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실의 '참견'과 '구박'이 밉지 않은 이유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10.01.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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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기자


2009년 방송3사의 각종 시상식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진 후, 2010년 새해를 맞이했다. 연말 시상식이 끝난 지 약 1주일정도 된 지금도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수상 소감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한 사람, 아마도 이경실이 아닐까, 싶은데... 뭐,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짧게 요약해보면 이렇다.

"저에게 또 이런 날이 올까 그런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시상식에 의례 오는 거였다. 몇 년 동안 시상식에서 후배들을 축하해주고 싶은데 떳떳하게 오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집에서 지켜볼 때 내가 언제쯤 거기 갈 수 있을까 했는데 작년부터 다시 시상식에 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무엇보다도 다시 받아준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 방송에서 컨셉트가 구박인데 믿어주고 따라준 후배들에게 고맙다."


그녀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같이 눈물이 나다가 너무 아이처럼 막 잉잉~ 울 때는 한편으로 웃기기도 했다. 이 감정은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었던 거 같다. 그러니 화제가 됐을 테니 말이다.

줌마테이너 경실댁이 수상소감에서 말했다. "다시 받아준 시청자들에게 고맙다... 구박 컨셉을 받아준 후배들에게도 고맙다"라고. 그렇다. 우리의 경실댁은 그렇게 보인다. 그래서일까? ‘이경실’이란 이름을 들으면 ‘너무 드세다’ ‘쩌렁쩌렁한 웃음소리가 너무 거슬린다’ ‘기센 여자다’ 이런 평가들도 꽤 있었다. 그리고 이런 모습들만으로 인간성도 왠지 별로? 라고 생각하신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 거 인정한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경실댁은 어떨까? 지금부터 좀 파헤쳐보겠다. 방송과 실제가 다른 연예인들이 뭐, 꽤 많지만... 경실댁 그 중에서도 진짜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참으로 진지한 사람이며, 소위 말해서 ‘잘못나가는’ 또는 ‘아픔이 있는’ 연예인들에겐 대기실에서 다독여주는 따뜻한 동료인... 경실댁과 함께 일해본 사람이면 그녀의 인간적인 면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경실댁을 알게 되면, 속으로 좀 놀라게 되는 순간이 있다. ‘어머~ 방송에선 되게 무서워보이는데 사실은 안 그렇네?’하고 말이다.


어찌되었건 그녀의 설렁탕 국물처럼 진국 같은 속마음을 아는 동료들은 모두 이런 경실댁의 배려에 고마워한다는 사실이다. 그 ‘배려’가 단순한 겉치레요, 접대용 멘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가 주변 동료들에게 베풀어준 ‘배려’는 배고파 본 사람만이 배고픈 아픔을 이해하는 것과 같은, 아파 본 사람만이 병실에 누워있는 사람을 아픔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 그것이 100% ‘진심’이란 걸 느낄 수 있어서 더욱 더 고맙다고들 얘기한다. 이런 경실댁의 본래 모습을 알고 있어서였을까? 그녀의 수상소감에 더욱 울고 웃었을 수밖에.

그렇담, 다시 방송 작가입장에서 돌아가서 ‘인간 이경실’에 이은 ‘방송인 이경실’의 모습은?

방송에서 경실댁이 ‘누군가 한 사람을 잡아서 괴롭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 그건 진짜 괴롭히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방송에서 돋보이도록 끌어주는 역할을 그렇게 오해했던 것이다. (수상 소감에서도 말하지 않았나? 컨셉트라고.) 그것 때문에 경실댁이 이 게스트, 저 게스트에 계속 참견(?)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하셨던 분들도 계셨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다른 게스트들을 더욱더 돋보이게 하기위한 경실댁의 ‘계산’이었다는 거... 지금 이 순간부터 꼭 기억해주시길 부탁한다.

여기에 대한 더 구체적인 상황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곰곰이 생각해보시라. ‘세바퀴’에선 그녀가 신인들을 이렇게 저렇게 ‘건드려줌?’으로 한 번이라도 더 카메라에 비춰지게 해주며, 지금은 폐지된, 과거 SBS의 ‘진실게임’에선 방송출연에 긴장한 일반인들의 끼를 최대치로 끌어내줬던 거 새록새록 기억나시지 않는가? 어디 이뿐인가. 케이블 방송의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 프로그램에선 방송되기 민망하고 야한 이야기들을 유머로, 때로는 의미있게 잘 정리해주는 명 MC의 모습까지... 경실댁은 어느 무대에서나 퍼펙트하다 이 말씀.

이런 경실댁을 보며 방송작가 입장에선 고마움과 동시에 같은 아줌마로서 동지애까지 느낀다. 자, 앞으로도 우리의 경실댁, 어떤 프로그램에서든 멋진 활약을 계속 기대해보며. 아줌마 이경실, 2010년에도 파이팅~이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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