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이 "원산폭격후 바로 캐스팅됐다"(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 홍봉진기자 honggga@
ⓒ 홍봉진기자 honggga@


이아이를 아십니까? '너는 내운명' '태왕사신기' '한성별곡'이 출연작. 하지만 관객들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것은 그녀는 주인공이 아닌 작품의 재미를 살려주는 조연이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리고 영화 '대한민국1%'로 첫 스크린 주연작을 쥔 신인 이아이. 외우기 쉬운 이름만큼 그녀의 성격은 활달하고 시원시원하다. 그녀는 극중 대한민국 해병대 수색대에 처음 부임한 여군 하사관 역을 맡았다.


여배우로서 첫 주연작으로 여군을 선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에게 냉정하게 "주연이기에 선택한 것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이에 잠시 말을 멈춘 뒤 "연기에 목말랐다"고 전했다.

연기로 유명한 대학을 가고 싶어 일본대학 영화과 연기전공으로 진학했을 만큼 열정을 가졌다. 하지만 기회는 쉽사리 오지 않았고, 이에 예쁜 여주인공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전한 캐스팅 비결은 '원산폭격'(뒷짐을 진 채 몸을 굽혀 머리를 땅에 박는 것)이다. 여자가 좀처럼 하기 힘든 것을 감독의 주문에 그녀는 바로 해냈다.


"3분 정도 머리를 박고 싶었다. 감독님이 '여자는 신체구조상 그것을 못하는 데 대단하다'고 말했다. 바로 캐스팅을 결정해주셨다."

이후 그녀는 남자들도 견디기 힘든 액션스쿨 체력훈련부터 시작해 해병대 수색대에 뒤지지 않는 훈련을 시작했다. 매일 4km를 뛰었고 총검술 제식 훈련을 받았다. 어느덧 그녀의 배에도 초콜릿 복근이 만들어졌다고.

ⓒ 홍봉진기자 honggga@
ⓒ 홍봉진기자 honggga@


아아이는 고 조명남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쏟았다. 고 조명남 감독은 지난 2월 24일 지병인 대장암으로 4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대한민국1%' 촬영에 매달렸고 결국 후반작업중 생을 달리했다.

"감독님은 자상하신 분이었다. 제가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DVD 책 등을 구해주셨다. 또 총검술 훈련하는 것을 보고 K1 모형 총을 사다줬다. 군복이나 군화가 어색할까봐 의상 팀에 이야기해 미리 의상을 착용하고 훈련했었다"

이아이는 조명남 감독에게 너무나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렇게 빨리 떠나실 줄 몰랐어요." 그녀는 촬영장에서 조명남 감독을 피해 다녔다고. "오늘 촬영 분량이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 겁이 나고 무서웠다. 감독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녀가 꼽은 스스로의 장점은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는 평범한 마스크, 밝은 미소, 눈에 띄는 긴 팔과 다리다. 사실 여배우에게 약점일 수 있는 요소를 당당히 밝히는 모습. 이게 이아이가 가진 진짜 매력인 셈이다. '대한민국1%'은 이 당당함에 용기를 심어준, 진짜 연기자로서 욕심을 갖게 한 작품이다.

"과거에도 연기를 했지만 그때는 그 역할 밖에 못했던 것 같다. 억지로 촬영장 근 날도 있었다. 언젠가는 연기를 할 날이 오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든 준비 과정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이아이가 꿈꾸는 좋은 배우는 "진솔한 배우"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사실 가장 힘든 게 진솔한 배우일지 모른다. 그녀는 아직은 어떻게 평가받을지 모르지만 일단은 달려가 보고 싶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저에게 연기자의 길을 키워 준 작품이에요. 한 보 뛰었다고 생각해요." 그 걸음이 제자리로 돌아올지 몰라도 그녀는 지금이 행복하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