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모' 노출까지..어디까지가 예술?

신희은 기자 / 입력 : 2009.10.2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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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매거진 화보가 날이 갈수록 과감해진다. 해외에 본사를 둔 라이선스 잡지들이 대거 국내에 뿌리 내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파격노출'도 잦아졌다.

예술적 독창성을 위해 독특한 콘셉트로 가슴 등 상반신에서부터 음모까지 노출하는 작품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이 같은 흐름은 예술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들며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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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점에 진열, 판매 중인 월간 패션매거진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코리아' 11월호에는 영국의 한 유명 사진작가 대니얼 잭슨의 화보가 실렸다. 화보 콘셉트는 복제인간 '프랑켄슈타인'을 재현한 패션. 모델 귀네비어가 전신에 살색 타이즈를 착용하거나 얼굴만 가리고 가슴과 음모를 노출하는 등 파격적인 연출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여성 트렌드 잡지 'W'가 남성모델 김재욱의 파격 누드화보를 실어 화제가 됐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로 대중성을 확보한 김재욱은 화보에서 옷을 걸치지 않은 채로 정면으로 선 모습을 연출했다. 성기 바로 위 음모까지 드러낸 이 작품은 선정성과 작품성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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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에는 독특한 콘셉트와 과감한 노출사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확보한 사진작가 테리 리처드슨이 방한해 화제가 됐다. 그에게 성기 노출 정도는 '기본'이지만 참여 모델의 지명도와 국내 정서를 고려한 듯 '엽기'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김혜수, 윤진서 등이 가슴을 드러낸 사진이 남성 패션매거진 '아레나' 6월호에 실렸다.

모델과 배우뿐 아니다. 지난해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주원씨도 패션매거진 '보그 코리아'에 상반신 누드 화보를 공개했다. 당시 김 씨의 파격 노출을 두고 일각에서는 '순수예술가가 선정적인 누드를 촬영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결국 김 씨는 "누드사진도 발레를 위한 리허설"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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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파격노출 화보'가 연이어 공개되는 데 대한 선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외설'을 판단하는 패션매거진 심의 기준은 종전보다 유연해졌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국내간행물팀 관계자는 "단순히 남녀의 가슴, 성기 및 체모노출 등을 획일적인 선정성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지는 않다"며 "전체에서 문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 분량, 메시지 등 양·질적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유해성'에 대한 변화하는 사회 인식도 반영해 탄력적으로 심의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월 2회 심의위원회를 열어 선정성 논란이 제기된 작품에 대한 검토·토론 작업을 거치고 있다. 출판관련 전문가, 교수, 변호사 등 각계각층의 심의위원 10인이 매체 성격, 화보의 작품성과 예술성, 콘셉트 등을 감안해 판단을 내린다

심의 방식에 대해서는 "잡지 출간 이후 '사후심의'를 거쳐 과도하게 선정적이거나 청소년에 유해한 간행물로 판단되면 주의, 경고, 배포중지, 내용삭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며 "최근 들어 예술성을 중시하는 패션매거진 화보 특성상 다소 선정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잡지사측에 주의를 촉구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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