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벅머리' 이현진 "왕석현 닮았대요 ㅠㅠ"(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09.21 14:14
  • 글자크기조절
image
탤런트 이현진. 유동일 기자 eddie@


처음 브라운관에 등장한 이현진(24)을 봤을 때 누군가 그랬다. 저렇게 생긴 남자를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냐고. 훤칠한 키에 단정한 이미지, 귀염성 있는 미소까지 갖춘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더랬다. 그래서일까? 이현진은 데뷔 후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도 조건 두루 완벽한 '엄친아'를 주로 맡았다. SBS '가문의 영광'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연한 MBC '보석비빔밥'(극본 임성한·연출 백호민)은 조금 다르다. 덥수룩한 머리부터 심상치 않다. 이현진은 보석 같은 남매 말고는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궁씨 집안의 첫 아들이자 외무고시 준비생 산호 역을 맡았다. 극중에선 아예 늘어진 '난닝구'에 '추리닝' 패션을 고집한다.


이현진은 이마며 귀를 덮어버린 머리가 아직도 어색한지 한숨을 푹푹 내쉬었지만 이내 "될 대로 돼라. 득도했다"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달라진 머리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팬들도 낯설다고 한다. 이렇게 긴 머리는 처음인데 일단 손질이 안되고 감당이 안 된다. '그 전에 깔끔한 모습을 계속 했으니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 해서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굳이 앞날이 뻔히 보이는 길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팬들이 왕석현 닮았다고 한다. 이런, 이걸 원한 게 아니었는데….


-많이 신경 쓰이나 보다.

▲그래도 지금은 득도했다. '될 대로 돼라'다. 원래 머리에 좀 민감한데, 예전엔 옷 갈아입다 머리 망가지는 것도 굉장히 신경 썼다. 요즘엔 머리가 눌리든 말든 잠도 잘 잔다. 이 머리의 좋은 점이 눌리든 걸리든 별 상관이 없다는 거다. 극중에 계기가 있을 때 그걸 빌미로 자를까 생각중이다.

image
탤런트 이현진. 유동일 기자 eddie@


-고시생 콘셉트와 잘 어울리기도 한다.

▲패션도 제 의지와 원래 정해진 게 더해져서 콘셉트를 정했다. 그러고보면 스스로에게 씁쓸하기도 하다. 그런 걸 보면 아직도 제 그릇이 덜 됐나보다. 아직은 나이도 많지 않고, 비주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연기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에… 하고 혼자 실망하고 그런다. 아직 어린가보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퍽 짜다.

▲아직 연기자지만 배우는 아닌 것 같다. 배우라는 타이틀 참 멋지지 않나. 외람된 말이지만 배우 송강호, 배우 전도연, 배우 설명구, 배우 최민식 배우 김명민처럼 배우라는 말이 잘 아울리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대단한 것 같다. 자기 자신을 버리고 빠져들어야만 할 것 같다.

-'가문의 영광'에 이어 주말 가족극에 다시 들어갔다.

▲들어가는 것 자체를 꺼리지 않았다. 제가 연기를 잘한다고는 생각 안한다. 어디 건방지게 '이건 나랑 어울려', '이건 안 어울려' 하겠나. 편한 역이 있기야 하지만 가리지는 않는다. 아직 뭘 잘하는지 모르니까. 지금은 돈 받고 배운다는 마음으로 하니 편한 것 같다. 선생님들이 많으시니까 항상 긴장하게 된다. '잘 해야 되겠다' 하고.

-쉬지 않고 활동하는 이유는?

▲쉬어봤자 삶이 무료해진다. 보통 직장인은 1주일 일하고 쉬지만 우리는 작품 없으면 백수다. 쉬는 것도 한두 달이지, 넘어가면 '내가 왜 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다.

image
탤런트 이현진. 유동일 기자 eddie@


-연기자는 어떻게 된 건가.

▲모델로 시작했다. 그때는 아르바이트처럼 돈을 벌기 위해 했던 거다. 쇼 모델 서거나 하면 30만∼40만원 받고 하니 웬 횡재냐 했다. 하다 보니 연기에 욕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쉽게 돈 버는 직업이네' 하면서. 지금은 전혀 아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줄 그때는 몰랐다. 성격이 친한 사람들 몇몇과만 깊이 사귀는 편이라 더 힘들었다. 그렇다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1그램도 없다. 더 잘 하고 싶다. 난 승부욕이 강하다.

-'보석비빔밥'으로 목표가 있다면?

▲그냥 이현진이라는 사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쟤 잘한다' 이거 말고도 괜찮다. 아직 제가 연기하는 거 보면 오그라들어서 흠칫 놀랄 때도 있다. 끝날 땐 그냥 봐줄만 하다 그러면 좋겠다. 점점 발전하는 모습이 보인다고만 해도 행복할 것 같다.

-스타가 되고 싶지는 않나?

▲예전엔 스타를 꿈꿨다. 지금도 그런 꿈이 없다고는 말 못한다. 되면 좋지만, 지금은 이렇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 사람으로서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고…. 여우같은 여자가 좋다. 존경할 수 있는 면이 있었으면 좋겠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