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9년만의 총파업, 방송 파행 예고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12.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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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 박혜진(왼쪽) 김주하 앵커, 사진 아래 '무한도전'의 한 장면 <사진제공=iMBC>


오는 26일 MBC 노조가 9년만에 총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뉴스와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에 차질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런법 개정안 상정에 항의하며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총파업을 선언했다. 언론노조 MBC지부 역시 파업에 동참한다. 이에 따라 각종 프로그램 제작 및 방송이 파행을 빚을 전망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파업의 영향은 더욱 커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다수가 노조원인 아나운서들의 파업 동참이다. 일선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아나운서들이 대거 방송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MBC 측은 비 노조원인 간부급 아나운서를 대거 대체 투입하기로 했다.

MBC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데스크'의 경우 박혜진 앵커가 방송을 중단하고 신경민 앵커가 단독 진행을 맡는다. 마감뉴스인 '뉴스 24'는 김주하 앵커 대신 성경환 전 아나운서 국장이 투입된다. 이밖에 김수정, 이윤재 부장도 각종 뉴스 프로그램을 맡는다. 허일후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스포츠뉴스'는 제작조차 되지 않아 메인뉴스 앵커 멘트로 처리될 전망이다.

예능국의 경우 사태가 더 심각하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김구산 임정아 박현석 PD 등 자체 제작 예능 프로그램 PD들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한다. 프로그램 별로 1∼2주 가량 녹화 여유분이 있지만 26일 새벽부터 당장 제작에서 손을 뗄 경우 주말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자막 작업을 채 마치지 못하고 전파를 탈 가능성도 높다.


이와 별개로 오는 29일과 30일, 31일로 예정된 MBC 방송연예대상과 연기대상, 가요대제전 등이 가장 먼저 파업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능국 간부들이 대체 투입된 상태. 특히 앞선 두 시상식에 비해 2배 가까운 인력이 소요되는 가요대제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

드라마는 외주제작사가 제작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파업의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종합병원2'의 경우 노도철 PD를 비롯해 노조원인 스태프가 파업으로 제작에서 손을 놓는 등 앞을 장담하기가 어렵다.

MBC 편성국 관계자는 "파업 당일에는 아나운서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 외에 큰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재방송과 스페셜 방송, 각종 영화 등 대체 프로그램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신문과 방송의 겸업 허용, 대기업의 방송 소유 허용 등을 골자로 한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 상정을 앞두고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에 따른 MBC 노조의 총파업은 1999년 통합 방송법 제정을 앞두고 총파업이 벌어진 지 약 9년만이다.

언론노조와 민주당 등은 이에 대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7대 악법"이라며 한나라당에 거듭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MBC노조는 "한나라당과 정부가 노리는 것은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MBC 사영화"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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