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빛난 스포츠영웅, 희망을 쏜다

정진우 기자 / 입력 : 2009.03.1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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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승을 거둔 봉중근이 타자를 잡고 포효하고 있다.





'한국, 일본에 짜릿한 승리' '양용은, 생애 첫 PGA우승' '신지애, LPGA 극적인 역전우승'


스포츠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시름에 잠겨 있는 사람들에게 '무언의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10여년 전 IMF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와 LPGA에서 맹활약한 박찬호와 박세리, 이들은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줬다.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그래도 한번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줬다.

이번에도 야구와 골프다. 한국은 지난 9일 오후 WBC 아시아예선에서 일본을 1대0으로 누르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틀 전 14대2로 완패한 팀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보였다. 한국 선수들은 정신력으로 똘똘 뭉쳐 설욕에 나섰다. 위기의 순간마다 모든 선수가 집중력을 발휘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쐈다.


같은 날 오전 미국에선 양용은(37)의 PGA 생애 첫 우승 소식이 날아왔다. 양용은은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간간히 이름을 알렸지만 국민들에겐 생소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확실히 국민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루 전인 지난 8일엔 '골프지존' 신지애의 우승 소식이 모두를 기쁘게 했다. 신지애가 그동안 보이던 부진을 한꺼번에 털어내며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을 당당히 보여준 그녀를 보며 국민들은 즐거워했다.

이처럼 최근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은 경기불황으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안기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우리 선수들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살맛을 느끼고 있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경제위기 때마다 국민들에게 스포츠가 다른 큰 의미로 다가오는 건 왜일까. 전문가들은 스포츠가 가진 매력과 그것을 통해 위안을 삼으려는 국민적 정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스포츠가 사회통합의 기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들은 승패가 명확한 스포츠를 보며 승리를 염원하는 한 목소리를 낸다. 동질감을 느끼며 경기의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위기의 상황에선 선수들이 극복해 가는 모습을 보며 힘을 얻는다.

선수들도 스포츠의 이런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특히 국민들이 힘들어 할 때마다 승리를 통해 희망을 전한다. 선수들은 경기에서 이기는 건 개인의 승리지만 항상 응원해준 국민들을 위해 열심히 했다는 이야길 한다.

강신욱 한국스포츠사회학회장은 "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어수선할 땐 스포츠가 사회통합적인 기능을 한다"며 "스포츠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들은 스포츠를 통해 위안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 한일전 승리와 골프 선수들의 최근 선전은 그런 의미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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