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드컵중계, SBS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전문)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4.12 11:41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임성균 기자


KBS가 SBS에 대해 2010 남아공월드컵 공동중계협상에 성실히 응할 것을 촉구하며 향후 SBS에 민·형사상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KBS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조대현 부사장, 박영문 스포츠국장, 이준안 법무팀장, 배재성 제작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월드컵중계권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대현 부사장은 "KBS가 국가기간 방송으로 남아공 월드컵 공동중계를 통한 보편적 시청권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을 맞게 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까지 SBS와 공동중계를 위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불성실하게 응했다"며 "지난 2006년 5월 공동중계를 위한 3사 사장단 공동합의를 깬 SBS의 행위는 불법행위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image
KBS가 12일 공개한 '스포츠방송 3사 사장 합의문' ⓒ사진=임성균 기자



다음은 '월드컵 중계권 관련 KBS 입장' 전문

공영방송 KBS가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6월에 열릴 남아공 월드컵마저 중계방송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KBS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가기간방송으로서 보편적 시청권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을 맞게 된 데 대해 책임을 느끼며 먼저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KBS는 그동안 영리 지상주의를 추구하는 상업방송의 비합리적인 협상 태도에도 불구하고 국민 통합과 보편적 시청권을 실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SBS는 KBS의 거듭된 요청을 외면하고 추상적이고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우며 협상을 지연시켰습니다.

이제 남아공 월드컵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중계방송 준비기간 등을 감안할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을 맞았습니다.

이에 따라 KBS는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도외시하고 상업적 이익의극대화만 추구하는 SBS의 불법행위과정을 시청자 여러분에게 소상히 밝히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KBS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4년 전이 2006년 5월 30일, KBS, MBC, SBS는 코리아풀(Korea Pool)을 구성해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방송권을 공동으로 확보하기로 합의했고 사장단이 서명한 합의서를 교환했습니다.

그러나 SBS는 이 합의를 깨고 몰래 단독 계약을 체결해 막대한 국부 유출은 물론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국가적 행사를 이윤후구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빚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SBS는 코리아풀 합의 이전에 이미 한 스포츠마케팅사와 비밀협정을 맺고 단독계약을 은밀하게 추진한 부도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SBS의 단독계약에서 비롯된 방송권료 추가분까지 분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등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상에 임했습니다.

그러나 SBS는 지금까지 공동중계와 관련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월드컵 상송권의 가치상승과 공동중계에 따른 SBS의 불이익 등 계량하기 힘든 부분까지 방송권료에 반영할 것으로 요구했습니다.

중꼐방송을 위한 시간이 촉박한 만큼 KBS는 지난주 2006년 방송 3사 사장단 합의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SBS는 지난 주말, 기존의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을 되풀이 하는 답변만을 보내왔습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선수는 국가대표입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경기는 국민 모두의 것 입니다.

그런데도 상업방송이 자사의 이익을 좇아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에 KBS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법적 제도 장치를 마련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선, 중계권 협상과정에서 SBS가 저지른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한 민 형사상 소송을 제기해 엄중히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이벤트를 국민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주요 책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KBS는 공영방송제를 도입한 나라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는 국가기간방송의 의무 중계제도를 이제 우리도 도입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과다한 경쟁에 따른 국부 유출 등 폐해를 막을 장치도 필요합니다.

SBS에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2006년 방송 3사 사장단 합의사항을 이행해 누구나 월드컵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을 실현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시청자 여러분, KBS가 월드컵 중계에 대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점을 거듭 사과드립니다.

KBS는 이번 일을 교훈삼아 겸허한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가기간방송의 길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0. 4.12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