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 하차' 박승대 "오만했고 역부족이었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12.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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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대


SBS 공개개그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부활을 기치로 기획작가로 전격 투입됐던 박승대가 결국 하차했다.

박승대는 16일 오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11월 초부터 실패의 책임을 지고 '웃찾사' 녹화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승대는 "3개월이란 시간은 '웃찾사'를 부활시키는데 너무 짧았다"며 "준비는 없이 단기간에 살릴 수 있다고 자신했던 내 자신의 오판이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배 개그맨들을 믿지 않고 제 생각만 밀어붙인 것도 제 불찰"이라며 "'웃찾사'를 떠난 지금 이 모든 것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대는 "'웃찾사'는 패배주의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기간에는 '웃찾사'를 살릴 수 없다. 떠난 시청자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다음은 박승대와 일문일답

-언제 하차했나.

▶11월 첫째 주부터 '웃찾사' 녹화에 참여하지 않았다. SBS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의 결정이었다. 언론과 시청자에 3개월 안에 시청률 두 자릿수대로 끌어 올리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SBS에서는 더 했으면 바랐지만 깨끗이 손을 뗐다.

-책임 회피일 수도 있는데.

▶장기적으로 시간을 주면 못 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3개월이란 기간은 내가 한 약속이었다. 딸 돌잔치도 못하고 매달렸다. 내 인생을 다 걸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내가 모자란 부분이 무엇인지 반성 중이다. 개그 패턴 등이 바뀌었는데 그걸 깨닫지 못했다. 내가 모자랐던 이상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본다.

-'웃찾사'의 문제가 뭐라고 보나.

▶'패배주의'가 가장 큰 문제다. 잘 되는 것은 서로 하려고 하고, 안되면 서로 안하려 한다.

-결국 그러한 문제를 극복 못한 것인가.

▶외부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것도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떠난 시청자들을 불러 모으는 게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 한마디로 사랑하는 여자와 오래 전 헤어지고 나서 그 여자에게 다시 돌아오게 하는데 3개월이면 된다고 오판한 것이다.

-'웃찾사'에 작가로 들어가면서 3개월이면 된다고 했었는데.

▶예전 '개그콘서트'의 '갈갈이 패밀리'를 궤도에 올리는데 3년을 조련했다. '웃찾사' 전성기도 1년간의 조련 끝에 나온 것이다. 제가 가장 큰 실수한 게 준비를 안했다는 거다. 준비를 안 한 것은 제 자신의 가장 큰 불찰이다.

-그러면서도 자신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생각한 개그를 후배 개그맨들하고 맞추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정적으로 저 혼자 독불장군식으로 나간 게 문제였다. 조직원을 믿지 않고 나 혼자 일하려고 했던 게 실패의 큰 원인이었다.

-애초에 3개월이란 시한을 정하지 않으면 되지 않았나.

▶3개월이란 시한을 정한 것은 여기에 모든 것을 다 걸겠다는 의미였다. 지난 3개월은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다.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하게됐다.

-박승대가 떠난 '웃찾사'는 어떻게 되는가.

▶떠나면서 '웃찾사'의 살 방향에 대해 제작진과 많은 논의를 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단기간에 절대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시스템'의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 말이다.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게 '웃기는 게 뭐가 어렵나'라고 하는데 동네에서 떠드는 건 쉽지만 논리적으로 누군가를 웃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난 3개월간은 처절했지만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오만해서는 얼마나 실패할 수 있는지 이번에 정말 철저하게 느꼈다. 멋있게 고통을 치러봤으니 이제 다시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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