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단순하게' 가요트렌드 새해에도? 그 명과 암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9.01.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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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브라운아이드걸스, 손담비(왼쪽부터)


2008년 가요계를 돌이켜봤을 때 사랑받은 노래들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반복성'이다. 일명 '후크송'이라고 하는 이 노래들은 마치 갈고리처럼 귀를 휘어잡는 노래들이다. 짧고 매력적인 반복구인 후크가 삽입된 노래들은 한 번만 들어도 기억 속에 쉽게 자리 잡는다는 장점이 있어 2007년 후반 등장 이후 2008년 가요계를 휘어잡았다.

'후크송'의 가장 대표적인 가수는 국민여동생 원더걸스다. 원더걸스는 지난해 복고풍의 '텔 미'로 큰 사랑을 받은 뒤 올해 '소 핫'과 '노바디'로 인기의 토대를 확실히 다졌다. '소 핫'과 '노바디'는 모두 중독성 강한 후렴구를 갖고 있어 몇 번만 듣다보면 계속해서 머릿속에 그 노래가 맴돌고, 이는 바로 음원 구매로 이어진다.


실제로 '노바디'는 지난 9월 싸이월드 디지털 어워드 '이달의 노래'를 수상했다. 이는 약 1주일간의 음원 판매로 한 달 음원 판매 1위를 달성한 결과다. 원더걸스는 '노바디'로 9월에 이어 10월에도 '이달의 노래'를 수상했다.

이외에도 올해 큰 인기를 모은 쥬얼리의 '원 모어 타임'이나 브라운아이드걸스의 'L.O.V.E', '어쩌다', 손담비의 '미쳤어' 등은 모두 강한 후크를 가진 곡으로 대중에게 강하게 파고들었다.

이 같은 '후크송'의 장점은 기존에 기승전결을 갖고 있던 노래 구조를 벗어나 새로운 유행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속도감과 다양성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음반보다 음원으로 더 많은 이들이 가요를 접하는 환경에 맞춰 탄생한 '후크송'은 음악 자체 수용방법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음원을 골라듣는 환경 때문에 음원 사용자들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아야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바로 '후크송'이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후크송'은 가장 트렌드하면서도 초감각적인 음악으로 유행의 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후크송'의 유행이 오래 사랑받았던 예전 가요들과는 달리 빠르게 사랑받고 빠르게 잊혀지는 환경을 조장했다고도 볼 수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강태규 씨는 "예전에는 가요가 몸으로 스며들 듯이 지속적으로 장기간 사랑받아왔다"며 "하지만 현재의 가요계는 말초적이고 감각적인 노래들이 유행하고 있어 그만큼 쉽게 질리고 새로운 노래를 찾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씨는 "온라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음악 소비패턴이 빨라지고 음반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음원 수익 극대화를 위해 '후크송'이 등장하게 됐다"며 "대중들에게 단시간에 영향력을 주기 위해서 기승전결을 갖추기 보다는 싸비(sabi, 하이라이트)를 도입부에 전면 배치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씨는 "이는 전적으로 상업적인 측면이 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쉽게 각인되고 쉽게 질리는 노래들은 그만큼 더 빨리 새로운 노래를 찾게 할 것이고 이미 여기에 중독된 대중들은 당분간 이런 악순환을 반복할 것"이라며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이런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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