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 12년만에 또 "나는 세상의 왕이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01.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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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돌아왔다. 1997년 '타이타닉'으로 영화세계에 왕으로 등극했던 제임스 카메론이 12년만이라는 긴 침묵을 깨고 귀환했다.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발표한 '아바타'가 현재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경이적인 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아바타'는 지난 5일까지 10억9870만 달러를 벌어들여 '캐리비언의 해적-망자의 함(10억6620만달러)'을 제치고 전 세계 역대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로는 역대 흥행 2위인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11억1910만달러)를 조만간 따라잡고 역대 1위인 '타이타닉'(18억4200만달러)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21일만에 700만명을 돌파, 9일께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743만명)을 제치고 역대 외화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영화제에서 11개 트로피를 거머쥐고 "세상의 왕이다"라고 외친 쉰 일곱살의 제임스 카메론이 영화역사를 또 한번 쓰고 있는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은 최근 공항에서 싸인 해달라는 팬에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보도될 만큼 깐깐하고 오만하며 완벽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그렇지만 그런 성격이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여러번 내몰릴법한 그를 지금의 위치로 만들었다.

'피라냐2'로 볼품없이 영화인생에서 출발한 그는 '터미네이터'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흥행에 실패한 초짜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맡기란 쉽지 않은 법. 그덕에 적은 예산으로 터미네이터를 스톱모션 기법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터미네이터'는 그 뒤 제임스 카메론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말들과 세계관의 단초를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아바타'도 표절 논란에 휘말렸듯이 '터미네이터' 역시 표절 논란 끝에 소송까지 갔다. 결국 제임스는 자신의 책을 표절했다고 주장한 핼런 앨리슨에 엔딩 크레딧에 올려야 했다.

카메론 월드가 뻔한 이야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또 새로운 기술을 추구하는 방식, 빠지지 않는 여전사 등도 '터미네이터'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제임스 카메론은 '터미네이터' 덕에 '에일리언2'를 맡게 됐다. 당시 제임스는 '에일리언2' 대본을 부탁받았다가 연출까지 떠맡게 됐다. 이 영화를 통해 시고니 위버와 인연을 맺었다.

제임스는 부인인 게일과 '에일리언2'를 제작하면서 시고니 위버와 함께 그의 운명적인 파트너들과 인연을 맺었다. 91년작 '터미네이터2'는 제임스 카메론을 할리우드에 반석같은 위치로 만들었다. 사실 그는 '터미네이터2'가 '터미네이터' 시리즈 완결편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3편은 아예 무시했으며 때문에 지난해 개봉한 4편 감독인 맥지가 '아바타' 촬영장으로 찾아왔을 때도 "마음대로 하라"며 내치기도 했다.

'트루 라이즈' 등에서 재능을 소비하던 그가 '세계의 왕'으로 등극한 것은 당연히 '타이타닉' 덕분이다. 1997년 개봉한 '타이타닉'은 12년이 지나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를 들고 나올 때까지 위협을 가한 영화조차 드물었다.

그 뒤 제임스 카메론은 영화 제작과 드라마 제작에 전념했지만 어릴 적 품었던 '아바타'에 대한 꿈은 잊지 않았다. 일본 만화 '총몽' 실사화를 추진하던 그는 새로운 CG기법들이 탄생하는 것을 보고 '아바타'를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다른 영화를 제작하는 척하며 끊임없이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설득하고 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5억불에 달하는 제작비에 제작사 이십세기폭스사가 경악한 것은 당연지사. 제임스가 당초 3억불로 알려진 제작비를 훌쩍 넘긴 것은 폭스를 두렵게 했다.

제임스는 '타이타닉'도 당시 제작비를 훌쩍 초과해 제작사를 도산 위기까지 몰고 가기도 했다. 폭스는 결국 '아바타'를 개봉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앨빈과 슈퍼밴드2'를 개봉시키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결국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로 꿈을 이뤘고 영상혁명이라는 수식어까지 받게 됐다. '김윤진은 최근 스타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제임스 카메론과의 작업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김윤진은 2007년 '아바타' 여주인공 제안을 받고 2주간 테스트를 받았다. 결국 '로스트' 촬영 때문에 불발에 그치긴 했지만 그녀는 그 기간을 꿈처럼 기억했다. 김윤직은 "제임스 카메론을 깐깐하고 괴팍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배우들에 끊임없이 자부심을 불어넣어주고 용기를 주는 것을 보고 왜 제임스 카메론인지 알 것 같았다"고 했다.

김윤진은 "당시 테스트 영상이 지금 완성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면서 "머리속에 갖고 있던 꿈을 옮길 수 있는 사람이기에 이런 영화가 가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카메론이 또 한 번 흥행 신화를 이룰지, 설사 자신을 넘어설지 몰라도 이미 '아바타'로 그는 또 다른 세상의 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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