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원 "비로 오해한 유명세..이젠 내 이름으로"(인터뷰)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9.05.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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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송희진 기자 songhj@


"이 장면에서 발차기를 하면 어떨까요? 대역은 필요 없습니다."

이 말 한 마디에 대사가 생겼고, 배역 비중이 커졌다. 의도한 발언은 아니었다. 무술 감독을 꿈꾸며 서울 액션스쿨을 다닌 신예 정석원에게는 당연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적극적인 태도가 그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를 가져다줬다.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이하 '그사세')에서 배역이 기대 이상으로 커진데 이어 쟁쟁한 배우들을 물리치고 곧이어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연출 진혁ㆍ극본 소현경)에 캐스팅됐다. 현재 그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주말 안방극 1위를 달리고 있는 '찬란한 유산'에서 선우환(이승기 분)의 친구 진영석을 연기 중이다.

"'그사세' 덕에 관심을 받기 시작했어요. 당시 '그사세' 촬영차 싱가포르에 갔을 때 송혜교 선배 옆에 있다 비 씨로 오해받고 싱가포르 신문 1면을 장식했거든요. 소속사도 없을 때여서 혼자 밥 먹고 조금 외로울 땐데 갑작스런 현지 팬들의 관심에 너무 놀라고 신기했죠.(웃음)"

곧이어 정석원은 "싱가포르에서는 어딜 가든 팬들이 따라다니는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한국에 오자마자 쌩~ 찬바람이 불었다"며 멋쩍은 듯 웃음 지었다.


하지만 기회는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다가왔다. 그리고 '찬란한 유산'을 통해 배역이름이 있는 제대로 된 역할을 처음 하게 됐다. 진영석, 현재 그의 이름이다.

"돈 때문에 선우환 옆에 있는 속물근성이 있는 친구죠. 아직 대본이 나오지 않아 모르겠지만, 자폐아인 은우(연준석 분)를 제가 키우게 돼요. 은성 편에 설지, 승미 편에 설지 저도 궁금해요."

우선 진혁 감독은 정석원에게 밉지 않은 악역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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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송희진 기자 songhj@


"저도 진영석이란 친구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요. 선우환 옆에서 어떻게 변해갈지.(미소) 무엇보다 엊그제 대본 연습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어 읽을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요. 반효정, 김미숙 선배님들도 너무 재미있다며 좋아하시면서도 시청률이 초반부터 너무 잘 나와 걱정하시더라구요."

행복한 고민이다. 이제 막 8부가 방송됐을 뿐인데 반응의 속도가 대단하다.

"운이 좋은 것 같아요. '그사세'도 그렇고 '찬란한 유산'까지. 무엇보다 연기를 하면서 책임감을 배우게 됐어요. 처음에는 연기 뭐 어렵겠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이젠 화면에 나오는 모든 분들이 존경스러워요. 카메라 앞에 선 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거든요."

정석원은 배우의 매력에 조금씩 젖어들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저마 또 돈 받고 일하는 만큼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야겠다는 욕심까지. 매 순간이 긴장과 행복의 연속이다.

"배우가 됐다고 해서 무술 감독의 꿈을 버린 건 아니에요. 오히려 더 커졌죠. 연기가 안되면 절대 액션이 부각될 수 없으니 연기력을 인정받은 액션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무술지도하면서 작품에 출연하는 게 큰 바람이죠."

지난해 톱스타 비로 오해받아 유명세를 탄 정석원. 하지만 이제는 '정석원'이란 이름으로 사랑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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