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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야구단'(위), '오빠밴드'(아래) |
2009년 신상 리얼 예능 버라이어티의 성적이 갈렸다.
KBS2TV '1박2일'과 MBC '무한도전', SBS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가 주말 예능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방송사에서는 경쟁적으로 신상 리얼 예능 버라이어티를 선보였다. 그리고 신상 리얼 예능 버라이어티로 MBC '오빠밴드', KBS2TV '천하무적 야구단', KBS2TV '남자의 자격' 등이 등장했다.
하지만 3개월여 지난 지금 3%의 초라한 시청률로 고전하다 폐지가 결정된 리얼 예능 버라이어티가 있는가 하면 동시간대 막강 프로그램과 맞붙어 선전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같은 포맷 안에서 왜 성공과 실패가 나눠질까.
지난 6월 '오빠밴드'가 탄생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오랫동안 고전하다 기획된 프로그램답게 화제도 많았다. 카메라 밖 기자간담회를 방송에 내보내는가 하면 '김건모 콘서트', '슈퍼주니어 콘서트' 등에도 대형 무대에도 올랐다. '유마에' 유영석, '아동탁' 탁재훈, '병아리' 성민, '웃음을 잃은' 신동엽 등 캐릭터도 타 프로그램 못지않은 웃음을 선사했으나 현재 폐지가 논의 중이다.
이보다 앞선 4월 말, '천하무적 야구단'이 전파를 탔다. DJ. DOC 출신의 김창렬과 이하늘, 임창정, '내조의 여왕'과 '꽃보다 남자'의 스타 오지호와 김준, '개그콘서트'의 한민관 등 좀처럼 조합되지 않는 이들이 야구를 하겠다고 모였다.
딱히 포지션도 지정돼 있지 않고 변변한 유니폼, 연습 구장, 코치, 감독도 없는 상태로 시작했지만 이들은 즐기면서 야구만 팠다. 이제는 김C를 감독으로 영입하고, 이경필 코치, 서포터즈까지 생겼다. 그런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호응이 있더니 동시간대 막강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과 SBS '스타킹'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한 가지 미션만 파고든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음악과 스포츠라는 다른 주제를 선택했다. 즉, 주제 선택에서 문제가 갈렸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가수 출신 연예인이 대거 포진된 '오빠밴드'가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야구 기초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것.
탁재훈이나 홍경민이 밤새도록 공연 연습을 하는 것이 직업의 연장선이지 안타까울만한 일은 아니었다는 것. 그에 반해 오지호가 야구하다 다치고, 한민관이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공을 아쉽게 놓치는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사회인 야구단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감정 이입을 시키고 본업이 아닌 또 다른 도전을 하는 이들을 응원하고 싶게 만든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오빠밴드'는 태생적으로 리얼 예능 버라이어티를 하기에는 좀 더 잘 짜여 진 구성이 필요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대망'과 '퀴즈프린스'의 땜빵이 아닌.
출연자들도 모르게 매번 엉뚱한 미션이 진행되는 '무한도전'이나 연예인으로만 살아 온 중년 남성들이 '신입사원으로 일하기'에 도전하는 '남자의 자격'의 성공은 전혀 다른 분야의 서툴고 의미 있는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끌어내서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