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대박난다? 모르시는 말씀!

['청호' 이진성의 세상 꼬집기⑥]

이진성 / 입력 : 2009.08.3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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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 강남이라고 하면 사실 나의 보금자리이자 아지트다. 청담동에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기는커녕 아무렇게나 풀이 자라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35년을 살아왔다. 그런 이곳 '강남'에 대해, 나 조금 할 말 있다.



강남에서 대박난다? 모르시는 말씀

누구나 강남에서 약속을 잡는다. 누구나 강남 거리를 걷고, 누구나 이곳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그 거리, 어딘지 화려할 것 같고 돈도 좀 될 것 같다. 그러나 반만 알고 반은 모르는 이야기다. 생각해 보시라, 이곳에서 오래된 맛집 찾기가 어디 쉽나. 오래도록 한 자리를 지키는 가게도 손에 꼽는다. 때마다 바뀌는 가게들에도 다 이유가 있다.

강남 거리며 압구정 로데오에 늘 사람이 북적인다지만, 좁은 골목에 사람이 스무 명만 들어차 있어도 왠지 북적북적해 보이는 게 이곳이다. 정말 사람 많은 명동과 비교해 보면 이곳이 얼마나 한적한지 알 수 있다. 과수원도 있었던 산동네 청담동은 더하다. 차 없으면 돌아다니기가 힘든 탓이다.


더구나 임대료는 얼마나 비싼지. 까딱하다간 가게 하나 망하는 거 금방이다. 하지만 '물 좋은' 거리인 덕에 홍보하기는 좋다. 이곳에 가게가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지가 업그레이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뜩이나 쉽지 않은 이곳 상권에 요즘은 대기업 관련 가게들이 속속 자리를 잡는다.

이곳의 가게들이 더 흔들리기 쉬운 까닭은 쉽게 유행을 타기 때문이다. '오픈빨'이라고 하나, 오픈과 동시에 대박을 터뜨리는 집들이 있다. 하지만 대박이 더 무섭다. 오늘의 대박이 내일의 쪽박인 셈이다. 빨리 반응이 오는 만큼 더 빨리 반응이 사라진다. 진정한 대박은 천천히 조금씩 매출과 손님이 늘어나는 가게다.

그래서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은 강남에서 가게가 대박나면 권리금을 받고 얼른 팔아버린다. 그마저도 강남에서 한두 번 망해봐야 알 수 있다. 내가 왜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냐 하면 나 역시 강남에서 가게를 냈다 망해 본 유경험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도 강남에서 레스토랑을 하고 있지만, 뜨거운 반응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매출이 갑자기 너무 늘지 않게 조심스럽게 조절한다. 지금 잘 된다고 좋아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그건 연예인도 똑같다. 날 보면 안다. 내가 종종 말하지 않나. 내가 처음 TV에 나왔을 때, 반응이 서태지보다 빨랐다고. 우후후.

<이진성 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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