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지선에 없는 '3가지 척'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09.06.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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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입는 거, 먹는 거, 노는 거... 일상생활 그 자체가 삐까번쩍, 화려하다.

둘째, 꽤 좋은 자가용을 타고 다닌다. 최소한 뚜벅이는 아니다.


셋째, 남의 눈 때문에 모자나 선글라스 착용은 필수다.

자, 위의 이야기는 뭐에 대한 걸까? ‘에이~ 척하면 삼천리지, 우릴 뭘로 보구~’ 하시는 분들 계실 것이다. 그렇다. 정답은 ‘연예인’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이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에,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인기, 각종 매체에서 보여지는 멋진 인터뷰들... 이런 것들이 연예인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다들 아실 것이다. 왜? 배고픈 무명 시절을 끝도 없이 길고 길게 보낸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니며, 수년 동안 기획사에서 고된 훈련을 거쳐서 세상에 드러내는 연예인들 또한 많다는 거... 모두들 다 아실테니까.


그만큼 연예인들의 삶이 처음부터 무조건 다 배부르고 등 따신 건 아니란 말씀. 그러나, 일단 무명 시절을 벗어나 얼굴이 좀 알려지면 상황이 좀 달라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때부터는 꽤 많은 여유가 생기니까. 때문에 대개의 사람들은 유명해지고 난 후의 연예인들의 삶을 생각해서, 앞의 이미지들을 갖는 것 같다.

그런데, 유명세를 타는 연예인들과 좀 남 다른 데가 있는 연예인이 있어서 지금부터 얘기해보려 한다. 누군가, 하면 바로 개그우먼 박지선이다. 박지선, 그녀에 대한 반응들은 다들 비슷하셨을 거라 짐작된다. 처음 등장했을 때, ‘야~ 정말 딱 개그우먼에 어울리는 외모다’라는 생각들을 하셨을 것이며, 좀 지났을 땐 ‘어라? 알고보니 명문대 출신이라네? 오~~~’하는 감탄들을 하지 않으셨나?

게다가 얼마 전에는 퀴즈 프로그램에서 5000만원이라는 거액의 상금을 거머쥐어서 우리를 놀래켰으며, 어떤 토크쇼에서 26년간 한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얘기로 또 우리는 놀래켰으니... 아마도 박지선,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이런 그녀가 또 한 번 우리의 허를 찔렀다. 아직도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는 사실. 왜? 매니저도 없으니 당연히 소속사 차량은 없고, 그렇다고 본인의 자가용도 없다. 그래서, 그냥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거라고. 이 얘기에 ‘연예인이라고 꼭 뭐 자가용이 있어야 돼?’라며 반문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연예인이 꼭 자가용을 끌고 다녀야된다는 법칙은 없다. 하지만, 대개의 연예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상전’처럼 떠받들어져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방송 의상과 메이크업 도구, 방송에 필요한 각종 소품들이 꽤 많아서 들고 다니기가 힘들기 때문이며, 사람들이 알아보니 약간은 불편한 점이 있어서다.

그런데, 그녀의 마인드는 정말로 남달랐다. 그녀는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거의 잊고 산다나? 그냥 자기는 아직도 일반인 같단다. 그래서, 꼭 자가용을 타고 다녀야된다는 생각은 없다고. 심지어 택시를 타는 일도 없단다. 예외의 경우는 정말로, 진짜로, 아주 아주, 쓰러질 만큼 아팠을 때만 택시를 탄다. 요즘은 중고등학생들도 다 타는 택시를 왜 안 타는지...? 혹시 택시를 자가용화 시켜서 생각하는 건지...? 여기에 그녀의 대답이 걸작이다. 아직 20대, 팔팔하고 젊고, 또 아직은 어리니까 택시 탈 나이가 아니란다. 지금은 좀 더 아끼고 절약해서 더 나이가 들면 택시를 탈거라나?

그녀의 이런 모습은 토크쇼의 어떤 작가와 인터뷰하는 날도 나타났다. 지금까지 인터뷰했던 연예인들은 거의 두 종류로 나누어진단다. 첫째, 방송국에서 인터뷰하는 사람, 둘째, 까페일 경우 밀실처럼 방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 눈에 안 띄는 장소에서 편하게 하는 사람으로. 그런데, 박지선의 경우는 이랬다. 사람들한테 휑~하게 공개되고, 사람들이 많은 커피숖에서 그냥 친구랑 만나듯이 인터뷰를 했다고. 그날 역시 그녀는 자신은 아직도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들어서 그런다나?

어떤가? 이런 그녀의 모습이 소박함을 넘어, 심지어 귀엽다는 생각까지 들지 않나? 조금만 잘되면, 잘난 척, 있는 척, 아는 척 하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인데,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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