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애연 "권상우와 새해 첫날 키스신 촬영"(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9.03.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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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qwe123@


정애연은 기대주였다. 2005년 SBS '홍콩 익스프레스'로 안방극장에 첫 등장했을 때 외모와 연기력이 겸비된 신인이 등장했다며 방송가가 후끈 달아올랐다.

정애연이 곧장 MBC 드라마 '맨발의 청춘'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데는 그런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맨발의 청춘'은 방송 직후 여러 이유로 조기 중단되면서 정애연에게도 큰 상처를 줬다.


정애연은 이후 절치부심, 각종 드라마에서 내공을 키워왔다. 자신에게 맞는 옷도 필요하지만 연기가 아직 부족했다는 반성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정애연은 11일 개봉하는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2004년 '아홉살 인생' 이후 5년만이다.

정애연은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에서 이범수의 약혼녀이자 권상우의 목숨을 담보로 사진촬영을 강요하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남자를 탐닉하고 사랑을 믿지 않는 여인. 스크린 속 정애연은 맞춤옷을 입은 듯 쿨하고 조금은 슬프게 배역을 잘 소화했다.

'홍콩 익스프레스'부터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까지 정애연은 무엇을 하고 어떻게 변해왔을까.


-원래 배역이 최송현 아나운서였는데 촬영 직전에 바뀌었는데.

▶촬영 한 달 반 전에 원태연 감독님과 미팅을 가졌다. 좋은 결과가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이 하게 됐다는 소식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워낙 극 중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터라 아쉬움에 시나리오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촬영 이틀 전에 다시 연락이 와서 합류하게 됐다.

-리딩도 제대로 못했으니 캐릭터를 잡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사실 좀 속이 상하기도 했다. 크랭크인 하자마자 이틀 뒤부터 촬영에 들어갔으니깐. 또 순서대로 촬영한 게 아니어서 힘들기도 했다. 내가 준비하고 생각했던 캐릭터를 감독님이 다 버리라고 하니 현장에선 뭐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봤더니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겠더라.

-다른 캐릭터가 붕 떠있는 느낌이라면 정애연 캐릭터는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인상이던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노출 연기가 필요할수도 있고 나름 각오도 했는데 감독님이 원하지 않더라. 좀 더 쿨한 여인을 원하셨다. 그러면서도 아픔을 엿볼 수 있는 연기. (권)상우 선배도 잘했다고 칭찬하더라.(웃음)

-촬영 기간이 촉박하다보니 배우들과 친해질 시간도 없었을 것 같은데.

▶그렇긴 했다. 드라마 촬영처럼 일정이 촉박했으니. 그래도 선배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권상우 선배는 12월31일 스태프와 배우들에 한 턱을 단단히 쐈다. 마침 그날이 부인인 손태영씨와 만난 날이었다고 하더라. 손태영씨도 함께 와서 즐겁게 식사를 했다. 하필 그날 밤, 그러니깐 1월1일 새벽에 권상우 선배와 키스신을 촬영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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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qwe123@


-기대주였다가 '맨발의 청춘' 이후 부침을 겪었는데.

▶일일드라마였던 점, 또 나에게 맞는 옷이 아니었던 것 같다. 부족했던 연기력도 한몫했고. 그래서 더 내공을 쌓자고 생각했다. 친구들도 미안하지만 넌 운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스타가 되려 연기를 시작한게 아니니깐. 그런 생각을 버리니 오히려 편안해지더라. 이번 영화 때도 연기를 그만두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결국 뭔가를 얻어낸 느낌이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을 텐데.

▶연기 밖에 할 줄 아는게 없으니깐. 원래 무용을 같이 했는데 함께 한다는 것 자체도 무리였다. 오직 연기 밖에 할 게 없고, 연기가 내 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일도 하게 돼 고민을 분산시킨 것도 도움이 됐다. 지난해 서강대학교에 이진앤하우스라고 수제 햄버거집을 오픈했다. 그곳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연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키워준 소속사와 갈라서는 연예인도 많은데 6년째 같은 곳에서 하고 있는데.

▶그만큼 나를 잘 알고, 또 신뢰하고 있다. 내가 부족한 탓을 소속사에 하면 안되겠지. 처음부터 새로운 곳에서 무엇인가를 다시 시작한다는 게 겁도 나고.

-영화 속 캐릭터처럼 도회적인 이미지 때문에 여러모로 쿨할 것 같은데. 시원스런 외모이기도 하고.

▶그렇진 않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상대에게 배려를 더 하는 편이다. 털털하기도 하고. 남자를 사귀어보면 헌신하는 쪽인 것 같다.

- 올해 바람이 있다면.

▶더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일을 함께 하면서.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같은 바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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