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페블즈, 썰물, 이정석, 우순실..그들이 온다

[강태규의 카페in가요]40~50세대 위한 대규모 공연 봄바람이 분다

강태규 / 입력 : 2009.04.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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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높은음자리, 썰물, 정오차, 이정석, 유열, 샌드페블즈


지난 2005년, '7080 문화'라는 문화코드가 이슈의 정점에 올랐던 적이 있다. 움츠려든 40, 50대 공연 문화가 얼굴을 내밀때 우리시대의 가장들은 '그래도 살아있구나' 하며 존재감에 안도했지만, 그 불안감은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열기는 모래성처럼 바람에 날려가 버렸다. 이슈를 지속적으로 끌고 갈 문화 기반 확충이 제대로 되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추억과 향수에 기댄 채 변화와 발전없는 컨텐츠의 힘이란 뿌리가 굳건하게 뻗지 못하는 법임을 간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잊고 살았던 지난날 추억의 공연이 우리 앞에 또다시 돌아왔다. '40 50세대를 위한 봄바람 Spring Festival'이 오는 5월 2일(토) 오후 1시부터 올림픽 공원 내 88잔디 마당에서 열린다. 1만명이 모일 수 있는 대규모의 축제다. 다시 고개를 드는 40 50세대 공연 문화이기에 반가움은 더욱 크게 다가선다.


최근, 원미연, 이선희, 강수지, 원준희 등 80 90의 주역들이 컴백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오히려 '7080 문화'의 향수를 더욱 짙게 만든다. 이날 공연 무대는 샌드페블즈, 썰물, 노사연, 정오차, 우순실, 높은음자리, 유열, 이정석, 작품하나, 전유나 등 70년대와 80년대를 누빈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지금 10, 20대들에게는 낯선 이름이겠지만 우리시대의 엄마 아빠들에게는 스타들이었으며, 동시대의 애환을 함께한 친구같은 존재였다. 서울대학교 학생 밴드였던 샌드 페블즈는 1977년 '제1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산울림의 김창훈이 작곡한 〈나 어떡해〉로 대상을 수상하며 그 시절 국민가요로 인기를 누렸던 존재였다.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만 6팀이나 무대에 오르는 것도 눈길을 끈다. 4050세대 1만 관객의 합창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광경이 울려퍼지게 된다니 볼만한 축제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나 어떡해'를 필두로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바윗돌' '난 아직도 널' '바다에 누워'로 이어지는 레파토리는 경제 위기에 움츠려든 우리시대 가장들의 어깨를 잠시나마 펴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띈다. '정오차'다. 그의 노래 '바윗돌'은 광주 518 민주화 운동에서 죽은 친구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만든 노래라고 알려지면서 대학가요제 사상 처음으로 금지곡이 되었다. 죽은 친구의 묘비를 '바윗돌'로 은유하고 전국민을 향해 목청을 높였던 것이다. 시대의 아픔을 고뇌하던 그 시절 학생 가수들의 패기는 지금의 40 50세대들과 교감하는 코드로 남는다.

2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 '썰물'의 리더 김성근(59)씨는 “흘러간 노래, 추억의 노래는 많다. 하지만, 20살 젊은 날의 감수성과 기억, 낭만을 기억하게 하는 노래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주가 시작만 되도 첫 사랑이 떠오르고, 후렴구만 들어도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노래. 우리시대의 그런 '내 인생의 노래'는 대부분 대학가요제를 통해 발표된 노래들이었다. 댄스음악과 트로트 음악사이에 방황하는 4050세대들에게 소중한 노래를 다시, 오리지널로 들려주고 싶다. 5월의 잔디에서 함께 맥주 한잔 걸치며 낭만을 함께 노래하자"고 외친다.

이번 무대를 주관하는 (주)엠스톰의 이지형 차장은 "이날, 70, 8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이벤트와 다양한 부대행사도 곳곳에서 펼쳐진다"고 설명해 기대감을 갖게 한다.

행여, 들뜬 마음에 교련복을 입고 무대 앞으로 나서는 아저씨가 있다면 추억을 즐길 줄 아는 멋쟁이 일지도 모르겠다. 꿈결 같은 지난 날의 추억이 눈앞에서 재현되는 그 순간, 오늘의 시름은 한걸음 달아날 것이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전문계간지 '쿨투라' 편집위원. www.writer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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