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뜬 드라마, 뭐가 달랐나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9.12.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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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도 수많은 드라마들이 쏟아졌다. 어떤 드라마는 대박이 나고, 또 어떤 작품은 대박 드라마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는 게 드라마의 운명이라지만 늘 사랑받는 드라마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바로 올해 드라마에서 단연 화두가 된 '막장' 여부를 떠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복수는 나쁜 것이지만 은재(장서희 분)의 복수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고, 입꼬리를 살짝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간담을 서늘하게 한 미실(고현정 분)이었지만 그녀의 정치 야욕은 사람이라면 응당 이해가는 대목이 있었다.


이게 똑같은 '막장 드라마'란 얘기를 들으면서도 SBS '아내의 유혹'이 MBC '밥줘'와 차별화된 점이다. 출연하는 배우들조차 극중 캐릭터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할 정도로 대중의 공감과는 거리가 멀어진 '밥줘'는 막장이란 비난과 함께 이해할 수 없는 전개를 통해 막장드라마의 끝을 보여줬다. 불륜 등 막장 요소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는다는 얘기다.

막장이 올 드라마계 핫 이슈였다면 막장 요소 없이도 성공을 일궈낸 작품도 있다. MBC '선덕여왕'과 함께 40% 시청률을 돌파하며 국민드라마가 된 SBS '찬란한 유산'이다.

'찬란한 유산'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유쾌하게 담아내 10, 20대는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한 전 시청 층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는 없었지만 김미숙이라는 연기파 배우의 농익은 연기와 한효주, 이승기라는 젊은 배우의 전진 배치는 시청자들에게 풋풋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도시 여자'에서 '털털녀'로 돌아온 김남주의 복귀작 MBC '내조의 여왕'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주부라며 한 번쯤 겪어봤을 이야기로 공감을 샀다. 학창시절 잘 나가는 퀸카였지만 무능한 남편을 만나 억척 아줌마가 된 천지애(김남주 분)의 이야기는 주부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으며, 지독한 불황이 닥쳤던 사회 분위기와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인기몰이를 했다.

2009년 연말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KBS 2TV '아이리스'는 그간 한국 드라마 계에서 시도됐던 액션 드라마와는 한 차원 높은 내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실 그간 '로비스트' 등 거액이 투자된 작품은 있어왔지만 다양한 미드를 통해 높아진 시청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아리리스'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액션으로 한국형 첩보 드라마의 새 가능성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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