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싱어 "김지운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일문일답)

부산=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10.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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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진 기자


세계적인 흥행감독 브라이언 싱어와 김지운 감독이 만났다.

김지운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11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 피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관객들과 오픈 토크를 가졌다. 흥행 감독의 작품인 만큼 500여 팬이 모일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김지운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서로의 작품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이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김지운 감독에게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김지운 감독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일문일답

-김지운 감독의 작품 중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브라이언 싱어(이하 싱어)=사실 김지운 감독의 놀라운 점이 매번 다른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이야기가 어렵다. 어제도 누군가 물어봐 '달콤한 인생'이라고 말했지만, 워낙에 작품이 다르고 존경하는 감독이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 제일 좋다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 작품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김지운=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데뷔작을 빼고 모두 다 봤다. 연출한 모든 영화가 장르와 사이즈를 바꿔가면서도 좋은 성과와 성공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을 모두 성공시키는 다재다능함에 놀라웠다. 어떤 사람은 만지면 실패하는 마이너스의 손인데 브라이언 싱어는 마이다스의 손이다.

'유주얼 서스펙트'는 처음에 반전의 결말을 향하는, 서스펜스를 높이는 짜임새가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유주얼 서스펙트'는 다시 봤을 때 브라이언 싱어의 진가를 만날 수 있다. 꽁꽁 숨겨둔 반전을 향해서 캐릭터를 어떻게 사용하고, 배우에게 어떤 지리를 주는지 알게 됐다. 천재적인 연출력을 경험케 했다.

과연 이 사람이 어떻게 갈까 고민했었는데 '엑스맨'을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마이클 베이가 500만 달러의 유색인종 영화를 만드는 것, 쿠엔틴 타란티노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리메이크한다고 이야기할 만큼 반전이었다.

단순한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소수자의 딜레마 등이 탁월했다. 끊임없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소수자가 단단한 기존의 세력과 대립하고 화해해 가는 과정, 그리고 남아있는 불씨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굵직한 주제를 가지고 가는 천재 감독이라 생각한다.

-한국영화인과 미국영화인은 비즈니스 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김지운=일하면서 가장 다른 지점은 우리나라는 시나리오가 좋거나, 어떤 감독이 선택되면 잘 될 거라 생각한다. 할리우드 시스템은 이 스텝에서 다른 스텝으로 가는 과정을 예측할 수 없다. 그것은 시스템의 차이일 수도 있고, 제가 할리우드 시스템에 무지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좋아하고 성공할 수 있는 영화에 투자하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지난 방한 때 한국영화인을 적극적으로 만났다. 기존 할리우드 영화인과 어떻게 다른지.

▶싱어=가장 큰 차이는 파이널 컷에 대해서 감독에게 재량권을 준다. 감독이나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이 자유로운 것 같다. 할리우드에서는 파이널 컷에 대해 권한을 주 지 않는다. 제작비용이 크기 때문에 위험을 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좀 더 많은 기교와 설득이 필요하다. 김지운 감독이 할리우드 시스템이 예측 불가능한 것을 공감한다. 사공이 너무 많기 때문에 배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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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진 기자


-장르 영화의 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싱어=일단 SF나 판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그냥 인간의 이야기라면 재미가 없는데 SF나 판타지로 변장시킬 경우 재미있다. 기존에 보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스릴러 요소도 있다. 가령 '엑스맨' 시리즈는 사회 구조, 관용, 인간관계에 대해 다룬다. 인간 세상에서 가능하지 않은 것을 보여줌으로써 재미도 준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실현한다는 게 재미있다. 또 관객들은 이것이 화려한 액션이라 생각하지만 감독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영화를 연출할 때와 일상에서는 어떻게 다른지.

▶김지운=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항상 일상에서는 인자한 모습을 취하다가 마이클 베이처럼 폭군 스타일로 변하지 않는다. 가끔 현장에서 제가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 일상에서는 조금만 추워도 끼어 입고, 감정의 상처에 대해서 힘들어 한다. 현장에서는 내가 그것을 뛰어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무엇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이겨내는 초인적인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제작자 배우 스태프와 약속을 키기기 위해서다 그래서 약속은 슬픈 것 같다.

싱어 일단 저는 일상에서나 현실에서 통제에 대한 강박증이 있다. 제가 원하는 대로 돼야 하는 강박증이 있다. 마이클 베이나 제임스 카메론처럼은 아니어도 독재적인 것 같다. 이런 통제는 책임감 때문에 온다. 그렇기에 내가 영화를 준비하거나 촬영 등을 하고 있으면 일상과 현장이 다르지 않다.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것 같다.

