날벼락을 맞은 연예인으로 그를 낙점하게 됐다.

차태현과 '과속스캔들' 속 남현수는 상당부분이 겹친다. 극 중 남현수가 한 때 인기 절정에 올랐다가 어려운 시기를 거쳐 현재 라디오 DJ를 맡고 있다는 설정은 차태현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

차태현 역시 '엽기적인 그녀'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드라마와 영화의 잇단 흥행 실패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차태현은 "우리 시골에서는 내가 더 이상 연기를 안하는 줄 알고 걱정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랬던 차태현에게 '과속스캔들'은 부활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한 작품이다. 차태현표 코미디가 대중에 여전히 통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마침 출연 중인 MBC 드라마 '종합병원2'도 좋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어 양손에 꽃을 든 형국이다.

또한 '과속스캔들'은 박보영이란 참신한 신인을 대중에 발견시킨 작품이다. '울학교 이티' 등에 출연했지만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녀는 '과속스캔들'로 단숨에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1위에 등극할 만큼 주목을 받고 있다. 유달리 뛰어난 신인들이 많았던 올해, 박보영은 마지막으로 발견된 기대주다.

박보영이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처럼 될지, '어린신부'의 문근영처럼 될지, 그녀의 행보를 당분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