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자란 아역' 심은경 "美유학, 록밴드가 꿈"(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10.04.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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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 ⓒ 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심은경은 잘 자란 아역으로 평가 받는다. 2004년 '장길산' '단팥빵' 등으로 얼굴을 알린 뒤 올해 드라마 '거상 김만덕'에서 이미연의 아역으로 호연을 펼쳤고, 영화 '반가운 살인자'로 관객을 찾는다. 또 김남길 한가인이 출연하는 '나쁜 남자'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스크린과 TV를 종횡 무진하는 차세대 기대주다.

그녀는 영화 '반가운 살인자'에서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를 꿈꾸는 영석(유오성 분)의 딸 하린 역을 맡았다. 아버지가 연쇄살인범일지 모른다며 신고하는 당돌한 딸. 아버지를 매섭게 쏘아보는 그녀에게 '엄친딸'보다는 반항아의 기운이 느껴진다. 심은경은 극중 하린이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전했다.


"분노게이지가 오르면서 연기했죠. 제 실제 모습과 하린은 많이 닮았다. 아빠, 학교 친구들 싸우는 장면 등 10대가 할 수 있는 고민이 담긴 것 같다"

심은경은 연기 욕심이 많은 배우로 알려져 있다. '불신지옥' 거상 김만덕' 등 고생스러운 작품을 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 그녀는 촬영장에서 어머니에게 연기에 대한 자문을 계속 구한다. 심은경은 연기가 아직 먼 존재 같다고 전했다.

"자꾸만 욕심을 내다보니까 더 많은 것을 하게 된다. 욕심을 잡으려면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연기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녀의 연기에 대한 욕심은 '반가운 살인자'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극중 유오성에게 뺨을 맞는 장면에서 실제로 맞기를 자청한 것이다. "리얼함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생각 하나에 그녀는 두려움 없이 맞기를 원했지만, 유오성이 말렸다고. 유오성은 "실제 리얼함도 중요하지만 꼭 실제 맞는 것이 좋지 않다. 맞는 연기를 많이 해본 선배의 이야기는 들어라"라는 조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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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심은경 ⓒ 이동훈 기자 photoguy@


심은경은 스스로 지금이 사춘기인 것 같단다. "또래 친구들보다 늦게 온 것 같아요" 그녀는 극중 영석과 싸우는 하린을 보면서 자신을 투영하게 됐다. 심은경은 연기와 일반 학생으로서 삶에 고민하고 있다.

연기자로서의 화려함보다 평범함 속의 행복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이 같은 그녀의 사춘기는 유학을 결심케 했다. 사실 잘 자란 아역으로 평가 받는 배우에게 유학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연기를 쉰다는 두려움, 불투명한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심은경은 "평생 연기자의 길을 안 갈지 모르지 않을까요.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는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기 때문에, 연기보다 평범한 학생의 경험도 욕심이 났다고 강조했다. 학교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뛰어노는 생활. 이에 그녀가 선택한 미국의 고등학교는 한국인이 2명 밖에 없는 소규모다. 흔히 말하는 미국의 명문고가 아닌 일반 평범한 학교를 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유학 가서 설레겠다는 말을 던지자 손사래를 치며 "얼마 전에 미국에 다녀왔는데 환상이 다 깨졌다"고 답했다.

"영화처럼 학생들이 예쁜 교복에 스쿨버스를 타고 다닐 것을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가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유학가면 한국의 친구들 가족들이 보고 싶을까봐 두렵긴 한다. 한국인들이 오는 성당을 열심히 다녀야 하지 않을까요"

심은경이 유학가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밴드 결성이다. 아이돌그룹을 쫓아다닐 나이지만 그녀는 마릴린 맨슨과 같이 강렬한 이미지의 록을 좋아한다. 그녀가 꿈꾸는 밴드의 자신 모습은 기타리스트라고.

"지금도 기타를 배우러 다닌다. 드럼도 배울까 생각하고 있다. 하드록을 들으면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해소되는 것 같다"

1년 뒤 우리는 국민 여동생으로 자라던 심은경을 못 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은 잠시가 될 것이다. "비상을 위한 잠시의 도약." 심은경은 돌아올 때는 '엄친딸'이 돼 컴백하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해맑은 웃음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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