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그림 사기극 '인사동스캔들' "인간의 욕망 다룰 것"

(종합)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02.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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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영상테마파크의 '인사동 스캔들' 촬영 현장 ⓒ 송희진 기자


진품이라면 400억을 호가하는 그림 '벽안도'를 둘러싼 초대형 미술품 국민 대사기극 '인사동 스캔들'이 베일을 벗었다.

6일 오후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 영화 '인사동 스캔들'(감독 박희곤, 제작 쌈지 아이비젼 영상사업단) 촬영현장 공개가 열렸다. 이날 공개된 장면은 '인사동 스캔들'의 하이라이트로 '벽안도'의 공개행사를 창덕궁 승화루 앞에서 시작하는 신이다.


촬영이 진행된 부안영상테마파크는 1000만 관객의 영화 '왕의 남자', 드라마 '이산' 등의 세트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있는 창덕궁 인정전 세트장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건물 양식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박희곤 감독은 "그림 '벽안도'를 국민들에게 처음 공개하는 장면이다. 기자와 관계자로 200명 정도 많은 보조출연자들이 동원됐다. 오늘을 위해 지금까지 고생스럽게 촬영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극중 '벽안도'는 '몽유도원도'를 그린 안견이 세조에 의해 쫓겨난 안평대군에게 바치고자 했던 그림으로 60년 전 장승업의 서책에서 발견된 비밀에 싸인 그림이다. 이날 '벽안도' 공개 설정이 창덕궁인 것은 '벽안도'의 숨겨진 비밀 때문이다.


준비된 단상에 오른 이강준(김래원 분)은 "이곳 창덕궁에서 벽안도를 공개하는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 창덕궁은 용의 모습인 북한산의 지세를 따라 그대로 지었다"며 "북한산은 왕을 상징하는 용, 창덕궁은 용의 머리다. 그리고 창덕궁의 연못 부용지는 바로 용의 눈으로 벽안도는 푸른 부용지를 그렸다. 안평대군이 왕이 되기를 원했던 안견의 꿈이 담겼다"고 말한다.

5일과 6일 이틀 동안 촬영된 장면에 1억 40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화려한 무대에만 2000만원이 사용됐다. 아쉽게 부안영상테마파크에는 부용지가 없어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 시킬 예정이다.

특히 완성된 영화에는 당시 안견의 마음을 담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지에 핏빛 물감이 번지는 장면도 담겨 감정을 극대화 시킬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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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스캔들' 김래원 엄정화(오른쪽) ⓒ 송희진 기자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벽안도'에 관한 모든 설정은 허구다. 심지어 장승업의 서책에는 '벽안도'에 관한 언급조차 없다.

박희곤 감독은 "'벽안도' 소재는 신선하고 도전해볼만 하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굉장히 컸다. 사료조사를 하면서 영화의 중심이 되는 인상동이라는 곳이 수백년간 변화를 거듭해 왔음을 알게 됐다. 인사동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격을 그곳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엮어봤다"고 설명했다.

'인사동 스캔들'은 미술품 복원, 복제, 사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영화 시작도 미술품 진품 논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옥션 경매장에서 이강준이 경매 중인 그림이 다른 옥션에도 등장했다고 모두에게 알리는 것이다.

특히 몇 년간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 진위 논쟁 등과 비슷해 눈길을 끈다. 이에 개봉 시 관련 단체 항의 및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어떻게 판정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 감독은 "'인사동 스캔들'은 사람의 욕망에 관한 영화다. 특별히 상황 설정들이 문제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다. 어떤 게이트들 때문에 만든 영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재미와 함께 강한 인물 캐릭터와 복원 기술의 자세한 묘사로 재미를 더한다. 복원가 이강준 역을 맡은 김래원은 2달 넘게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보존 수복팀 한국화담당 차병갑씨와 함께 실제 작품 복원작업에도 참여했다. 박 감독은 극중 미술계 실력자 배태준 역의 엄정화를 캐스팅하는데 공을 들였다.

박 감독은 "김래원에게는 이미 50% 정도 이강준이 있는 것 같았다.엄정화는 감독에게 끌리는 배우였다. 사실 성격이 강해 악녀를 잘 소화할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 본인과 너무 달라 많은 대화를 통해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김래원은 엄정화 주연의 '인사동 스캔들'은 한국 최고의 그림 안견의 '벽안도'를 둘러싼 초대형 미술품 복제 사기극을 그린다. 2월말까지 촬영 뒤 후반작업을 거쳐 5월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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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 준비 중인 배우 김래원과 현장 스태프 ⓒ 송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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