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미 "요즘 예능, 너무 달라져서 겁나"(인터뷰)

김겨울 기자 / 입력 : 2009.09.1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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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미 <사진제공=KBS>


이성미가 7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박미선, 이경실 등과 어깨를 겨누며 장기간 개그계의 파워 우먼으로 군림했던 그였기에 기대는 더욱 컸다.


그는 최근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상상플러스', '해피투게더',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특유의 거침없으면서도 재치 있는 화법을 구사해 그가 아직도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90년대 활약했던 중견 개그맨인 이홍렬, 이영자, 이봉원, 박미선 등과 완벽한 호흡을 이뤄내며 공백기를 가늠할 수 없는 그의 활약은 앞으로 예능계 판도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이성미는 "큰 관심에 부담스럽기도 하고 사실 부끄럽죠. 저는 그냥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고 밑에 애들이 너무 잘해서 아직까지는 묻어가는 것밖에는 없었는데요. 뭘"라며 겸손을 떤다.


그는 이어 7년 전에 비해 달라진 예능 환경에 스스로 격세지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아휴. 카메라도 열 몇 대씩 있고 겁나더라고요. 익숙하지 않아서 인지 예능이 진짜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했죠. 말하는 수위도 우리 때와는 너무 다르고요. 녹화 때 '이런 이야기해도 돼?', '그런 이야기해도 돼?'라고 몇 번을 물어봤다니까요. "

◆ "7080 개그맨이나 '줌마테이너' 활약 자랑스러워요."

이성미는 최근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 등의 프로그램에서 박미선, 김지선, 조혜련 등의 '줌마테이너'들의 활약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각자 위치에서 각자가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그런 신조어까지 나왔다고 생각해요. '참 잘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죠."

과거에 비해 개그맨들이 수명이 길어진 것도 내심 기뻤다고 말했다.

"7080 개그맨들이 잘되는 것이 좋아요. 반짝 바람이나 그런 것보다 오래가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개그에서 중요한 것은 흐름이거든요. 그것을 잘 유지해나가고 제대로 하려면 빨리빨리 하는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 몫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7080 개그맨이나 '줌마테이너' 들은 요즘 대세인 SBS '패밀리가 떴다'나 KBS '1박2일', MBC '무한도전'과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니냐고 묻자, 이성미는 "그것이 부럽지 않아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다 자기 역할이 있고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걸 재밌게 느낄 수 있는 시청자 층이 다른데 같은 기준으로 보는 것을 아쉽다"며 "저는 7080 개그맨, '줌마테이너', 유재석 씨나 강호동 씨와 같은 젊은 개그맨들이 제 몫이 있다고 믿어요. 그건 경쟁이 아니라 조화죠"라고 덧붙였다.

◆ "긴 공백 아쉽지 않아. 아줌마로 사는 게 행복했었어요"

긴 공백 기간 동안 러브콜도 많았다. 최정상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이들을 위해 캐나다로 떠난 그이기에 아쉬운 팬들이 많았는데.

"러브콜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긴 공백이 아쉽지 않아요. 아줌마로 살겠다고 작심하고 건너가서 아줌마로 있는 것이 너무 행복했고 당시에 돌아오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이 딱 잘 왔다고 생각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가 7년 만에 선택한 작품은 국내 최초 안티에이징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KBS 2TV '나이아가라'다. '나이아가라'는 제목 그대로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생방송으로 시청자들과 함께 늙지 않는 비결을 알아보는 오락과 정보가 가미된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에서 이성미는 무난한 진행과 이홍렬과의 완벽 호흡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에 이성미는 이홍렬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같이 진행하는 이홍렬 씨와는 라디오 DJ때부터 함께 해온 사이죠. 제가 개그를 이홍렬 씨한테 배웠어요. 그래서 인지 이홍렬 씨가 무슨 말만 하려고 해도 제가 '딱' 알 정도라니까요. 앞으로도 저희 콤비 기대해주세요."

앞으로 그는 어떤 개그를 보여줄 것인가. "하하. 오히려 그것이 더 부담스러운데요. 제 스타일, 제 모습 그대로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인기라는 것은 제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분들이 평가해주시는 것이니까 제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뿐이에요."

"그리고 제가 아줌마니까. '아줌마 표' 코미디로 보시면 되겠죠."

50살에 접어드는 그지만 낭랑하고 또박또박한 그의 목소리와 일목요연하면서도 위트 입담아 그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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