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속 재벌은 왜 모두 악덕? "구준표는 구속감"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9.03.24 16:01
  • 글자크기조절
image


예나 지금이나 TV의 단골 소재는 재벌이다. 특히 가난하지만 구김살 없는 여자와 이기적인 재벌 남과의 로맨스는 높은 시청률을 담보로 하는 줄거리다. MBC '사랑을 그대 품 안에'나 MBC '별은 내 가슴에', SBS '파리의 연인'까지 시대를 불문하고 통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인 KBS 2TV '꽃보다 남자'와 SBS '아내의 유혹', KBS 2TV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 역시 모두 재벌이 등장한다. 하지만 재벌들은 하나같이 좋은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지 않는다.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요즘 들어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과거 가난한 사람을 무시하고 결혼을 반대하기 위한 행동으로 점잖게 돈 봉투를 내밀던 재벌들이 '막장 드라마'란 이름하에 파렴치하고 극악무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꽃보다 남자'에서 국내 굴지 기업의 후계자인 구준표(이민호)는 고등학교 신분에도 자신이 싫어하는 친구를 벌준다는 명분 아래 레드카드를 발급, 따돌림에 앞장선다. 구준표가 여고생을 폭행하고 협박하고 납치하는 범법행동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구준표의 엄마인 강희수(이혜영)는 안하무인이 따로 없다. 신화그룹의 회장인 그는 구준표가 '서민' 금잔디와 사귀는 것을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금잔디의 집안을 몰락시킨다. 하루아침에 금잔디의 부모가 경영하던 세탁소는 문을 닫고 길바닥에 앉고 금잔디가 동생과 함께 살던 옥탑방은 공사 지역으로 분류돼 벽을 허문다.

'아내의 유혹'의 정 회장과 아들 정교빈(변우민)은 상식도 통하지 않는 악행으로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정 회장은 과거 자신의 첫 사랑이었던 민 회장의 재산을 가로채고 온갖 편법으로 회사를 끌어온다. 이 후 며느리를 죽인 범인이 아들인 것을 알면서도 감추기에 급급하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교빈과 부인 백미인 역시 가난한 이들을 무시하고 비겁한 행동만을 선보인다.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 한명인(최명길) 회장은 재계의 여걸이다. 한 회장은 극 중 이정훈의 첫 사랑이자 내연녀 은혜정(전인화)을 몰락시키기 위해 각종 방법을 다 동원한다. 하루아침에 은혜정을 주가 조작에 연루시킨다.

종영된 SBS '유리의 성'에서 김 회장 역시 아들 김규성(장현성)을 정치인으로 만들기 위해 친 손자를 입양아로 맞이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이 행해진다. 이 후 언론에 의해 친 아들임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김 회장은 오히려 둘째 아들 김준성(이진욱)의 숨겨둔 자식이라고 거짓말한다. 그리고 친한 언론계 인맥과 정치계 인맥을 동원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

MBC '에덴의 동쪽'에서도 신태환(조민기) 회장이 조직 폭력배를 동원하고 정치인에게 로비하며 문서를 조작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이처럼 TV 속 거침없는 재벌들에 대해 한 시청자는 "드라마가 사회를 반영한다고 하나 재벌은 법도 피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시청자 역시 "돈만 있으면 어떤 행동을 해도 문제없다는 그릇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구준표가 저지른 행동만 보면 구속감"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