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탓? MBC·SBS 월화극 편성 '눈치' 극심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03.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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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에덴의 동쪽', KBS 2TV '꽃보다 남자', SBS '자명고', MBC '내조의 여왕'(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KBS, MBC, SBS>
28일 주말드라마 '가문의 영광'이 끝난 직후, SBS는 '자명고' 예고편을 통해 '자명고 3월 10일 1,2회 연속 방송'이라는 안내를 내보냈다. '자명고'는 불과 며칠 전까지 '3월 9일 첫 방송'이라고 예고했었다. 첫 방송 일자가 바뀐 것이다.

KBS 2TV '꽃보다 남자'의 높은 인기 탓(?)에 MBC와 SBS가 월화드라마 편성에 애를 먹고 있다. 양 사는 새로 방송될 월화드라마의 첫 방송 날짜를 몇 번씩 변경해가며 '눈치작전' 중이다.


SBS의 50부작 대하사극 '자명고'는 전작 월화드라마인 '떼루아' 종영 후 2주 만에야 방송될 전망이다. 제작일정의 차질 같은 게 이유가 아니었다. 이미 4회 분량까지 거의 제작을 마친 '자명고'는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피하자는 심산이었다.

방송 막바지에 이른 '에덴의 동쪽'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데 모을게 뻔해 '50부작'이라는 장도를 앞둔 '자명고'로선 극 초반 기선잡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피해가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때 아닌 '김수현 스페셜'을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자명고' 앞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에덴의 동쪽' 후속으로 방송 예정인 '내조의 여왕'이 '자명고'와 같은 이유로 '꽃보다 남자' 피하기에 나선 것.


지난 24일 MBC는 '내조의 여왕'의 캐스팅이 늦어지는 등 준비가 부족해 '에덴의 동쪽'을 2회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날 MBC 측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내조의 여왕'이 시작하면서 '꽃남'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좀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30%대를 넘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꽃남'이 두려운 건 사실"이라며 '에덴의 동쪽'의 연장 방송에 편성 전략이 작용했음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MBC의 '꽃남'피하기'에 골치 아파진 것은 SBS다. 2월 중순까지 ''자명고' 3월 방송 예정'이라며 '에덴의 동쪽'의 종영일자가 확정되기 바랐다가 종영이 확정된 뒤 '3월 9일 첫 방송'예고를 내보낸 던 터에 갑작스럽게 '에덴의 동쪽' 연장이 결정된 것.

애초 오는 9일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 시간에 '자명고 스페셜' 방송 뒤 본방송 시간에 '자명고' 1회 방송을 시작하려 했던 SBS는 더 이상 '자명고' 첫 방송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결국 지난달 말 '9일 '스페셜 방송', 10일 1,2회 연속 방송'이라는 '고육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MBC·SBS의 극심한 '눈치 편성 전쟁'에 대해 한 방송사 관계자는 "'자명고'가 '에덴의 동쪽'을 피하려고 어떻게든 노력했는데 결국 '꽃보다 남자''를 피하려는 '에덴의 동쪽' 후속작 때문에 '에덴의 동쪽'과 겹치게 됐다"며 "산뜻하게 첫 출발하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너무 극심한 '눈치 편성'탓에 시청자들의 혼란만 유발, 되레 방송 전부터 해당 드라마 이미지만 나쁘게 만들고 있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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