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노' 작가 "대길은 장혁을 만나 대길이 됐다"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0.03.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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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인기사극 '추노'가 오는 25일 제24화로 막을 내린다. '추노' 인기의 8할은 역시 주인공 대길 역의 장혁과 송태하 역의 호지호일 터. 이들은 그간 야생 짐승남으로서, 한 여인(언년/혜원·이다해)을 사이에 둔 순정남으로서 긴 시간을 함께 했다. 한때는 쫓고 쫓기는 사이였으되, 이제는 오로지 한 곳만을 함께 바라보는 동지 아닌 동지로서.

그러면 '추노'의 천성일 작가는 이들 대길과 송태하, 장혁과 오지호를 어떻게 평가할까.


천 작가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들을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일목요연하게 평가했다. 먼저 장혁.

"태초에 점이 있었다. 점과 점이 만나면 선이 되고, 선과 선이 만나면 면이 되고, 면과 면이 만나면 3차원 공간이 된다. '대길'은 내 머리 속에는 선이었고, 대본에서는 면이었다. 그런데 장혁씨가 대길을 3차원으로 만들어줬다. 아니 그 이상을 해줬다."

-작가로서 극찬으로 들린다. 구체적 사례를 든다면?


▶장혁씨를 좋은 배우라고 느꼈던 적이 있다. 대본에 나온 대사들의 어감과 어순을 이 장혁이라는 배우가 교묘히 바꾼 것이다. '추노'에서 가슴에 탁탁 꽂혔던 대사들은 대부분 장혁씨가 고쳤다. '난 평생 너랑 살 거다' 이런 대사가 있었는데 장혁씨는 이를 '난 평생 살 거다..너랑'으로 고쳤다. 장혁씨는 대길을 연기한 게 아니라 대길이 돼 있었던 거다.

다음은 오지호.

"배우로서 이 송태하 역에 답답했을 것 같다. 연기도 나고 용암도 뽀글뽀글 끓고 있는데 주변만 뜨끈하게 데워주는 역할이었으니. 시청자들은 송태하에게서 화산의 폭발을 기대했을 것이다. 송 장군으로서, 칼 한 번 높게 들고 선봉에 나서는 그런 모습. 하지만 작가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안 됐다."

-오지호가 연기한 송태하 캐릭터가 독특하다. 계급인식의 한계도 드러나고.

▶맞다. 송태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다. "난 사대부 출신이다" "난 너희와 다르다"는 뿌리 깊은 자존감이 가득 배어있는 인물이다. 그는 노비 생활을 했어도 "난 노비가 아니다"고 느낀 인물이다. 송태하 입장에서는 노비를 주인의 입장에서 사랑으로 대하는 게 아름다운 것이었지, 주종관계가 없어지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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