-'엑스맨3'를 만들지 않고 '슈퍼맨 리턴즈'를 연출했다. 많은 사람들아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싱어='엑스맨3'를 못해서 죄송하다. 저도 '엑스맨3'를 연출하고 싶었는데 '슈퍼맨 리턴즈'도 하고 싶었다. '엑스맨1'과 '엑스맨 2' 시간은 4시간이지만 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이 투여된다. 지금 '엑스맨' 시리즈를 다시 하는 것에 이야기하고 있다. 휴 잭맨 등과도 사이가 좋다.

-'장화홍련'이 미국에서 리메이크가 안됐다. 리메이크작 '안나와 알렉스'를 봤을 때 어떤 느낌인지.

▶김지운=1년에 리메이크의 결과물들이 만족스럽지 못하게 나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장화홍련'을 예로 들면, 주제 자체가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공간에 의해 서 환기되는 것으로 감정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할리우드 시스템에서는 이해 불가하고 수용 불가할 수도 있다. 오묘한 지점들을 일일이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다 보니 논리오류를 범하게 된다.

'디파티드'의 경우 '무간도'의 긴장감이 없다고 비난하는데, 두 작품은 완전히 다르다. 저는 '무간도'를 새롭게 서양에서 탄생시킨 것은 진정한 리메이크라 생각한다.

-김지운 감독이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뭔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먹기 힘든 음식은 무엇인지.

▶김지운=제가 제일 경멸하는 음식은 슈퍼사이즈의 햄버거다. 입에 들어가지도 않고 흘리고, 제가 음식 먹을 때 흘리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햄버거는 20대 이후에 먹어 보지 않았다. 고기 자체를 다져서 하는 것은 떡갈비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싱어=한국에서 이런 질문을 하니까 수적으로 밀린다. 여기서 햄버거 싫어한다고 해도 되지 않냐. 제가 김치 싫어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냐(난감한 표정). 한국에도 무서운 음식들이 있다. 해삼은 못 먹겠다. 오이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형체가 이상했다.

김지운=오늘은 개불을 먹어봐야겠다(웃음)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질문)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이고, 이유는 무엇인지.

▶김지운='엑스맨3' 농담이다. 최근에 본 영화는 '렛미인'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좋았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는 어렸을 때 봤던 영화인 것 같다. 내가 영화라는 것에 빠지게 된 것은 '엑소시스트'와 이소룡 덕분이다. '엑소시스트'의 경우는 그냥 좋다.

싱어='엑소시스트'는 길지 않지만 주제가 다양하고 인물들이 살아 있다. 그래서 저도 정말 좋아한다.

-(김지운 감독의 질문) 하나의 무거운 질문과 가벼운 질문을 하고 싶다. '유주얼 서스펙트'는 결말이 알려지지 않아야 하는 닫힌 영화고 '작전명 발키리'는 결말이 알려져 있는 열린 영화다. 두 개의 영화를 다루는 방법의 차이는 무엇이고, 어떤 게 더 어려운지.

▶싱어=서스펜스를 형성하는 것에 있어서는 내가 관객들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보여주지 않을지 결정하는 게 크다. '유주얼 서스펙트'는 결과가 뜻밖이었지만 관객은 계속 추측을 할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다른 방향으로 보여준다. 속임수라 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사물을 넣거나 편집을 사용한다. 일부러 다른 관점으로 영화를 보여준 다음에 진실을 공개한다.

'작전명 발키리'는 히틀러가 암살당하지 않은 사연을 모두 알고 있다. 그래서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고 드라마에 집중한다. 사람들은 히틀러가 암살당하지 않지만 암살하기 위해 대규모 작전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실패했다는 사실로 서스펜스를 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톰 크루즈를 통해 당시의 상황, 고뇌를 전달하려 했다. 결과로 놀라게 하가 보다 전개를 통해 이야기하고, 규모가 컸다는 것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 했다.

'타이타닉'도 마찬가지 아닌가. 모두들 침몰하는 것은 알고 있다. 사람들이 결과를 알면서도 또 보는 것은 캐릭터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김지운 감독의 질문) 또 휴 잭맨과 톰 크루즈는 매너가 좋은 배우로 알려져 있다. 톰 크루즈는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애칭이 있다. 그 자리가 올라가려면 친절만 해서 는 안될 것 같다. 그가 가지고 있는 숨겨진 카리스마는 무엇인지. 톰 크루즈가 없으니 편하게 이야기 해달라.

▶싱어=작품 선정이 까다롭다. 감독을 선택하는 것도 까다롭다 .2년에 한번정도 출연하지 않나.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감독에. 자기가 어떻게 나오는가보다 영화 자체를 중요시 한다. 영화 스토리를 위해 연기 하는 것 외에도 열심히 한다.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자신이 관리를 한다.

김지운=제가 이야기를 하고 개인 블로그에 올리겠다.(웃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한다.

▶싱어=김지운 감독과 같은 훌륭한 아티스트가 좋은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 언젠가 김지운 감독과 일을 해보고 싶다. 언젠가 방법을 찾아서라도 일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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