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혜 실제모델 박태희 "발레 관심 높아져 감사"(인터뷰)

김명은 기자 / 입력 : 2009.09.30 08:53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박태희 단장과 배우 황신혜


시청률 40%를 넘긴 대작 드라마 '선덕여왕'과 맞붙어 힘겨운 싸움을 예상했던 KBS 2TV 월화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이하 '공돌'). 미진한 시청률에도 황신혜와 오연수 두 배우의 열연과 함께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공돌'(극본 임현경 이초은, 연출 박기호)은 대중과 조금은 거리가 먼 발레를 소재로 안방극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에서는 극중 공심(황신혜 분)이 이끄는 오성발레단이 오지에서 발레공연을 선보이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의 에피소드는 '공돌'의 발레 자문을 맡고 있는 박태희 발레비전 단장이 직접 진행하고 있는 인천문화재단의 '찾아가는 문화활동'의 실례를 빌어 꾸며진 것이다.

박태희 단장은 쉽고 재미있는 발레를 모토로 생활 속에 가까운 다양한 발레공연을 기획, 진행해오고 있다. 그 점이 '공돌'의 발레 삽입 취지와 부합해 드라마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활동('94~'04), 한국무용협회 신인콩쿠르 수석상('95)과 특별상('97) 등을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볼쇼이발레학교에서 지도자과정을 이수한 후 현재 발레교육기관 KNB발레아카데미 대표로 후진양성의 길을 걷고 있으며, 공연단체 발레비전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극중 춤추는 장면에서 대역을 하기도 했던 박태희 단장은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발레를 체계적으로 다룬 것 같다"며 "주변에서도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고 말했다.

"발레가 대중 예술에서 벗어나 부르주아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발레의 대중화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는데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도 있는데 저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져 감사했습니다."

'공돌'이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성인 발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반색했다.

70대 노인도 건강을 위해 아카데미를 찾는 일본의 발레 저변에 문화적 충격을 받은 그는 이후 국내 발레의 대중화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기 시작했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 발레리나를 한 번쯤 꿈꿨을 거예요. 드라마가 그런 분들께는 '이제라도 발레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다행히 국내에서 발레만큼은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어요. 최근 발레 공연이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그 저변을 넓혀가는 추세입니다."

image
ⓒ사진=박태희 발레비전 단장


그는 극중 발레리나 공심 역의 황신혜에게 한 달 동안 직접 발레 기본 동작과 자세 등을 가르쳤다. 또 드라마를 위해 자문 뿐 아니라 자신의 발레단원들이 출연하는 극중 발레 공연을 직접 연출하고 있다.

첫 회와 29일 방송에서 연이어 '돈키호테' 공연을 선보이게 된 것도 박 단장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이기로 했어요. '돈키호테'는 테크닉이 풍부하고 음악도 경쾌해 보여줄 게 많은 작품이거든요. 그만큼 관객들의 흡수도 빠른 편이죠."

그는 드라마에서 선보인 공연을 오는 10월 15일 경남 김해에서 열리는 전국무용제 오프닝 무대에 그대로 올릴 예정이다.

2회에서 방송된 블라인드 파티 장면에서 개그맨 송준근을 대신해 실제 춤 동작을 선보인 그는 "딸이 '춤추는 사람은 아빠인데 왜 얼굴은 곤잘레스냐'며 신기해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오성발레단을 이끄는 공심은 전액 장학제도를 시행하는 등 고급예술로만 여겨지는 발레를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또한 박 단장의 행보와 닮아 있는 부분이다. 그는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후배들을 후원을 하고 있다.

그는 "하루를 찍었는데 드라마상에는 10~15초 밖에 안 나와 아쉬웠다"며 "발레신이 좀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내비쳤다.

또 그는 "발레 공연은 시작과 끝이 정확한데 드라마는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더라"라며 "단원들에게 '마치는 시간이 없다'고 미리 공지했지만 적응이 안 된 단원들은 힘들어하는 눈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드라마가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는 걸 알았다. 더불어 연기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다시 태어난다면 연기자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며 껄껄 웃었다.

"기본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드라마에서 발레를 주요 소재로 선보인 것은 좋은 시도인 거 같아요. 그래야 대중과 같이 갈 수 있거든요."

어른들이 아이의 손에 이끌려 발레 공연을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그는 29일 방송된 '오지발레공연'에서 그 느낌을 표현했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발레에 대한 호기심으로 자리를 뜨지 않았던 어린 아이가 어른들의 열정에 불을 지폈던 것.

"우리 집에서도 그동안 할아버지는 '선덕여왕'을 계속 봐오셨는데 아이가 '공돌'을 보자고 하니 채널을 바꾸시더라구요.(웃음)"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