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꽃남' 출연, 생일선물 받는 기분"(인터뷰)

이민정 ⓒ홍봉진 기자 hongga@

"사람들은 CF를 보고 어디선가 '예쁜 척 하는 애가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연극부터 시작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해 연극 무대 위에서 3년이라는 기간을 보냈다. 출연료 100만 원은 나에게 남 얘기가 아니다. 난 그렇게 연기를 시작했다. 난 배우의 길을 걷고 싶다."

"얼마 전에 '체인질링'을 봤다. 대단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배우로도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리더니 감독으로도 명성을 날리다니. 클린트 이스트우드, 조디 포스터 같이 배우로, 감독으로 어느 것 하나 모자람 없다. 나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이민정(27)의 말이다. "집에 데려가는 건 선배가 처음이야"라는 모 아파트 광고에서 신선한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CF 스타라고 기억한다. 섣부른 판단이다. MBC 주말극 '깍두기'(2008년 1월 종영), MBC 수목극 '누구세요?'(2008년 5월 종영),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에 출연한 것이 대중이 아는 필모그래피다.

하지만 그는 이미 연극무대를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준비된 신예다. 연극 '사랑과 우연의 장난', '택시드리버' 등에서 김석훈 정재영 등과 호연을 펼친 연극계에선 이미 반짝 반짝 빛나고 있는 보배다. "선배들의 연기에 비하면 난 꼬마다"며 손사래 치는 그는 시나리오도 쓰고 있을 정도로 연출에도 욕심 많은 여우(女優)다.


2009년, 이민정이 자신의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시청률 30%대를 육박하며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꽃보다 남자'(극본 윤지련·연출 전기상)를 통해서다. 오는 16일 방송분을 통해 전격 등장하는 이민정은 극중 '구준표' 이민호의 약혼녀로 등장한다.

방송 전부터 이민정은 유명세를 타고 있다. '꽃보다 남자'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벌써부터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등장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3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편집국에서 이민정을 만났다.

이민정 ⓒ홍봉진 기자 hongga@

-'꽃보다 남자'의 인기가 높다. 부담도 크겠다.

▶맞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보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더라. 잠깐 나오는 사람까지도 관심이 되다보니 부담이 된다. 더욱이 극 후반부에 등장해 긴장감을 주고 이야기 전개를 끌어야하니 부담이 크다. 앞서 진행된 마카오 촬영 때는 신나게 찍었는데, 요즘 보니 촬영자에서 사고도 많이 생기더라. 부담된다.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다. 극 중간에 등장하다보니 아무래도 튀는 느낌을 줄 것 같기도 해서 꼼꼼히 모니터하고 있다.

-등장 전부터 주목받으며 '벼락스타'를 예고하고 있다.

▶아무래도 드라마가 인기가 많아서 확실히 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 같다. 인터넷 미니홈피도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더라. 사실 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는 세대다. 디지털에 그리 익숙하진 않다. 하지만 간혹 댓글 중에 마음에 와 닿는 게 있다. 내가 출연한 연극을 봐주셨다는 내용이다. 내 연기를 보고 나를 좋아하게 됐다는 분을 보면 참 기분이 좋다.

-요즘 네티즌 사이에서 과거 사진 찾기가 유행이다.

▶하하. 화장 전 사진을 '성형 후'로, 화장한 사진을 '성형 전'으로 비교해 놓은 걸 봤다. 화장하지 않은 모습이 더 낫나 보다. 재미있었다. 난 성형수술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 내가 등장한 화면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다.

-'꽃남',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판타지다. 세상에 그런 남자들이 어디 있겠느냐. 기억을 더듬어 소녀감성으로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다닐 때 꿈꿔봤을 남자상이다. 대리만족 아닐까. 김범 씨의 대사인 '너 비행기 바꿨네'라는 그 대사, 동화 같고 만화 같고 재미있다.

-'꽃남' 인기 예상했나.

▶시청률 20%대 정도까진 예상했어도 30%대에 가까울 정도로 뜨거울 줄은 몰랐다. 마카오 촬영 때 구혜선 씨와 이 드라마는 중간성적표는 없을 것이라고는 예상했다. 경기침체로 인해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반감을 느끼거나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F에서 형성된 청순한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 성격은.

▶'꽃보다 남자'에서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와 비슷하다. 우울증에 걸릴 염려 없는 긍정적인 마음의 소유자다. 웬만해선 좌절하지 않는 성격이다. 사실 지난해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다. 가족과의 이별, 드라마에 캐스팅이 확정됐지만 촬영당일 출연이 불발된 일. 그리고 '누구세요'에 함께 출연한 (고)이언 오빠와의 이별까지. 너무 힘든 일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출발부터 좋다. 이제부터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

-앞서 진행된 마카오 촬영에서 구혜선, 이민호와의 연기호흡은 어땠나.

▶구혜선 씨와 나와 공통점이 많더라. 연출에 대한생각, 음악에 대한 열정 등. 이민호 씨와는 짧은 만남이었는데 괜찮았다.

-오는 16일 '꽃보다 남자' 방송분에서 등장하고, 이날은 본인의 생일날이기도 하다.

▶생일 선물을 받는 기분이다.

-시청자에게 한마디.

▶많은 분들이 '준표 오빠와 결혼하지 말라'고 벌써부터 당부한다. 원작에서도 결혼은 하지 않는다. 편안한 마음으로 미워하지 마시고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구준표의 약혼녀지만 잔디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잔디와도 사이가 좋다. 재미있게 봐 달라.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좋은 작품을 하는 건 배우라면 누구나 큰 목표다. 내 틀을 깨보고 싶다. 무대에선 내 틀을 깼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도 내 틀을 깨고 싶다.

이민정 ⓒ홍봉진 기자 hong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