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연 "사랑,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될 무엇"(인터뷰)

김수진 기자 / 입력 : 2009.04.2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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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시연 ⓒ송희진 기자 songhj@


"사랑? 음...살아가면서 없어서 안될 것. 얼마 전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책을 읽었다. 제복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고 가족을, 친구들을, 내 주변 사람들을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더 많이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사랑하면서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

박시연이 정의한 사랑이다. 배우 박시연, 그는 사랑과 참 인연이 깊다. 박시연 하면 떠오르는 '패셔니스타', '섹시' 등 수많은 수식어가 있겠지만 기자에게는 유독 '사랑'이 떠오른다. 곽경택 감독의 영화 '사랑'에도 출연하지 않았는가.


박시연은 방송중인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남자이야기'(극본 송지나·연출 윤성식)를 통해 또다시 사랑을 이야기한다. 슬픈 사랑이다. 극중 박용하를 사랑하지만 한순간 그와의 행복은 슬픈 현실이 되어버린 인물 '경아'다. 박용하 집안의 몰락을 보면서 그를 돕기 위해 고급술집에서 일을 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 그와 결별을 선언한다. 새로운 삶에 인생의 변수인 김강우를 만나게 되고, 결국 박용하와 김강우의 인생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여인이 된다.

박시연은 성숙한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커다랗고 깊은 눈에서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그의 마르지 않는 눈물이 시청자의 마음까지 이미 촉촉하게 적시고 있다. 박시연을 만났다.

"경아는 의리 있는 멋진 여자"


방송 전 송지나 작가와 박시연의 만남은 화제가 됐다. 송 작가가 직접 박시연에게 연기를 지도하는 뜨거운 애정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는 박시연이 연기하는 '경아'의 존재감과 중요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자신을 버린다, 이런 사랑이 얼마나 납득될지 박시연에게 물었다.

"극중에서 경아의 사랑은 희생이자 의리인 것 같다. 경아의 마음은 실제로 이해가 가지만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김신(박용하 분)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텐프로'(고급술집)를 들어가는 희생을 하고 그런 나 자신이 신에게 부끄러워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그것도 의리를 지키는 것이다. 도우(김강우 분)에게는 알 수 없는 연민을 느끼는 것 같다. 보통 사랑을 하면 그것을 지킬 때 믿음, 의리 등을 중요시하는데 경아는 멋진 여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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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시연 ⓒ송희진 기자 songhj@


"내게 사랑은..."

'경아'에겐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지킬 수 있는 게 사랑이다. 박시연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박시연은 "사랑이란,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얼마 전에 '사랑하지 않는 자 모도 유죄'라는 책을 읽었다. 제목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고 가족을, 친구들을, 내 주변 사람들을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더 많이 사랑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사랑하면서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다"고 말했다.

극중 삼각사랑이 실제 상황이라면.

"아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워낙에 거짓말을 하면 티가 나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내 사랑을 그런 식으로 둘로 나누고 싶지는 않다. 한 사람에게 충실하고 후회 없는 사랑을 해야 그 사랑이 끝나도 미련이 남지 않을 것이다. 그게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땐 나도 거기에 맞는 어떤 사람이 돼야 하지 않을까. 난 내 사람이 나와 또 다른 사람을 놓고 삼각사랑을 한다면 견디지 못할 것 같다."

"만족할 수 없기에 즐거움이 있다"

박시연은 이 드라마를 통해 호연을 펼치며 실력파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시청자의 반응 역시 뜨겁다. 박시연이 느끼는 만족도를 물었다.

"내가 작품 속 역할을 연기하면서 단 한번도 100% 만족한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어쩌면 모든 배우들이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 욕심만 낸다면 나의 일대기를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만족할 수 없으니까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되고 극중에서의 흐름에 맞게끔 가려고 노력한다. 그 중에서도 즐거움을 찾아가면서 만족을 하면서 연기하고 있다."

송지나 작가와 연출자 윤성식PD와의 만남에 대한 박시연의 생각도 엿보았다.

"송지나 작가님의 작품은 어린 시절 내가 처음으로 드라마라는 것을 챙겨보게 해 주신 작품을 쓰신 분이었다. 그런 분의 작품을 한다는 것, 너무나 설레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리딩을 하면서 혼도 많이 났고 첫 촬영이 시작하기 전에 작가님을 찾아가서 많이도 괴롭혀 드렸다. 소녀 같으시면서도 정확한 표현력을 가지신 분이었다. 지금 촬영을 바쁘게 하고 있지만 배우들이나 감독님, 모두 작가님을 믿고 가고 있는 것 같다."

"윤성식 감독님은 미니시리즈는 처음 하신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만나 얘기해보니 열정과 노력이 넘치시는 게 느껴졌다. 현장에서도 목소리 톤도 단 한번 높이시지 않지만 현장에서의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을 끌어가시는 모습은 너무 훌륭하다. 처음 1회를 모니터 하면서 내가 출연하는 작품을 이렇게 말해서 좀 부끄럽지만, 영화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훌륭한 작가님과 감독님이 계시고 멋진 현장분위기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

"'남자이야기', 10년이 지나고 봐도 멋진 작품이란 평가 받고 싶다"

박시연이 '남자이야기'애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기대이상으로 부진한 시청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시연은 "'남자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될 돈이란 주제로 사랑 의리 부정부패 믿음 등등의 문제를 어쩌면 너무 현실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어서 보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불편하실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시청률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시청률 때문에 속상하지 않는냐는 질문도 많이 하신다. 물론 속상하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가 많은 분들이 명품 드라마라고 말해 주시고 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부심을 가지고 만들고 있기 때문에 10년이 지나고 보아도 멋진 작품이란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게 '모래시계'나 '여명의 눈동자' '태왕사신기'를 쓰신 송지나 작가님만의 힘이 아닐까 싶다. 난 내가 맡은 부분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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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시연 ⓒ송희진 기자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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